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3. 19:56ㆍ生活
펑퍼짐한 '아저씨 양복'은 그만! 꼭 맞아야 맵시 난다
◀ 본지 정세영 기자의 신사복. 바지가 길어 발등 위로 주름이 생겼고, 셔츠 소매도 양복 안으로 들어가 있다. 넥타이는 벨트 위쪽으로 한참 올라가 있어 깡총한 느낌이다.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패션 전문가들은 옷 입는 스타일만 보고도 국적을 안다고 한다. 그 나라 특유의 패션 스타일에서 풍기는 묘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개성 강한 여성복 얘기만이 아니다. 남성복 전문가들은 "알고 보면 '한국 아저씨 양복'만큼 특이한 스타일도 없다"고 농담 섞어 말한다. 왜 똑같은 양복인데 한국 남성들이 입은 양복은 어딘가 벙벙하고 맵시가 안 나는 걸까. 서양인에 비해 짧은 팔다리 때문이라고? 변명이다. 비슷한 체격조건의 일본 남자들은 세계 패션업계에 소문난 멋쟁이인 것을. 양복, 같은 값 주고 멋지게 제대로 입는 법을 알아봤다.
◆ 한 치수만 작게 입어도 맵시 산다
LG패션 마에스트로 문경아 선임디자이너는 얼마 전 한 은행에 '양복 잘 입는 법' 강의를 갔다. 그녀가 강조한 제1 원칙은 '자기 치수를 제대로 찾아라!'. 문 디자이너는 "한국 남자들은 마르거나 뚱뚱한 체형을 감추기 위해 자기 치수보다 한 두 치수 큰 옷을 입는다."고 말했다. 펑퍼짐하게 입는 게 워낙 굳어져서 매장 직원이 권하는 사이즈도 대개 큰 편이라고 한다. 그러나 신체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옷을 꼭 맞게 입는 게 낫다. 이탈리아 남성복 꼬르넬리아니의 전광석 이사는 "큰 옷을 편안한 옷으로 착각하지 말고 약간 붙는 느낌이 들게 입으라. 날렵하고 긴장감 있는 분위기는 프로 이미지도 준다."고 조언한다.
◀ 바지는 짧고 윗도리는 꽉 껴 보인다면 당신은‘양복의 정석’을 모르는 것이다. 복사뼈를 살짝 덮는 바지 길이, 어깨에 꼭 맞는 재킷이 정통 스타일이다. 의상협찬 꼬르넬리아니, 모델 노재성, 헤어메이크업 공혜련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
윗도리 품은 윗단추를 잠근 상태에서 단추 뒤로 주먹 하나 들어가는 정도가 적당하다. 대개 한국 남성들은 주먹 두 세 개가 들어갈 정도로 헐렁하게 입는다. 어깨도 많이 크게 입는다. 보통 어깨 끝에서 2~3㎝ 가량 여유 있게 입지만 원래는 0.5~1㎝ 정도만 여유 있으면 된다.
◆ 바지는 복사뼈 살짝 덮게
한국 아저씨들의 옷맵시를 망가뜨리는 결정적인 것 중 하나는 바지 길이다. 양복의 본고장 유럽에 비해 너무 길게 입는다. 제일모직 로가디스 김나라 디자인실장은 "한국 사람들은 다리가 짧다는 콤플렉스 때문에 바지를 길게 입는다. 바지가 길면 바짓부리가 신발 등에 닿으면서 주름이 생겨 깔끔하지 못한 인상을 준다"고 했다.
일반 사례를 보기 위해 본지 스포츠부 정세영 기자의 양복 바지 길이를 재봤다. 구두 뒷굽까지 내려와 있었다. 보통 굽을 감추거나 살짝 보이는 길이로 자르는 것이 한국 아저씨 스타일. 그러나 복사뼈를 덮는 길이가 정석이다. 게다가 요즘은 바지통이 줄어드는 추세여서 바지가 길면 보기 싫다. 김 실장은 "클래식 스타일 양복은 바지통이 21~22㎝까지 줄었고, 허리주름도 2개에서 1개나 아예 없는 스타일이 인기"라며 "통이 좁기 때문에 바지를 길게 하면 발등에 걸려 주름 잡히는 부분이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마에스트로 문 디자이너는 "복사뼈만 덮는 것이 많이 부담스럽다면 구두 뒷굽이 시작되는 지점부터 1~1.5㎝ 정도 위로 올라가게 맞춰 구두굽이 보이게 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 셔츠 소맷부리는 1.5㎝ 양복 밖으로
정세영 기자의 패션을 다시 봤다. 전문가들이 꼽는 또 다른 옥에 티는 양복 소매 길이였다. 꼬르넬리아니 전 이사는 "양복 안에 입는 드레스셔츠는 내의 개념으로 만들어져서 양복 깃과 손목부위의 오염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셔츠소매가 재킷 밖으로 1.5㎝ 가량 나오고, 뒷목 부분도 셔츠가 양복 밖으로 조금 나와야 한다."고 했다. 양복 팔 기장은 손목을 살짝 덮는 길이가 적당하다. 짧은 느낌이 어색하다면 팔목과 엄지손가락이 시작하는 부위의 중간 정도 길이면 괜찮다. 넥타이는 벨트에 약간 걸리는 정도가 적당하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8/05/2008080501842.html 김미리 기자 miri@chosun.com 입력 : 2008.08.06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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