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어

2011. 1. 11. 17:21言語

사람을 일컫는 유행어들은 1990년대부터 시작됐다. 이정재 신은경 주연의 영화 <젊은 남자>(1994)는 'X세대'라는 표현을 널리 알렸다. 196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생을 일컫는 'X세대'는 캐나다의 소설가 더글러스 쿠플랜드가 1991년 뉴욕에서 출간한 장편소설에서 유래된 용어다. 미국이 독립한 이후 13번째의 세대라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2000년대에는 직장생활을 하며 결혼하지 않은 여성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 같은 세대를 일컫는 단어들이 생겨났다. '미스' '노처녀'등의 표현 대신 등장한 '골드미스' '알파걸'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골드미스'나 '알파걸'처럼 똑부러지는 여성과 달리, 엉뚱한 면모의 여성성도 유행어로 등장했다. '건어물녀'는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한 만화 <호타루의 빛>에서 유래됐다. 직장에서는 세련된 능력자이지만 집에서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맥주에 오징어와 같은 건어물을 즐겨 먹는 허술한 여자다. MBC <개인의 취향>에서 손예진, 영화 <애자>에서 최강희가 그 예다.

'까도남'은 일명 '까칠하고 도도한 남자'의 줄임말이다. <시크릿 가든>의 백화점 사장인 김주원에게 네티즌이 붙여준 별명이다. "이건 사회지도층의 결정이야"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하는 거지" 등의 멘트 덕분에 자연스러운 호칭이 됐다.

'까도남'과 반대 이미지인 '꼬픈남'은 '꼬시고 싶은 남자'를 뜻한다. MBC <역전의 여왕>의 구용식(박시후)에서 비롯됐다. 연상의 이혼녀인 황태희(김남주)에게 때로는 장난스럽게 때로는 카리스마 넘치게 구애를 한다는 점에서 구용식은 여성들이 사귀고 싶은 남자가 됐다.

구용식 역의 박시후는 전작 SBS <검사 프린세스>에서도 묵묵히 사랑을 하는 서인우 변호사를 맡아 '서변앓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앓이'라는 별명은 외자 이름을 지닌 배우에게 붙기도 한다. '고수앓이' '원빈앓이' 등이 그 예다.

'까도남'과 '꼬픈남'보다 먼저 여심을 흔든 것은 바로 '차도남'이다. '차가운 도시 남자'라는 의미로 일 외에는 차가워 보이지만, 자신의 여자에게는 한없는 순정파를 일컫는다. 지난해 MBC <개인의 취향>에서 이민호가 대표적인 '차도남'으로 꼽히곤 한다. 비슷한 용례로 '차도녀'를 꼽을 수 있다. '차가운 도시 여자'의 줄임말이다.

방송인 김제동도 '차도남'이다. 뜻은 많이 다르다. 김제동은 트위터에 자신이 '차도남'이라고 적은 후 '차가운 도로 위에 버려진 남자'라고 해설을 달았다.

'종결자'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그 분야에 대한 논란을 종결짓는 최고라는 의미다. 아기(베이비)와 같은 얼굴에 육감적(글래머)인 몸매를 지닌 '베이글녀'로 불리는 조여정 박민영 등의 스타들 이름 앞에는 '베이글녀 종결자'라는 표현이 붙곤 한다. 마치 하의를 입지 않은 듯한 초미니스커트를 익살맞게 표현한 '하의 실종 패션'도 최근 유행어로 꼽힌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가상부부를 일컫는 별명 '아담커플'(조권 가인) '용서커플'(정용화 서현)도 등장했다.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는 속도에 비례해 남성성이 축소되는 경향을 반영한 유행어가 잇따랐다. '초식남' '우엉남' 등이 이에 해당된다. '초식남'은 이성에는 별 관심이 없고 여성 못지 않게 자신을 꾸미는 데 집중하는 남성을 일컫는 말이다. 풀만 먹는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몸의 근육을 키운 마초적인 남성을 뜻하는 '짐승남'과 정반대의 용법으로 쓰인다. '우엉남'은 김밥의 우엉처럼 힘이 없고 속이 좁은 남자를 뜻한다. MBC <내조의 여왕>에서 오지호가 맡은 캐릭터가 이에 해당된다.

이 같은 유행어들에 비해 최근의 '까도남' '꼬픈남'등은 남성과 여성의 각각 달라진 위상을 반영하고 있다. '초식남' '우엉남'에 지친 여성들이 강한 남성을 원하는 심리를 반영한다. 능력이 있으면서 로맨틱한 면모까지 갖추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더불어 '꼬픈남'에서 짐작할 수 있듯, 남성의 선택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시하고 싶어 하는 능동적인 여성상을 상징한다.

신조 유행어

☆ 까도남 = '까칠하고 도도한 남자'의 줄임말

☞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백화점 사장인 김주원(현빈)에게 네티즌이 붙여준 별명이다.

☆ 꼬픈남 = '꼬시고 싶은 남자'의 줄임말

☞ 드라마 <역전의 여왕>의 구용식(박시후)의 장난스럽고 카리스마 넘치는 구애에 여성들이 사귀고 싶은 남자가 됐다.

☆ 돋네 = 소름이 돋다'에서 파생된 신조어다. 놀랍다. 대단하다는 의미로 '애교 돋네', '소시 돋네' 등으로 활용된다.

☆ 드립 = 애드리브의 줄임 말로 황당하거나 어이없는 말에 쓰이는 단어다. '개드립', '드립 돋네' 등으로 활용된다.

☆ 레알 = 실제 진짜를 의미하는 리얼(Real)을 그냥 읽은 말이다.

☆ 베이글녀 = 아기(베이비)와 같은 얼굴에 육감적(글래머)인 몸매를 지닌 여자를 뜻하는 말.

☞ 조여정, 박민영 등의 스타들 이름 앞에 '베이글녀'라는 표현이 붙곤 한다.

☆ 브금 = 백그라운드뮤직을 의미하는 비지엠(BGM)을 소리 내서 읽은 단어다.

☆ 열폭 = '열등감 폭발'의 줄임말.

☞ 흔히 연예인들에 대한 악성 댓글을 보며 '열폭 한다'라고 말한다.

☆ 종결자 = 그 분야에 대한 논란을 종결짓는 최고라는 의미.

☞ '민낯'에 김하늘, '공항 패션'에선 고소영-장동건 커플이 이에 속한다.

☆ 크리 = 결정적인 혹은 치명타를 뜻하는 크리티컬(Critical)의 약자다. '충격 크리'는 충격을 심하게 받았다는 의미다.

☆ 하의리스 = 마치 하의를 입지 않은 듯한 초미니 스커트·팬츠를 익살맞게 표현.

☞ 최근 김연아, 황정음, 가인 등이 노출 강도가 심한 옷을 입고 아찔한 각선미의 자웅을 겨뤘다.

☆ 헐 = 인터넷 게임에서 나온 의성어다. 칼이나 총으로 싸우는 게임 소리 중 명치 끝을 찔리면 나는 소리로 놀라는 의미다.

☆ SC = '쎈척'이라는 의미다. 단어의 앞 자음 'ㅆㅊ'의 영어 이니셜을 따서 만든 말이다.

'言語'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말 바루기  (0) 2011.03.30
어휘사전  (0) 2011.02.23
한글 새 문자 논쟁  (0) 2010.02.03
은어 모음  (0) 2009.11.27
순화한 말  (0) 2009.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