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29. 15:40ㆍ徒步
2024년 12월 28일(토) 날씨는 차갑고 밀양에서부터 바람이 거세다.
부산 용호동 해맞이 공원에서 시작하여 강원도 고성까지 이어지는 770km 해팡랑길을 걷기로 하였다는 말을 듣고부터는 가슴이 설레기 시작하였다. 포항구간 17코스는 남구 송도해변을 출발하여 공업도시 포항의 중심을 벗어나 영일만을 옆으로 두고 바다와 함께 북구 흥해읍 칠포해변에 이르는 길이다. 출발 전날 밤은 마치 소풍을 기다리는 국민학생 마음과 같았다.
해파랑길 그 얼마나 바다의 눈시린 푸르름을 간직한 이름이런가?
너의 이름을 듣고부터 꼭 너와 한 번은 사겨보리라 안달하였노라.
꿈에서도 그려보던 그 이름 오늘은 기필코 너를 가슴으로 새겨보고,
그리고 느껴보리라.
오늘 밀양시걷기연맹 회원들과 8시에 밀양을 출발하여 10시에 포항 송도에 도착하였다. 10시 30분 경 포항시 남구 송도동 송도해변 자유의여상 앞 해파랑길 17코스 출발점에서 시작을 알리는 포토존에서 출발 기념사진을 찍고, 근처에 있는 스탬프함에서 스탬프를 찍고 첫발을 내딛었다. 오후 2시 30분 좀 넘어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리 칠포여름파출소 옆 칠포해변에서 오늘 행사를 완벽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공식 거리는 16.1km이지만 우리가 걸은 거리는 20.2km, 4시간 20여분이 소요되었다.
남에서 북으로 정방향, 빨간 표시를 택한 우리는 오른쪽에 푸른 동해바다를 끼고 왼쪽에서 불어오는 서풍을 쐬며 북쪽을 향해 걸었다.
송도에서 출발하여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 포스코를 조망하며 송도해변을 지나 송도(구)부두에서 좌로 꺾어 동성조선 앞을 지나 동빈큰다리를 건넜다. 이 지점에서 해파랑길의 이정표가 부실하여 조금 지체되었다.
포항여객선 터미널부터는 바다와 접하여 걸을 수 있었다. 잘 정비된 보도를 따라 영일대 해수욕장에 위치한 해를 맞는 영일대 영일각을 둘러서 북부해변에 닿으면 만나는 고사분수대를 지나 누에고추 모양을 한 포항시의 대표 공원 중 하나인 환호공원을 지나 환호항을 거쳤다.
이어 여남항을 지나니 이제 자동차가 다닐 수 없는 길이 시작된다. 포항해상스카이워크를 통해 해변길을 피해 17코스에서 고도가 가장 높은 산길로 접어들었다. 가져온 간식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다시 발길을 재촉하였다.
바람은 약간 거세지만 멀리 호미곶이 있는 장기반도가 큰 파도를 막아주어 잔잔한 영일만의 바다에 여유롭게 노니는 포항갈매기들이 한가롭다. 포항갈매기가 몸집이 커서인지 부산갈매기의 두 배쯤은 되어 보였다. 부산갈매기가 최고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역시 세상에는 고수가 많은 모양이다.
한 30여분 경과하여 다시 해변길에 합류할 수 있었다. 포항영일신항만에 앞에서 도로를 따라 칠포해변까지 드넓은 바다를 보며 지나갔다. 이 지역은 해안로에 모래가 쌓여 걷기가 매우 불편하였다. 모래지역을 지나 죽천교를 건너 흥해읍 죽천리를 지났다. 곡강리에 있는 대구교육해양수련원에 다다랐다. 여기서부터 17코스 종점인 칠포리 칠포여름파출소의 칠포해변까지의 길안내를 위한 이정표가 매우 부실하였고, 개구멍을 통해 진행해야만 하는 해파랑길의 최대 단점이 있었다.
칠포해변에서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오늘 여정에 동행한 우리 연맹의 신묶사회장은 하루 종일 회원들 인도한다고 고생하고, 대구대가리찜까지 고맙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항상 선두에서 팀을 끌고 가는 이인 부회장, 묵묵히 따라준 수오, 앞장서랴 뒤를 챙기랴 이리저리 대원들을 챙겨주는 평창에서 걸음한 김진숙 총무이사, 역시 서울에서 걸음한 365일 걷기를 실천하시는 정미, 다정다감하시고 감성 충만한 김현주 작가, 항상 풍성한 간식은 물론 대원들 백업도 하고 앞장서기도 하는 우리 막내 전영선, 그리고 중·장거리에서 잠재적 능력을 보여주는 묘승혜님 모두 고맙습니다. 그리고 항상 뒤처지면서 민폐를 끼치는 이당, 앞으로 열심히 연마하여 최소한도 민폐는 끼치지 않는 대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열심히 걷겠습니다.
해파랑길 17코스
송도해변을 지나 북부해변에 닿으면 휘황찬란한 빛깔을 내뿜은 고사분수대를 감상할 수 있다. 포항신항만을 지나 칠포해변에 이르기까지 드넓은 바다를 끊임없이 옆에 두고 걷는 코스다.
www.durunubi.kr:443
밴드에 게재된 이 여정의 후기에 이런 글이 있어 옮겨 본다.
날씨는 언제나 우리편인 듯,
오늘도 여전히 맑고 깨끗한 하늘은 무척이나 좋습니다.
뺨을 스치는 싸리한 바람은
좋은 기분을 더 상쾌하게
가슴 깊이 남겨 줍니다
하루종일 걸으며 만들어진 에피소드와
웃느라 생긴 주름은 고이 접어 간직 하겠습니다.
배흥득 고문님과 사모님의 청계알과 고구마등 맛있는 간식,
분위기 메이커 막내의
배낭가득 간식 전영선님,
과일간식 김현주작가님,
포항에서만 맛볼 수 있고,
집에가면 다시 생각나는 유일무이 대구대가리튀김의
신묶사회장님,
여러회원님들 덕분에 꿈같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오늘의 소풍으로
마음과 다리에 생긴
사랑의 근육은 오래도록
추억으로 남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진숙(평창) 총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