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의 여름 풍경, 2020년 06월 22일(월)
2020. 6. 23. 10:01ㆍ日記
그동안 잠잠했던 코로나가 다시 재확산의 조짐을 보이면서 평온을 갈망하는 인류를 다시 위협할 태세이다.
온갖 자연의 여느 여름 풍경도 예와 다름이 없겠지만 여기 산골의 풍경도 여느 해와 다름없다. 오히려 식물은 더 무성해졌고, 그 과실은 더욱 풍성해지더이다.
어리연(금은연, 물의 요정)은 모양과 색깔별로 종류가 여러 가지이지만 노랑어리연도 두 가지가 있다.
물칸나(행복한 종말)
수국(소녀의 꿈)
수국은 하얀색, 보라색, 청색, 분홍색 등이 있는데, 무더기로 피는 꽃의 아름다움과 걸맞게 분홍색 수국의 꽃말이 가장 긍정적이다. 이 꽃은 처음에는 안쪽은 희고, 가장자리는 분홍색이었다가 차츰 전체가 짙은 분홍색으로 변한다.
나무수국(라임라이트 수국)도 꽃이 이제 막 피어나고 있고, 접시꽃(다산, 야망, 열열한 사랑, 집보기, 평안, 풍요)도 색상별로 다양하지만 무궁화를 닮은 이 꽃은 꽃말답게 여러 개의 꽃이 피고, 자꾸만 하늘로 치솟아 올라가고 있다.
백합(百合, 순수한 사랑, 순결, 깨끗한 사랑)도 이제 시작이다.
이제는 부처님 나라로 가신 어머니의 아명이 百合子인데 볼 때마다 남다른 느낌이다.
옆에는 지난봄에 옮겨 심은 수레국화(미모, 가냘픔)도 질세라 끼어들었다.
낮달맞이꽃은 그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일반적으로 저녁에 피었다 아침에 지기에 월견초(月見草), 또는 야래향(夜來香)이라고 하는데, 향달맞이꽃(무언의 사랑)은 오랫동안 피어 있고, 대표적인 것이 황금낮달맞이꽃과 분홍낮달맞이꽃이다.
치자박사인 통영 이성만 선생의 필생의 과업인 치자(행복, 순결, 청결)와 함께 여름 꽃의 대명사인 루드베키아(영원한 행복)도 치자 잎에 가렸지만 함께하고 있다.
비비추(옥잠화, 좋은 소식, 신비로운 사람, 하늘이 내린 인연)도 보이고, 다알리아(大麗花, 감사, 우아)도 있다.
관세음보살의 화신인 홍련이 꽃망울을 머금고 있다. 홍련이 개화하면 보타낙가산에 계셨던 관세음보살이 여기에 나투시어 이곳이 보타낙가산이 되어 코로나를 구제하고 모든 중생들이 평안한 일상으로 회귀하도록 염원해본다.
꽃말이 꽃의 화려함에 비해 좀 덜한 것 같은 송엽국(나태, 태만)도 여름을 구성하는 꽃 중의 하나이다. 아마도 이 대표적인 여름 꽃인 송엽국을 통해 나태해지기 쉬운 여름철을 경세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좋게 생각해본다.
능소화(어사화, 명예, 기다림, 영광)도 여름을 구성하는 꽃이다. 꽃말을 보니 조선시대 장원급제하기 위해 학문을 연마하며 인고의 세월을 보내고 영광을 쟁취한 인재를 위하여 이 꽃을 임금이 하사한 이유를 알 것 같다.
금년에 두 번째로 수확한 블루베리는 제법 괜찮은데, 지금 고추의 상태를 보니 모종을 파종할 때 순간적인 판단착오로 금년 고추농사는 영 아닌 것 같다.
백다다기도 영글어 가고, 구지뽕도, 방울토마토도 열매를 맺고 있고, 체리자두도 열매의 완성을 위해 태양을 흠뻑 만끽하고 있다.
청계라고 부화를 시켰는데, 난데없이 귀한 아메라우카나가 나왔다. 이놈은 특이한 매력이 있지만 같이 부화한 청계 장닭에게 서열이 밀리는 모양이다. 두 놈이 같이 동시에 쌍나팔을 불면 귀가 멍할 정도로 꽤 시끄럽다. 하지만 아메라우카나가 단독으로 홰를 치고 소리를 칠 때에는 별 반응 없이 조용하던 암탉이 청계 장닭이 더 웅장하게 소리칠 때에는 꼬르르륵 하면서 꼭 화답을 하는 듯 반응을 보인다. 마치 영감이 무슨 소리를 하면 할멈이 맞장구를 치면서 부창부수하는 형세이다. 참 묘하다. 여기 이 조그마한 세상도 어김없이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모양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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