확 달라진 개미 `두바이 공포` 즐겼다

2009. 11. 30. 19:59經濟

리먼사태 학습효과`폭락 = 기회`인식, 기관ㆍ외국인 투매할 때 2511억 사들여

두바이 쇼크로 인한 급락장에서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예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앞으로 급락할 수도 있는 장세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쏟아낸 매도 물량을 받아준 것이 다름 아닌 개인투자자였기 때문이다.

두바이가 채무지불유예 선언을 한 지난달 26일과 그 여파가 국내 증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27일 이틀간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476억 원과 2511억 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기관은 1774억 원어치, 외국인 역시 1354억 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주식은 공포를 사고 희열을 파는 것`이란 증시 격언이 있다. 하지만 하락에 대한 두려움과 상승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고 이 격언을 실행하기란 쉽지 않다. 인간의 본성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두바이 쇼크로 인한 지난주 말 급락장에서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본성을 극복하고 매수에 나섰다. 기관과 달리 투자원칙이 뚜렷하지 않은 개인투자자는 분위기에 휩쓸려 손실을 보기 쉽다. 그런데 두바이 쇼크로 인한 지난주 말 급락장에서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이 기간 개인이 순매수한 종목은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 KB금융, 신한지주, 현대건설 등 금융주와 건설주에 집중돼 있다. 두바이 사태로 주가가 출렁이던 종목을 저가 매수하는 기회로 활용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파산 당시 개인투자자들이 보여줬던 모습과는 정반대다. 리먼 파산 이후 5거래일간 개인은 무려 1조290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패닉에 빠진 심리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처럼 개인들의 투자 패턴이 변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대형주 랠리에 기를 못 폈던 개인들이 주가가 위 아래로 흔들리며 연초처럼 트레이딩하기 좋은 장이 펼쳐지자 적극적으로 `틈새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이 커다란 증시흐름을 만들어 놓으면 개인투자자들이 그 안에서 기동성 있게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매로 인해 저가 매수 기회가 늘어난 동시에 달러와 엔화 등 글로벌 환율 변동폭이 커지며 환율 수혜주 찾기도 수월해졌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지난해 폭락장을 통해 얻은 학습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 증권사 임원은 "리먼사태 이후 `폭락장이 곧 기회`라는 등식이 성립됐다"며 "과거 외환위기와 지난해 금융위기를 통해 체득한 학습효과가 이번에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위기와 리먼사태 모두 급락 후 반등 시기가 예상보다 일찍 찾아왔다는 점도 개인들의 매수세를 강하게 했다.

투자 심리학적인 해설도 가능하다. 우종민 인제대 백병원 정신과 교수는 "그동안 외국인이나 기관의 매매패턴을 뒤따르다 손실을 본 경험이 개인투자자들에게 `피해의식`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어차피 손실을 입을 바에는 공격적인 투자를 해보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개인 매매는 단기 트레이딩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차기 수급 주체로 과대평가하는 것은 아직 무리다. 한 스몰캡 애널리스트는 "연초 트레이딩 장에서 단맛을 본 투자자들이 재차 투자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단기 뉴스 효과에 따라 기민하게 사고파는 것일 뿐 이를 추세적인 큰 흐름으로 간주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증시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지난 4월 16조원으로 연고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낮아져 이달 11조6000억 원으로 주저앉았다. 개인투자자들이 레버리지를 일으켜 주식투자를 하는 신용거래 잔액 역시 4조3300억 원(지난달 27일 기준)으로 지난 9월 4조8000억 원 연고점에서 5000억 원가량 급감했다. 개인들의 매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다.

달라진 개인들의 전략이 성공인지 실패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두바이발 금융 충격이 현 시점에서 마무리될지, 동유럽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 전체로 번져나갈지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까지 사태 진행 상황으로 볼 때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움직임은 결과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란 게 증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여러 가지 정황상 두바이 사태가 더 악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지난주 개인들이 매수한 종목들이 지난달 30일 급등한 것만 보아도 이번 급락장에서 개인투자자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http://news.mk.co.kr/v2/view.php?sc=30000001&cm=헤드라인&year=2009&no=617855&selFlag=&relatedcode=000070019&wonNo=&sID=502 김동은 기자 / 김정환 기자 / 이덕주 기자 2009.11.30 17:18:12 입력, 최종수정 2009.11.30 19: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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