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25. 17:34ㆍ常識
"이것은 뭐죠?"라는 질문에 사람들이 두 개의 답을 내놓았다.
"종이에요."와 "종이예요.".
누가 맞춤법에 맞게 대답했을까?
이것이 땡땡땡 울리는 종(鐘)이라면 "`종`이에요."가 맞고, 글씨를 쓰는 종이(紙)라면 "'종이'예요."가 맞다.
'-이에요'는 명사를 서술어로 만드는 조사 '-이다'의 어간에 어미 '-에요'가 붙은 말로서, 체언의 끝말에 받침이 있으면 '-이에요'를, 받침이 없으면 '이에요'가 준 '-예요'를 쓴다.
"한국이에요. 거긴 어디예요?"처럼 사용해야지 '한국이예요.' '어디에요.'로는 쓸 수 없다.
문제는 인명 뒤에 나타나는 '-이예요'다. 받침 유무에 따라 "장동건이에요." "이효리예요."라고 하면 되지만 "도연이예요."에 이르면 헷갈린다. "도연이에요."로 고쳐야 할 것 같지만 "도연이예요."가 바른 표현이다. 이는 받침 있는 인명 뒤에 어조를 고르는 접사 '-이'가 먼저 붙은 경우다. '도연+이에요"가 아니라 '도연+이+예요'로 분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아니에요!"는 왜 '-에요'로 쓸까?
'아니다'의 경우 체언이 아닌 용언이므로 서술격조사 '-이'가 필요 없다. 어미 '-에요'만 붙이면 되므로 '아니예요.'가 아닌 '아니에요.'로 써야 한다.
'왠'과 '웬'의 구별
1. '왠지'와 '웬지'
'왠지'는 '왜(의문사)+인지(어미)', '왜+그런지'가 줄어서 된 말이다. '왜'는 '무슨 까닭으로' 또는 '어째서', '무슨 이유로'등의 뜻이 있다. 그래서 '왠지'의 의미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또는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지만' 정도로 풀어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예문 1) 그녀를 보고 있으면 왠지 가슴이 떨린다. (○)
예문 2) 그녀를 보고 있으면 웬지 가슴이 떨린다. (×)
예문 3) 점심나절에 나가면 왠지 맞아 죽을 것 같다. (○)
예문 4) 점심나절에 나가면 웬지 맞아 죽을 것 같다. (×)
예문 1을 '그녀를 보고 있으면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지만(왠지) 가슴이 떨린다.'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웬, 웬일
'웬'은 '어떠한', '어찌 된'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웬'대신 '어떠한','어떤' 등을 넣으면 대부분 말이 된다. 그리고 '웬'은 항상 띄어쓰기를 해야 한다.
예문 5) "이게 웬 떡이냐?" (O)
예문 6) "이게 왠 떡이냐?" (×)
예문 7) "아니 웬 사람이 저렇게 많아?" (○)
예문 8) "아니 왠 사람이 저렇게 많아? (×)
여기에 예외가 있는데 '웬일'은 붙여 쓰기를 한다. 국어사전에 '웬'을 붙여 쓴 단어가 몇 개 있다.
예문 9) 그녀는 웬일인지 점심나절 때 나오지 않았다.
예문 10) "네가 웬일로 빨리 가냐?"
왠과 웬의 발음이 비슷하여 가끔 혼동하기 쉬우나 뜻은 완전히 다르니 예문을 보고 이해하면 다시는 틀리지 않고 구분하여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왠'은 영어의 'Why'로 '웬'은 'What'으로 해석하면 되겠다.
정리하자면 '왠'은 '왜인'의 줄임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왠지'라는 표현 역시 자주 사용되는데, 이는 '왜인지'의 줄임말이다.
한편 '웬'은 '어인'의 줄임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웬지'라는 표현은 모두 틀린 쓰임이다.
예를 들면
'문 밖에 (왠/웬) 낯선 남자가 기웃거린다.'
'문 밖에 왜인 남자가 기웃거린다.' (×)
'문 밖에 어인 남자가 기웃거린다.' (○)
위의 경우 첫 번째 문장은 성립되지 않는다. 하지만 두 번째 문장에서의 '어인 남자', 즉 '누군지 정체가 분명치 않은 남자'라는 의미로 통할 수 있기 때문에 '웬'이 들어가야 한다.
'왠일인지 몸이 나른하다' (×)
'웬일인지 몸이 나른하다' (○)
위의 경우 바른 문장은 두 번째 문장으로 '어인'의 줄임말이 '웬'이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어인 일인지 몸이 피곤하다', '어쩐 일인지 몸이 피곤하다'라는 의미로 연결될 수가 있다.
끝으로 다음 문장도 '웬'이 '어인'의 줄임말이라는 점 상기한다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왠지 기분이 좋은 하루다' (○)
'웬지 기분이 좋은 하루다' (×)
3. '데'와 '대'
예문 11) "장금이가 참 예쁘데."
예문 12) "장금이가 참 예쁘대."
예문 11)과 12)는 어떤 게 맞는 표현일까?
예문 11), 12)는 모두 맞는 표현이지만 해석의 뜻은 다르다.
예문 13) (내가 어제 보니까) 장금이가 참 예쁘데.
예문 14) (연생이가 그러는데) 장금이가 참 예쁘대.
'데'는 '더라'의 뜻으로 화자가 과거에 직접 경험한 것을 '대'는 '-다(고) 해'의 뜻으로 남의 말을 전달할 때 사용한다. 예문 11), 12)에 '더라'와 '-다(고)해'를 넣어보면 예문 15), 16)처럼 확실히 다른 뜻으로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예문 15) 장금이가 참 예쁘더라.
예문 16) 장금이가 참 예쁘다고 해.
다음으로 '데'는 '-ㄴ(은)데-' 형태로 연결어미의 역할을 한다.
예문 17) 얼굴은 예쁜데, 싸가지가 없더라.
예문 18) 사람들은 좋은데, 일이 너무 힘들다.
예문 19) 얼굴은 기억하는데, 이름은 잊어버렸다.
한편 '-던-' 뒤에는 '데'만, '대'는 사용할 수 없다.
예문 20) 사람들은 좋던데.
예문 21) 내일 출발 한다던데.
끝으로 '데'는 감탄과 의문형을 만든다.
예문 22) 오늘 정말 멋있는데! (감탄)
예문 23) 하지도 못하면서 무엇 때문에 하는데? (의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