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8. 19:21ㆍ法曺
끝 모를 불황… 변호사 업계 '강타'
2005년 서초동 법조타운에 단독 사무실을 낸 L 변호사. 세칭 명문 법대 출신도 아니고 재조 경력도 없는 그는 최근 사무실을 접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패기와 열정 하나로 개업한 그였지만 임대료와 여직원 급여 등 월 평균 500만원이 넘는 운영비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검찰에 상당기간 몸 담았던 또 다른 L 변호사. 변호사 사무실을 낸지 1년이 채 안된 그는 최근 어이없는 일을 당했다. 맡은 사건의 약정금을 떼일 처지에 놓인 것. 착수금을 받고 변호를 해 줬지만 판결이 난 뒤 '돈이 없다'며 나머지 금액을 내 놓지 않는 의뢰인을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있다.
16일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끝 모를 불황이 변호사 업계도 강타하고 있다. 전문직의 위기다. 휴업하는 변호사가 속출하는가 하면 변호사업계에서는 인지도가 낮았던 '국선전담 변호사'의 경쟁률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월급 변호사를 하겠다며 로펌으로 향하는 변호사가 늘고 있고, 그룹 법무팀의 '변호사 O명 모집'에는 'OOO'명이 몰려들어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래도 변호사인데'라는 말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16일 대한변협 등 관련단체에 따르면 올해(12월15일 기준) 휴업을 신청한 변호사는 218명이다. 4년 전인 2004년(126명)의 2배 가까운 수준으로 매월 20여 명의 변호사가 명패를 내렸다는 얘기다.
변호사 1인당 연평균 사건 수임 건수가 연간 31.5건에 불과했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업계 전체가 극심한 불황을 겪는 상황에서 판•검사 재직 경력이 없는 개인 변호사들의 사정은 더욱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국선전담변호사 경쟁률도 껑충 뛰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대법원이 국선전담변호사의 처우 개선을 의욕적으로 추진, 올해부터 급여와 근무여건 등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경기 불황의 여파가 경쟁률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접수를 마감한 '2009년 국선전담변호사'에는 174명의 변호사가 지원했다. 40명 선발 예정으로 4.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15일자로 소인이 찍힌 우편 접수 분은 제외한 수치다.
국선전담변호사의 경우 19명을 뽑은 2007년 경우 53명이(2.8:1), 23명을 선발한 2008년은 47명이 지원(2:1)한 바 있다.
로펌행도 러시다. 올해 11월 기준으로 전국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8908명 가운데 로펌 소속 변호사는 5192명(58.3%)으로 단독 개업한 변호사(3716명) 수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로펌 변호사가 개인 변호사 수를 처음 역전한 것은 2007년 6월이다. 당시에는 로펌에 속한 변호사가 4410명으로 개인 변호사(3913명)보다 500명 정도 많았지만 1년 반 만에 차이는 더 크게 벌어진 것이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12/16/2008121601693.html 조선닷컴 입력 : 2008.12.16 20:50 / 수정 : 2008.12.16 20: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