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27. 09:45ㆍ敎育
[Why] [古典속의 Why?] "당신의 스승은 누구입니까?"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곤 한다. "당신의 스승은 누구입니까?" 고문진보(古文眞寶) '사설(師說)'에 나오는 문구다. "사람에겐 반드시 스승이 있으니 스승은 도(道)를 전하고 학업을 가르쳐주며 의혹을 풀어주는 사람이다."
복(福) 중에서 가장 큰 복이 사람 잘 만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스승 잘 만나는 복이 제일 크다. 스승은 인생 항해의 나침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신에게 스승이 필요한 걸 알고 스승 두기를 실천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필자는 승진한 직원들을 처음 만날 때 "승진한 후에 가장 먼저 한 행동이 무엇인가?"라고 물은 뒤 두 가지를 말해준다. 첫째, 서점에 가 해당 직무에 관한 책 십여 권을 사 읽고 둘째, 선임자 중 최고 성과를 낸 사람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그를 스승으로 삼아라.
필자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해 12년 만에 연매출액 1000억 원대의 기업을 일구는 것이 가능했던 것은 스물한 살 때 만났던 혼원당(混源堂) 선생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문을 전공하던 터라 고전을 익히기 위해 전북 정읍에 있는 서당에 들어가서 그분에게서 사서(大學·中庸·論語·孟子)를 배웠는데, 그 시절에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해답을 얻었다.
서당에서 첫 수업을 하고 난 다음 날 새벽 다섯 시에 선생님께서 필자의 방에 들어오셔서는 전날 배운 것을 모두 암송해보라고 하셨다. 완벽하게 암송하지 못하자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그날 하루 종일 아무것도 가르쳐주시지 않았고 눈길도 안 주고 말도 붙여주지 않았다. 그날 이후 난 배운 것을 모두 암송했고 사서를 암송한 뒤에야 선생님은 당신이 칠십 평생을 살아오며 깨쳤던 삶의 지혜를 전해주기 시작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선하게 써서 적선(積善)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건강한 기운(血氣)과 온화한 기운(和氣)을 지니면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본인뿐 아니라 회사 분위기를 밝고 건강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취직 후 찾아뵐 때면 선생님은 노구(老軀)를 이끌고 1㎞나 떨어진 기차역까지 마중 나왔다가 떠나올 때는 어김없이 그 길을 배웅해 주셨다.
소중한 사람과는 같이 있는 시간을 늘리라는 가르침으로 전해졌다. 사람은 사람에게 열광하고 사람을 열광시키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도 그분을 통해 배웠다. 그분은 사람을 그리워하셨고 나 역시 그분이 그립다.
복잡다난(複雜多難)한 세상을 살다 보면 순간순간 어려움에 봉착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때마다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실수를 줄일 수 있고 우리의 삶은 지혜를 더해갈 것이다.
공자는 삼인행필유아사언(三人行必有我師焉;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이라 했다. 모든 것을 본받고 싶은 롤 모델(role model)도 "그렇게 살지는 말아야지"하는 반면교사(反面敎師)도 배우는 이들에겐 모두 좋은 스승이 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좋은 책과 좋은 스승을 늘 곁에 두고 시련이 수반되는 성장을 기꺼이 지향해야 한다. 다시 묻고 싶다. 당신의 스승은 누구입니까?
김명기·아발론교육 대표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6/25/2010062501398.html?Dep1=news&Dep2=headline1&Dep3=h1_11 입력 : 2010.06.26 02:59 / 수정 : 2010.06.27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