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3. 19:59ㆍ生活
미용실·마사지숍 등서 눈썹·입술에 색소 주입…, 비위생적 시술 습진·피부염 등 부작용 피해
주부 조모(30·부산 남구 대연동)씨는 친구들한테서 '반(半)영구 화장이 대세'라는 말을 듣고 연제구의 한 미용실을 지난 8월초에 찾아갔다. 1시간을 기다린 끝에 미용실 한쪽에 마련된 '관리실'로 들어갔다. 미용실 주인은 '마취연고'를 바르면 눈이 따끔거릴 수 있다며 참으라고 했다. 30분 정도 지나 마취가 되자, 일명 '문신기'라는 침이 눈썹 라인을 따라 구멍을 뚫고 동시에 검은 색소가 들어갔다. 수술시간은 1시간. 조 씨는 눈이 따가워 눈물을 흘렸지만 참았다. 미용실 주인은 '하루 정도 눈이 붓는다.'며 약국에 가서 진통제와 소염제를 사먹으라고 말했다.
하지만 며칠째 수술 부위가 가렵고 부기가 빠지지 않아 미용실에 전화하니 "간혹 색소가 안 맞는 사람이 있다"며 "병원에 가보라"는 답을 들었다. 조씨는 어이가 없어 항의했지만 미용실 주인은 "자신도 별 도리가 없다"고 했다.
여름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일부 미용실과 마사지숍, 피부관리실에서 현행법상 의료행위에 포함되는 눈썹, 아이라인, 입술 등에 색소를 주입하는 속칭 '반영구 화장' 시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15일 관련 피부·미용업계 등에 따르면 한번 시술하면 3~5년 정도 화장을 하지 않아도 화장효과가 유지되고 최근에 '노 메이크업' '맨 얼굴' 붐이 일어나면서 청소년과 대학생, 주부들 사이에서 반영구 화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일반 병원에서 시술하면 40만~50만 원가량 드는 비용과 반영구 화장을 의료보다는 미용기술로 생각하는 탓에 주로 미용실이나 피부관리실 심지어 일부는 찜질방에서 시술받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업소들은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 않은 색소나 중국산 마취제·마취연고를 쓰는 실정이다. 또 시술 시 쓰는 바늘과 거즈 등도 재소독해 쓰는 경우도 있다.
15일 대한피부과의사회에 따르면 최근 불법 의료행위로 인한 50건의 부작용 사례를 분석한 결과 22.0%(11건)가 반영구 화장으로 인한 부작용이었다. 주로 바이러스에 의한 물집, 단순포진, 진물, 감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가 지난해 접수된 300여건의 유사의료행위 피해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21.5%가 반영구 화장으로 인한 피해로 조사됐다.
부산녹색소비자연대 이자영 간사는 "불법 의료행위로 부작용이 발생해도 의료행위를 입증할 자료가 없기 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안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대병원 서상희 피부과 교수는 "불법 시술 시 매독·결핵 등에 감염되거나 기술적인 미숙으로 색소 투입량을 조절하지 못해 습진, 피부염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면서 "색소나 바늘은 재소독해 다른 사람에게 쓰면 안 되지만 불법 시술 시에는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경고했다. http://www.busanilbo.com/news2000/html/2008/0815/030020080815.1009101215.html 전대식 기자 pro@busanilbo.com 입력시간: 2008. 08.15. 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