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안동(笑安東), 밀양(密陽)

2015. 12. 21. 14:43故鄕

밀양시 산외면 다죽리 다원(茶院)마을의 혜산서원(惠山書院)은 1753년에 서산서원(西山書院)으로 창건하고, 손조서(孫肇瑞)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서 건립되었고, 일직손씨(一直孫氏) 오현(五賢)을 배향(配享)하고 있다. 한편 다원(茶院)마을에는 문화재로 지정된 일직손씨 고택들이 모여 있고, 마을 곳곳에는 아름드리 노송과 수백 년된 차나무 등이 고풍스러움을 보여주는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양반고을의 면모와 모습을 형성하고 있다.

흔히들 밀양(密陽)을 소안동이라고 하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양반고을이며,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라고 자부하는 안동(安東)에 비해서 작은 안동(小安東), 안동보다 못한 등으로 오해하고 있지만, 실제의 뜻은 웃을 소(笑)의 소안동(笑安東)이다. 안동을 향해 슬며시 웃을 수 있을 정도의 유학의 동네란 뜻이다.

안동(安東)은 퇴계(退溪) 이황(李滉, 1501~1570) 선생 배출 이후 비로소 양반고을로 이름을 올렸지만, 밀양(密陽)은 조선 성리학의 계보로 볼 때 퇴계의 증조부쯤 되는 점필재(佔畢齋) 김종직(金宗直, 1431.6.~1492.8.19.) 선생의 고향으로, 시기적으로 조금 앞선다. 여기에 퇴계선생이 생을 마감한 후 수백 명의 선비가 구심체를 잃어 동요할 때, 1574년(선조 7) 유림의 공의(公議)로 사당을 짓고 서원을 설립하기로 하여 당시 예안 현감이던 밀양 출신의 밀성손씨(密城孫氏)인 추천(鄒川) 손영재(孫英齋, 1521~1588) 선생이 1561년(明宗16년) 고향의 옥답(沃畓)을 팔아 도산서당(陶山書堂) 뒤에 도산서원(陶山書院)을 지어 양반고을의 명맥을 잇게 했다.(국제신문, 2008-12-25 19:23:25 참고)

이렇듯 밀양은 예림서원(禮林書院)을 비롯한 크고 작은 서원을 비롯해서 유림종장(儒林宗匠)인 점필재 김종직 선생 생가, 표충비각, 사명대사 생가지, 영남루, 표충사, 박시춘 생가, 밀양시 내이동의 해천 일대에 산재한 수많은 항일독립투쟁의 선봉장들의 생가 등 그야말로 밀양이 바로 명실상부한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고 자임하지 아니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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