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망 진단법

2009. 11. 24. 19:19常識

'증시 고수' 6인 '나만의 진단법'에 따른 경기 전망

"세일기간 늘리는 것 보니 아직 침체, 남성 양복 매장은 '텅텅' 컨테이너 대기일수 줄어 경기회복 판단하긴 일러, 증권사 시황정보 조회 수 최근 급증… 증시 청신호

티머시 가이트너(Geithner) 미국 재무장관은 매일 아침 60개 지표로 경기를 체크한다. 그중에는 고급 그랜드피아노인 스타인웨이(Steinway) 피아노 매출과 쓰레기 배출량처럼 이색 지표도 끼어 있다. 피아노 매출과 쓰레기 배출량이 감소하면 그만큼 소비가 줄고 경기가 가라앉고 있다는 뜻이다.

앨런 그린스펀(Greenspan)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세탁기에 동전을 넣는 셀프(self)세탁소 고객 수로 호황 여부를 따진다. 불황에는 세탁소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손빨래하는 경우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주식운용본부장 같은 전문가들도 가이트너나 그린스펀처럼 '생활밀착형 지표'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활용지표는 컨테이너가 부두에서 대기하는 일수(日數)에서부터 증권사 웹사이트의 시황정보 조회 수까지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때로는 이런 지표들이 복잡한 수학·과학 모형보다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경기를 반영한다고 말한다.

본지는 6명의 '증시 고수'에게 '나만의 경기 판단법'에 대해 물어봤다. 전문가들은 각자의 풍향계를 돌려보더니 "실물경기는 침체 상태이지만 증시에서는 회복의 기운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망했다.

 

◆ 허장 푸르덴셜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허 본부장은 최소 한 달에 한 번씩 백화점 남성 양복 매장을 둘러보면서 경기 활력을 체크한다. 2주 전 강남의 한 백화점 남성복 매장을 방문했을 때 남성 고객이 2명뿐이었다. 아직 실물경기가 불황이라는 증거라고 그는 판단했다. 또 1~2월의 와인 수입량과 수입금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0.5%, 40.3% 급감한 것도 실물경기가 침체라고 보는 근거다. 지난 1분기에 미술작품 경매낙찰 금액이 165억 원을 기록, 작년 1분기(400억 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점도 경기진단에 활용됐다. 허 본부장은 이 같은 지표들을 종합해 "현재의 경기반등은 일시적이며, 경기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짓는다.

◆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박 센터장은 백화점 바겐세일 기간을 집중 체크한다. 불황으로 물건이 안 팔리면 백화점들이 바겐세일을 늘려서 싼값에 손님들을 끌어 모으게 된다. 작년 상반기에 10일이었던 바겐세일 기간은 올해 1분기에 17일로 늘어났다.

하지만 경기침체 속에서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싹트고 있다. 박 센터장은 기대감 지표로 골프장 회원권 시세를 주목한다. 작년 상반기 고점에 비해 작년 말 60~70%까지 하락했던 골프 회원권이 최근 40~50% 반등하고 있는 점은 회복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오상훈 SK증권 리서치센터장

오 센터장은 문화체육관광부·광고주협회 등이 내놓는 한국 광고경기예측지수(Korea Advertising Index)를 주로 참조한다. 지난 3월 106.5였던 지수는 지난 4월 124.3으로 급증했다가 5월에는 111.3(전망)으로 다소 주춤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경기 흐름이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본다. 사업이 번창하면 기업들은 언론매체에 광고를 자주 싣지만 불황이면 광고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광고는 기업들의 경영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좋은 도구라는 설명이다.

◆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

오 파트장은 컨테이너가 부두에서 대기하는 일수로 경기를 판단한다. 요즘 대기일수가 계속 짧아지고 있어서 실물경기는 침체 상태라고 해석한다. 대기일수가 길면 그만큼 물동량이 많아 호황이고, 짧으면 그 반대로 풀이한다. 예컨대 2007년 7월 호황기 때는 호주 항만에서 컨테이너가 평균 30일씩 대기했지만 지난 3월에는 평균 5일로 그 수치가 확 떨어졌다.

실물경기는 침체 상태이지만 증시는 회복세라고 오 파트장은 판단한다. 증권사 투자설명회에 참석하는 투자자들의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이재호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본부장

이 본부장은 증권사 홈페이지의 시황 정보 조회 수를 유심히 살핀다. 주가가 최고점에 이르면 투자자들이 증권사 시황정보를 바닥일 때보다 10배 이상 즐겨 본다는 것이 그의 경험이다.

주가가 2000을 향해 치솟았던 2007년 6월 미래에셋증권 시황정보 조회 수는 하루 평균 1만3000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주가가 바닥을 기었던 작년 말에는 1500건으로 뚝 떨어졌다. 그러다가 4월 들어 3000~4000건으로 다시 회복세다. 이 컨설팅본부장은 "요즘에 조회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점을 보면 증시는 회복세"라고 말했다.

◆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정 센터장은 주유소 서비스에서 단서를 찾는다. 호황일 때에는 구매금액별로 다양한 사은품이 주어지지만 불황일 때에는 휴지만 준다는 것이다. 주유소 점원도 호황일수록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젊은 여성이 많고, 불황일수록 여성보다 인건비가 싼 연로한 남성이 많아진다고 정 센터장은 설명했다. 정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동향에 대해 "중장년 남성이 대부분이던 주유소 직원 가운데 젊은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은품도 휴지만 주다가 추가혜택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점에 비추어 경기가 회복 추세"라고 진단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4/28/2009042802000.html?Dep0=chosunmain&Dep1=news&Dep2=headline4&Dep3=h4_02 최형석 기자 cogito@chosun.com 입력 : 2009.04.29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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