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 장애

2010. 5. 25. 15:09健康

기분이 이랬다가 저랬다가… '변덕'이 아니라 '병'

'양극성 장애'

기분이 이랬다가 저랬다가… '변덕'이 아니라 '병'

양극성 장애는 자신의 평소 모습과는 달리 흥분하거나, 자신감이 넘치거나,말이 많아지거나, 폭력적인 모습을 보인다. 우울증과 구분이 잘 안돼 단순한 우울증 치료만 받기도 한다. 재발이 잦기 때문에 꾸준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40대 중반의 A 씨는 박사 학위를 가진 전문인이다. 부산의 모 기업체 대표가 지인의 추천을 받아 A 씨를 스카우트 했는데 아이디어도 많고 업무 추진력도 뛰어났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두문불출하며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지도 않고 눈에 잘 안 띄기도 했다. 이전 모습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어서 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차분했다. 어떤 때는 심하게 풀이 죽어 있기도 했다.

그러다가 1년 정도가 지나자 갑자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더니 눈에 거슬린다 싶을 정도로 으스대며 과시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지나치게 화려한 옷을 입고 승진에 과도하게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또 한 번씩 '욱' 하는 성격이 있어 동료들과 크고 작은 마찰이 생기기 시작했다. 점점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받더니 마침내 그는 회사를 떠났다.

A 씨는 전형적인 조울증 증세를 갖고 있는 '양극성 장애' 환자다. 감정 기복이 심하다 보니 조직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자주 직장을 옮겼다.

조증 · 울증 반복되는 기분장애… '성격' 아닌 '뇌 조절 기능'의 문제

우울증과 혼동, 만성질환 되기도… 술 피하고 규칙적 생활습관 가져야

·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적인 질환

양극성 장애는 기분이 들떠 신나고 흥분된 조증 상태와 마음이 가라앉는 우울증 증상이 반복해 나타나는 기분장애의 한 종류다. 과거에는 조울증이란 용어로 불렸던 질병이다.

흔히 '괴팍한 성격이다', '변덕이 심하다', '욱 하는 성격이 있다'는 말로 표현되곤 한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성격상의 문제가 아니고 뇌의 기분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겨 발병하는 질환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다양한데 평소와 달리 △어떤 일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다른 사람의 사소한 말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흥분을 잘하고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자신이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는 등의 엉뚱한 말을 하기도 한다.

부산백병원 정신과 공보금 교수는 양극성 장애에 대해 "평상시의 모습과는 달리 갑자기 처지는 우울증이 왔다가 수개월 또는 몇 년 후에 조증이 나타난다. 반대로 조증이 나타났다가 우울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우울증과 함께 조증이 나타난다는 점이 우울증과 차이점이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분을 들뜨게 하는 인체 내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기분을 가라앉게 하는 세로토닌 분비의 불균형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전달물질의 농도 변화와 기능 이상이 원인이므로 그 균형을 잡아주는 리튬 발프로에이트 성분의 기분조절제로 치료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양극성 장애 환자 중 70% 정도가 초기에 조울증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가운데 60%는 단순 우울증 치료를 받게 된다. 양극성 장애 환자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증상이 더욱 악화되거나 만성화될 우려가 있다. 환자의 35%가량이 초기 발병 후 진단까지 10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우울·조울병학회는 매년 5월을 '조울병의 주간'으로 정해 전국에서 무료강좌를 열며 대(對)시민 캠페인 행사를 진행한다. 대한우울·조울병학회 박원명 이사장은 "양극성 장애는 우울증과 같은 타 정신질환과 혼동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 진단에 어려움을 겪는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만성화되기 쉬운 질환이므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재발 잦아 꾸준한 약물치료 필요

양극성 장애는 전체 인구의 1~2.5% 정도의 유병률을 보인다. 청소년의 경우는 이보다 훨씬 높다. 지난해 대한우울·조울병학회가 전국의 고등학생 2천 명을 대상으로 선별검사를 실시한 결과 104명(5.2%)에서 양극성 장애가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의 기복이 심해 일반 우울증보다 자살 위험이 더 높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일반인 자살률보다 2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양극성 장애는 치료가 어렵다고 생각을 많이 하지만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정상생활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아예 질환을 방치하면 조증과 울증이 몇 개월이나 몇 년간 교대로 나타나고 조증만 주기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질환의 특성상 재발이 잦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당뇨나 고혈압처럼 스스로 관리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료는 약물치료가 주된 치료법이다. 기분조절제라 불리는 향정신병 약물 등이 사용된다. 반면 우울증에는 프로작 등 항우울제가 쓰인다.

양극성 장애가 의심되면 항우울제 사용은 자제해야 하는데 만약 써야 할 때에는 용량과 기간을 최소화해야 하며 기분조절제를 주치료제가 쓰는 것이 원칙이다. 재발 방지를 위해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지속적으로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

양극성 장애 환자는 생활습관도 주의해야 한다. 규칙적인 수면과 식생활은 기분 안정에 큰 도움을 준다. 아침 일찍 일어나 햇볕을 많이 쬐며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 술은 기분을 들뜨게 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http://news20.busan.com/news/newsController.jsp?newsId=20100524000192 김병군 의료전문기자 gun39@busan.com |29면| 입력시간 : 2010-05-25 [16: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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