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

2009. 12. 21. 10:33職業

[스페셜 리포트] 대기업 임원으로 산다는 것은

1%에 들면 혜택이 100여 개

최근 인사 잇따르자 준대형차·화환 품귀현상

퇴직 이후에도 고문 위촉 일정기간 대우 보장

▲ 지난해 말 임원이 된 SK 계열사 임원들이 4월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신규 임원 교육을 받고 있다. 초청 강사의 강연을 듣고 박수 치는 모습. [SK 제공]

최근 임원 인사를 마친 삼성·SK·LG그룹 등 주요 대기업 총무담당자들은 준대형급 이상 자동차를 구하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그룹별로 수백 명의 신규 임원이 나왔기 때문이다. 일부 대기업이 연초에 하던 인사를 올해는 연말로 앞당긴 데다 예년과 달리 계열사 인사를 한꺼번에 몰아서 한 영향이 크다. 더구나 이달 말까지 10년 이상 된 차를 교체하면 세금을 감면해 주는 노후차 교체 세금감면 수요까지 겹쳐 ‘준대형급 차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임원인사가 나면 수일 내 전용차를 제공했지만 올해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며 “차량 지급이 너무 늦어지면 렌터카로 지급한 뒤 나중에 바꿔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임원 인사에 따른 화환 품귀 현상까지 생겼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번에 승진한 한 임원의 사무실은 화환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며 “거래처에서 화환 배달이 늦어지고 있으니 양해해 달라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에서 임원이 뭐기에 준대형차와 화환의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는 걸까.

기업체 임원은 군대로 치면 별이라 해서 ‘샐러리맨의 별’로 불린다. 한마디로 부장과 임원은 하늘과 땅 차이다. 그만큼 대우가 확 달라지고 책임도 커진다는 얘기다. 임원은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이라고 한다. 임원은 평소 CEO감으로 대접받는 셈이다. 그래서 임원은 전체 직원의 1%만이 오를 수 있는 자리다. 삼성의 올해 승진 임원 수는 380명. 지난해 말 기준으로 상무 이상 임원은 1700여 명으로 국내 직원(17만3000명)의 약 1%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상장사 704개의 임원은 대표이사 등을 포함해 한 개 업체당 평균 19명에 불과하다.

주요 그룹의 경우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하면 늘어나는 혜택이 100여 가지에 달한다. 회사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뿐만 아니라 골프장 회원권, 치과 치료비까지 지원해 준다. 사무실 공간은 부장 때보다 보통 두 배가량 늘어난다. 연봉이 1억 원 안팎에서 1억5000만~2억 원으로 훌쩍 뛰는 곳도 있다.

임원은 평사원과 달리 퇴직 이후에도 일정 기간 대우를 보장받는다. 삼성의 경우 1∼6년 상담역, 비상근 자문역 등의 자리를 보전해 준다. 현대·기아차는 필요에 따라 전무 이상의 고위 임원을 1~2년간 상임고문이나 자문역으로 위촉한다.

LG는 사장급 이상의 임원이 퇴직하면 고문으로 활동한다. 임기는 1~2년이다. SK도 1~3년간 퇴직 임원을 고문으로 위촉한다. 상무급은 1년, 전무급은 2년, 부사장 이상은 3년 정도다. 이들은 맡았던 직책과 업무에 따라 사무실과 비서, 차량 등이 제공된다. 하지만 임원은 ‘임시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해고의 불안에 떤다. 임원이 되면 퇴직 형태로 퇴직금을 받은 뒤 재계약하는 절차를 밟으며 언제든 해고될 수 있기 때문이다. http://news.joins.com/article/552/3931552.html?ctg=1100 김창규 기자 teenteen@joongang.co.kr문병주 기자 byungjoo@joongang.co.kr 2009.12.21 00:55 입력 / 2009.12.21 08:23 수정

[스페셜 리포트] 진정한 임원은 전무부터 … “임원 되니 황야에 선 느낌”

대기업 임원으로 산다는 것은

LG그룹이 18일 실시한 임원 인사에서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 A씨는 “전무되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실적이 나름대로 좋아 승진이 무난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꼼꼼한 그룹의 검증을 통과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무는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명단을 올리면 그룹에서 승인하는 게 보통”이라며 “하지만 전무는 그룹인사위원회에서 여러 차례 면담과 심사를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심사위원 중에는 몇 년 전 퇴임한 CEO도 포함돼 있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보통 임원은 ‘미래의 CEO 후보군’이라고 한다. 하지만 임원이라고 해서 다 같은 임원이 아니더라는 귀띔이다. 상무에서 전무로 한 단계 더 올라가야 명실상부한 CEO감으로 대접받는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LG 등 주요 대기업들은 전무급 심사에 더 심혈을 기울인다.

연말은 기업 임원에게 희망의 시기이기도 하지만 잔인한 시기다. 승진의 기대에 부풀어 잠 못 이루는 임원이 있는가 하면 해고의 두려움에 떨며 잠을 뒤척이는 임원도 많기 때문이다.

임원 인사가 있던 하루 전날인 15일 밤. 삼성의 한 임원은 휴대전화를 바라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지인들과 술 한 잔을 했다. 사장으로부터 전화가 오지 않아 승진은 못하더라도 최소한 유임을 보장받았기 때문이다. 삼성은 재임용을 하지 않을 경우 사장이 인사 며칠 전부터 해당 임원에게 “미안하다”는 전화를 한다. 이 때문에 사장에게 전화를 받은 임원(해고)과 전화를 받지 않은 임원(유임 또는 승진)으로 나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현대자동차는 삼성과 반대의 경우다. 수시 인사를 특징으로 하는 현대차는 한직으로 내보냈던 임원도 다시 중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최고위층에서 활용하는 게 바로 전화다. 현대차 임원 사이에 최고위층에서 다시 중용하려 할 때 연락이 잘될 수 있도록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지 말라는 농담이 돌기도 한다.

◆‘자동차는 차관급, 퇴직 후에도 대우’

임원이 되면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전용차다. 삼성의 경우 상무가 기아 오피러스, 현대 그랜저, 르노삼성 SM7 등 배기량 3000cc 미만(4000만원 이내)의 차를 고를 수 있다. 검찰에서 보직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급 간부가 타는 차량과 같다. 관공서의 차관급에 해당한다.

다만 삼성의 상무는 전용 기사나 비서는 없다. 전무가 돼야 독립 공간이 제공되고 전용비서가 나오며 직무에 따라 기사가 배정되기도 한다. 그래서 ‘삼성에서 진정한 임원은 전무부터’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삼성에서 전무급 이상은 전 임직원의 0.2%인 400여 명에 불과하다.

올 초 승진한 삼성 임원이 가장 선호한 차는 오피러스였다. 새로 차를 구입한 임원 56%가 이 차종을 선택했다. 전무가 되면 현대 에쿠스 등 배기량 4000cc 미만, 부사장은 그 이상급의 차량이 제공된다. LG그룹의 경우 부회장 차량은 에쿠스 4500 이상, 사장은 에쿠스 4500, 부사장 에쿠스 3300, 전무급 제네시스 3300, 상무급 그랜저 TG 2700 등 차종이 정해져 있다. 이번에 대규모 임원 인사를 한 SK도 상무는 SM7급(배기량 2000~2700cc), 전무는 오피러스급(배기량 3000cc), 부사장 이상 에쿠스급(배기량 4000cc)의 승용차를 고를 수 있다. 외제차도 동급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직전 임원인사 때는 인피니티 브랜드를 찾는 임원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업무 부담은 부장 때의 4~5배’

임원은 늘어난 혜택만큼 부담도 가중된다. 부장일 때는 한 개의 부서만 맡으면 됐지만 임원이 되면 2~3개의 부서를 맡아야 한다. 여기에 각 부문 성과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업무 부담은 4~5배 이상 늘어난다고 한다. 또 실적이 나쁘면 임용된 지 몇 달 만에 옷을 벗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임원에게 다가오는 압박의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게 임원의 한결같은 하소연이다.

몇 년 전 상무가 된 삼성의 한 임원은 “부장 때도 실적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해고에 대한 불안감은 크지 않았다”며 “임원이 되니 온실에 있다가 황야에 홀로 선 느낌”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사에서 모기업의 신사업 담당 임원으로 승진한 한 대기업 임원은 “임원직이라는 것은 강도 높은 스트레스에 대한 보상으로 많은 임금을 받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며 “자리가 불안한 데다 스트레스까지 많아 요즘엔 임원에 빨리 오르는 걸 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http://news.joins.com/article/556/3931556.html?ctg=11 김창규 기자 teenteen@joongang.co.kr 문병주 기자 byungjoo@joongang.co.kr 2009.12.21 01:04 입력 / 2009.12.21 08:00 수정

[스페셜 리포트] 최고령 임원, 91세 홍종열 고려제강 명예회장

이금기 일동제약 회장 43년째 ‘직업이 임원’

이런 임원 저런 임원

국내 상장업체 임원 중 최고령자와 최연소자의 연령차는 63살이나 된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유가증권 시장에 등록(올 7월 기준)된 704개 상장사를 분석한 결과다. 최고령자는 홍종열(91) 고려제강 명예회장이다. 그는 1945년 고려제강의 모체인 고려상사를 설립하면서 임원 생활을 했다. 88년 회사를 아들에게 물려줄 때까지 44년간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교량·엘리베이터·크레인 등에 들어가는 쇠밧줄 제조업을 하면서 이 제품의 수입 대체를 이루는 등 꾸준히 회사를 키웠다. 지금은 경영 자문을 하면서 임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최연소 임원은 ㈜고제의 사외이사인 강상구(28)씨다.

매출 30대 기업 중 최고령 임원은 SK에너지의 조순(81) 사외이사다. 경제부총리를 지낸 그는 2004년부터 이 회사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가장 젊은 임원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제일은행의 피터 햇(31) 부행장과 50살 차이다. 피터 햇 부행장은 이 은행 인사본부를 총괄한다.

‘직업은 임원이고 직책은 대표이사’라는 평가를 받는 장수 임원도 많다. 대표적 인물이 일동제약 이금기(76) 회장이다. 그는 59년 서울대 약학대를 졸업하고 이듬해 일동제약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84년부터 현재까지 25년간 대표이사를 맡아 온 대표적 전문경영인이다. 활성비타민 ‘아로나민(63년)’ 등을 개발한 공로로 66년 임원으로 승진했다. 90년대 말 외환위기 시절 이 회장은 잠시 일동제약 대표에서 물러나 유아식 제조업체인 일동후디스 경영을 했지만 일동제약이 계열사였던 맥슨전자에 빚 보증을 많이 서는 바람에 98년 9월 1차 부도를 내자 일동제약 대표로 복귀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조기 졸업시켰다.

공식 임원은 아니지만 준임원에 속하는 최고령자는 송인상(95) 효성 상임고문이다. 조석래 효성 회장의 장인이기도 한 그는 59∼60년 재무장관을 지냈고, 80년 동양나이론(현 효성T&C) 대표이사를 맡으며 경영계에 투신했다. 98년부터 효성 고문을 맡고 있다. http://news.joins.com/article/557/3931557.html?ctg=11 문병주 기자 byungjoo@joongang.co.kr 2009.12.21 01:05 입력 / 2009.12.21 08:00 수정

대기업 임원 되면 100가지가 달라진다는데

최근 임원 인사를 마친 삼성·SK·LG그룹 등 주요 대기업 총무담당자들은 준대형급 이상 자동차를 구하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고 중앙일보가 21일 보도했다. 그룹별로 수백 명의 신규 임원이 나왔기 때문이다. 일부 대기업이 연초에 하던 인사를 올해는 연말로 앞당긴 데다 예년과 달리 계열사 인사를 한꺼번에 몰아서 한 영향이 크다.

더구나 이달 말까지 10년 이상 된 차를 교체하면 세금을 감면해 주는 노후차 교체 세금감면 수요까지 겹쳐 '준대형급 차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임원인사가 나면 수일 내 전용차를 제공했지만 올해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며 “차량 지급이 너무 늦어지면 렌터카로 지급한 뒤 나중에 바꿔줄 예정”이라고 중앙일보에 말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올해는 임원 인사에 따른 화환 품귀 현상까지 생겼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번에 승진한 한 임원의 사무실은 화환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며 “거래처에서 화환 배달이 늦어지고 있으니 양해해 달라는 전화를 받기도 했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대한민국에서 임원이 뭐기에 준대형차와 화환의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는 걸까. 기업체 임원은 군대로 치면 별이라 해서 '샐러리맨의 별'로 불린다. 한마디로 부장과 임원은 하늘과 땅 차이다. 그만큼 대우가 확 달라지고 책임도 커진다는 얘기다. 임원은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이라고 한다. 임원은 평소 CEO감으로 대접받는 셈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임원은 전체 직원의 1%만이 오를 수 있는 자리다. 삼성의 올해 승진 임원 수는 380명. 지난해 말 기준으로 상무 이상 임원은 1700여 명으로 국내 직원(17만3000명)의 약 1%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상장사 704개의 임원은 대표이사 등을 포함해 한 개 업체당 평균 19명에 불과하다.

주요 그룹의 경우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하면 늘어나는 혜택이 100여 가지에 달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회사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자동차뿐만 아니라 골프장 회원권, 치과 치료비까지 지원해 준다. 사무실 공간은 부장 때보다 보통 두 배가량 늘어난다. 연봉이 1억 원 안팎에서 1억5000만~2억 원으로 훌쩍 뛰는 곳도 있다.

임원은 평사원과 달리 퇴직 이후에도 일정 기간 대우를 보장받는다. 삼성의 경우 1∼6년 상담역, 비상근 자문역 등의 자리를 보전해 준다. 현대·기아차는 필요에 따라 전무 이상의 고위 임원을 1~2년간 상임고문이나 자문역으로 위촉한다.

이 신문에 따르면 LG는 사장급 이상의 임원이 퇴직하면 고문으로 활동한다. 임기는 1~2년이다. SK도 1~3년간 퇴직 임원을 고문으로 위촉한다. 상무급은 1년, 전무급은 2년, 부사장 이상은 3년 정도다. 이들은 맡았던 직책과 업무에 따라 사무실과 비서, 차량 등이 제공된다. 하지만 임원은 '임시직'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해고의 불안에 떤다. 임원이 되면 퇴직 형태로 퇴직금을 받은 뒤 재계약하는 절차를 밟으며 언제든 해고될 수 있기 때문이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12/21/2009122100169.html?Dep0=chosunmain&Dep1=news&Dep2=headline7&Dep3=h3_07 입력 : 2009.12.21 07:59 / 수정 : 2009.12.21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