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화법'

2013. 9. 1. 15:52言語

싸우지 않는 대화법 '나 대화법'

감정 내세우지 말고 상황설명… - 느낌 - 바람 순으로

돈 문제, 술 문제, 가사일 배분 문제, 이성 친구 문제, 자녀 문제…. 허다한 부부 싸움의 원인의 중심에는 ‘대화법’이라는 게 있다. 싸움을 하다 보면 애초에 싸움을 시작한 이유보다는 상대방의 말투, 말버릇 때문에 감정이 상해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대화법을 조금만 바꾸면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고 나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부부지간에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친구 사이에도, 부모 자식 간에도 쓸 수 있는 간단한 소통법, 바로 ‘나 대화법’을 사용해서다.

나 대화법은 분노를 드러내거나 비난하기 전에 본인의 상태를 먼저 말하는 것이 핵심이다. 나의 감정을 진실하게 말하되 내 얘기만 하거나 내가 이기기 위한 말만 하지 말아야 한다. ◇ 나 대화법이란?

나 대화법의 핵심은 비공격적인 말을 사용하는 것이다. 나의 감정을 진실하게 말하되 내 얘기만 하거나 내가 이기기 위한 말만 하지 않는 것이다. 책 ‘결혼과 가족’(김영희 김경희 등 공저, 양서원, 2013)은 나 대화법은 다른 사람을 공격하지 않고 문제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말하는 것이고, 너 대화법은 다른 사람의 자존감에 위협을 주는 비난, 모욕을 사용하는 대화법이라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책 '결혼할 때 꼭 알아야 할 101가지'(피터 레이딕 저, 신우림 옮김, 북씽크,2013)에는 이런 대화법을 통해 갈등을 극복한 여러 부부의 사례가 소개된다. 다른 것에서는 거의 의견이 같았지만 흡연 문제에서 갈등을 겪던 짐과 비비안 부부는 비비안이 스스로의 분노에 가려진 두려움을 드러냈을 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책은 ‘진정한 문제는 대체로 언쟁의 초점과 빗겨간다’며 하고 있는 말의 의도를 먼저 말하라고 조언한다.

또 다른 사례가 있다. 아내가 틀렸다는 점을 증명해야만 직성이 풀리던 저자 피터의 이야기다. 논쟁의 최종 결론을 지을 때까지 목청을 높여 의견을 밀어붙였다는 피터는 아내와의 싸움에서 얻는 승리감의 쾌감이 깊어질수록 아내와의 친밀감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피터는 “지능적인 전략을 포기하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무방비로 서 있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상대방을 공격하는 일도 없었다. 이후 우리는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 나 대화법의 순서

두 가지 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나 대화법은 분노를 드러내거나 비난하기 전에 본인의 상태를 먼저 말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령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은 상대방 때문에 화가 났다면, ‘나는 당신이 밤 10시에 오기로 했는데 10시가 훨씬 지나도록 아무 말 없이 오지 않아서 당신이 무슨 사고라도 생긴 건 아닌가 걱정을 했고 불안했다’고 먼저 말하는 것이다. 상황에 대한 설명, 상황이 끼친 영향, 그로 인한 감정 순으로 설명하고, 이후 소망과 바람을 제시한다. ‘다음부터는 늦으면 10분 전에는 문자라도 줬으면 좋겠다.’라는 식이다.

나 대화법은 갈등을 겪을 때만 쓰는 대화법은 아니다. 상대방을 독려하고 싶을 때도 같은 방식으로 얘기하면 된다. 예를 들어 상대방 덕분에 일을 잘 해결했을 때는 ‘당신이 일을 도와주니 일이 빨리 마무리돼서 나는 고맙고 기쁘다’고 말하는 식이다. 역시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그 영향과 감정에 대해 말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나도 당신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라며 소망과 바람을 말한다.

소통은 오고 가야 하는 것이니 듣는 사람의 태도도 중요하다. ‘사랑과 가족’에서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걸 표현하고 ▲상대방의 말을 인정하고 ▲더 얘기할 수 있도록 질문하고 ▲상대방의 말을 해석하거나 덧붙이지 말고 그대로 되물으면, 듣고 말하는 과정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상대방의 말을 듣다가 자신의 감정이 앞서 못마땅하다거나 화가 난다는 등의 자기표현을 먼저 하면 대화는 반복되는 싸움이 된다. 싸우고 싶지 않다면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공격적인 제스처나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끝까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상대방의 말을 해석할 게 아니라 똑같이 되묻는 것을 연습해야 한다.

“나는 당신이 약속한 걸 지키지 않아서 나와의 약속을 가볍게 여긴다고 생각했고, 내가 당신에게 별것 아니라는 생각에 서운했다. 약속을 왜 지키지 못하는지 미리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면 “당신을 무시한 게 아니고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고 해석하고 해명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똑같이 따라 한 후 “다음에는 약속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할게”라고 말하는 방식이다.

◇ 나 대화법이 어렵다고요?

쉬워 보이지만 쉽지 않고, 어렵다고 느낄 수 있지만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만약 나 대화법으로 얘기하려다가도 감정이 격해져 화를 내거나 비꼬거나 질타할 수밖에 없다면 이때는 무조건 참기보다 자리를 피하거나 이동하는 게 좋다. 책 'EBS 부부가 달라졌어요'(EBS 부부가 달라졌어요 제작진 저, 김영사, 2013)는 “화가 나면 감정을 조절하기 어렵고 폭력으로 연결되기 쉬우니 자리를 벗어나 감정이 누그러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대화를 시도하라.”고 충고한다.

또 '부부가 달라졌어요'를 비롯한 많은 책은 '나 대화법'이 많은 부부의 관계를 개선했다고 말하며 같은 것을 강조하고 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고 서로를 인정하고 위로하라는 메시지다. 자신의 자존심이 상할까봐, 무시당하거나 거절당할까봐 두려워 나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지만 그것을 깨야 서로의 관계를 좋게 만드는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나는 솔직하게 '나 대화법'으로 얘기했는데 상대방은 알았다고 말만 하며 결국 항상 같은 갈등의 씨앗을 만든다면? 상대방과 왜 항상 대화가 막히는지를 생각하고 그에게 이유를 질문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부탁한 것을 들어주겠다고 해놓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실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물어보는 것이다. 본인이 너무 무리한 부탁을 했는지, 들어주지 않는 이유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 지 물어 서로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룰을 만들면 좋다.

한석준 <웃는마음연구소장>은 "중요한 것은 사람은 서로 다르다는 점, 내가 상대방을 바꿀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나 대화법은 상대방의 행동을 내가 원하는 대로 이끌수 있는 대화법이 아니라 서로의 간격을 좁힐 수 있는 여러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바꾸려고 하면 바꾸려는 사람만 불편해질 뿐"이라며 "부부 관계는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나란히 서서 한 곳을 바라보는 관계적 협력관계여야 한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서로에게 느낄 때 편안해진다. 대화하는 이유가 서로의 행복을 위한 것임을 기억하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http://ibabynews.com/News/NewsView.aspx?CategoryCode=0033&NewsCode=201308301057195755037453 베이비뉴스 웨딩뉴스팀 김고은 기자(ke.kim@ibabynews.com) 기사작성일 : 2013-08-30 18: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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