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7. 1. 15:53日記

2023년 7월 1일 토요일

벌써 상반기가 구름처럼 흔적도 없이, 물처럼 아스라이 속절없이 저 멀리 사라져버리고 하반기를 시작하는 첫날이다. 바깥 하늘은 장마철에 모처럼 해가 나있고, 하늘에는 한가로운 구름이 걸리어 있는 오후이다.

현직에 있을 때 학생들에게 가르친 두보(杜甫), 두자미(杜子美)의 강촌(江村)이 생각나는 분위기이다.

강촌(江村)은 두공부가 49세 때 사천성(四川省) 성도(成都) 서쪽 완화계(浣花溪) 백화담(百花潭) 북쪽에 초당(草堂)을 짓고 가족들과 함께 모여 살고 있을 때 지은 칠언율시(七言律詩)이다. 시선 이태백(李太白)과 동시대를 살았던 두자미의 삶은 '안록산(安祿山)의 난' 이후 이때가 가장 안정되고, 여유로웠던 시절이다.

강촌(江村, 760)

청강일곡포촌류(淸江一曲抱村流, 맑은 강물 한 구비 마을을 안고 흐르니)
장하강촌사사유(長夏江村事事幽, 긴 여름 강촌이 일마다 한가롭네)
자거자래당상연(自去自來堂上燕, 스스로 왔다가 스스로 가는 집 위의 제비)
상친상근수중구(相親相近水中鷗, 서로 친하고 가까운 것은 물에 노는 갈매기네)
노처화지위기국(老妻畵紙爲碁局, 늙은 아내는 종이에 장기판을 그리고)
치자고침작조구(稚子敲針作釣鉤, 어린 아들은 바늘 두드려 낚시를 만드네)
다병소수유약물(多病所須唯藥物, 숱한 내 병은 오직 약물이니)
미구차외갱하구(微軀此外更何求, 미구한 이 몸은 이밖에 또 다시 무엇을 구하료.)

오전에는 닭장 치고, 모이 주고, 물 갈아 주고나서 장마철에 반짝 갠 날씨를 한껏 만끽하고, 맑은 공기 쐬고 들어왔다.

그런데 자꾸만 귀에서 전화벨 소리 같은 음이 나지막이 들리는데 자세히 들어보면 안 나고. 내가 내 청각을 믿을 수 없다. 퇴직하고 급격하게 청력이 약화되었다. 아마도 나의 생활습관에서 온 청력 약화지 싶다. 조금 있으면 어제 기분 좋게 이긴 팀과 주말시리즈 2차전을 갖는다. 오늘도 자막 설정하고 보아야겠다.

마누라는 며칠 전에 재취업한 부산 큰 딸네에 가고 없으니 나 홀로 있는 집이 적막하기가 그지없고, 창밖에는 새들만 부지런히 날아다니고, 꽃들은 흐드러지게 피고 있다.

책상 옆 창밖의 풍경
흐드러지게 핀 비비추
도라지

어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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