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밑씻개 풀
2023. 7. 3. 21:29ㆍ日記
2023년 7월 3일 월요일
담장 옆에 며느리밑씻개 풀이 꽃을 피우려 하고 있다.
마디풀과에 속하며 며누리밑씻개, 가시덩굴여뀌라고도 하고, 북한에서는 ‘사광이아재비’라고도 부른다.
어느 날 한창 밭을 매던 시어머니가 밭고랑에 앉아 뒤를 보게 되었던 모양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밭일을 하다 갑자기 뒤가 마려우면 말끔히 해결하기도 드문 경우가 많다. 밭고랑에 소복이 난 풀을 한줌 뜯거나 넓적한 잎을 포개 닦기도 하는데 아마 이 시어머니도 밭고랑 풀을 한줌 뜯어 해결을 하려고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뒤를 닦으려고 하니 뭔가 따끔한 것이 맨살을 긁어대었다. 놀란 시어머니는 “이왕이면 며느리 똥 눌 때나 걸려들 일이지 왜 하필이면 이 때야” 했단다.
같은 처지의 고부간에 갈등이 생길 이유가 뭘까? 아마도 올챙이 시절 생각 못하는 어리석은 여인의 텃세가 아닐까?
며느리밑씻개라는 이름은 치질 예방에 쓰인 데에서 유래했다고도 하고, 화장지가 귀하던 시절에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미워하여 부드러운 풀잎 대신 가시가 나 있는 이 풀로 뒤를 닦도록 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하기도 한다. 고부간의 갈등으로 어려움이 있어도 참고 살았던 우리네 옛 여인들의 슬픈 이야기가 들어 있는 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