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2. 10:02ㆍ常識
‘로열(ROYAL)’의 조건
‘대한민국 아파트 로열棟’ 분석, 같은 단지, 다른 대접…, 시야가 트여야 한다. 조용해야 한다. 자세가 좋아야 한다. 밝아야 한다. 편해야 한다.
옛 아파트는 조용함, 경사지역은 일조권, 한강변은 조망권, 송파는 교통이 좋아야 ‘로열’
‘같은 단지인데도 매물이 나오면 유난히 빨리 거래가 이뤄지는 동(棟)’, ‘같은 평형의 비슷한 층이면서도 가격이 더 나가는 동’, ‘그래서 단지 주민들에게 공인된 인기 있는 동’….
이런 의미의 이른바 ‘로열동’이 웬만한 아파트 단지에는 있기 마련이다. 로열동이라는 평가를 받으면 값이 내릴 때 덜 내리고 오를 때 더 오른다. 비슷한 조건에서도 가격이 비싼 ‘로열동’의 기준은 뭘까?
▲ Getty Images 멀티비츠
◆ 강이나 산이 잘 보이고 앞이 트인 동이 인기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www.r114.co.kr)가 최근 조사해 보니, 수도권 아파트 주민들은 조망(眺望), 조용함, 향(向), 일조권 등의 순으로 그 척도를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기 지역 681개 단지의 중개업소 관계자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로는 우수한 조망(49.6%)이 꼽혔다. 그 다음으로는 조용함(21%), 선호하는 향(向·13.5%), 우수한 일조권(6.4%), 근린편의시설 이용 편의성(3.9%), 교통시설 이용 편의성(1.3%) 등이 뒤를 이었다.
조망권은 특히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일수록 더욱 중시됐다. 2000년대에 접어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조망의 가치가 부각됐고, 이에 따라 일괄적 남향 배치를 벗어나 타워형 배치나 조망권을 고려한 배치가 강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1980년대에 지어진 옛 아파트 단지의 경우, 상대적으로 ‘조용함’이 중요한 기준으로 꼽혔다.
▲ 같은 단지 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동을 로열동이라고 한다. 마포·용산구 등 한강변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서는 조망권이 로열동의 제1 기준이다.
조망권은 또 중형 단지나 한강변 단지에서 특히 중시됐다. 500~1000가구 규모의 중형 단지의 경우, 조망권을 로열동으로 꼽는 응답률이 63%까지 치솟았다. 성동·마포·용산구 등 한강변 아파트가 많은 지역의 경우 조망권을 기준으로 꼽은 응답이 80%를 웃돌았다.
비록 강이나 산 같은 특별한 조망의 대상이 없더라도, 동 간 거리가 넉넉하거나 앞트임이 좋아 일조권이 우수한 동이 선호되는 단지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단지 부지가 넓지 않거나 경사 지역이어서 동 간 거리 확보가 쉽지 않은 단지는 일조권을 로열동으로 꼽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 큰 단지이거나 교통 혼잡 지역은 교통·편의시설 이용 편의성 부각
‘교통시설이나 근린편의시설을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느냐’ 여부가 특별히 중시되는 단지들도 많다. 우선, 단지 규모가 큰 곳에서 이런 점이 부각되는 경향을 보였다. 3000가구 이상의 대규모 단지의 경우 ‘교통시설의 편리한 이용’을 로열동의 기준으로 응답한 경우가 20.4%, ‘근린편의시설의 원활한 이용’을 답한 경우가 24.1%나 됐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단지 규모가 커질수록 같은 단지라도 어느 곳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지하철역·진입로·단지 입구의 접근성, 상가 이용 편의성 등이 의외로 큰 차이를 보인다.”며 “대단지 주거 경험이 많은 주민일수록 이를 로열동의 기준으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송파구에서 교통·편의시설의 이용 편의성을 기준으로 꼽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잠실처럼 교통이 혼잡한 지역을 중심으로 교통시설이나 근린편의시설을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느냐가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로열동의 기준은 지역과 단지 규모, 건립 시점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아파트 투자자들은 발품을 팔고 부동산 전문 사이트를 확인하는 등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6/18/2007061801160.html 장원준 기자 wjjang@chosun.com 입력 : 2007.06.18 2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