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조로운 기운

2009. 11. 19. 14:09人間

내가 글을 쓰는 공간인 휴휴산방(休休山房)은 15평 크기의 작은 황토집이다. 잠을 자는 방은 작을수록 좋다. 방이 작아야만 기운이 압력밥솥처럼 빵빵해진다. 산방(山房)에는 방이 2개인데, 그중 방 하나는 내부에 아무것도 들여놓지 않았다. 벽에 액자 하나도 걸지 않았고, 책도 놓지 않고, 가재도구도 일절 들여놓지 않았다. 오직 조그마한 경상(經床)하나만 있다. 어른들 말씀에 의하면 방 안에 살림살이가 많으면 사람의 기운을 뺏어간다고 한다. 한 경지 벗은 고승(高僧)들이 거주하는 방을 구경해보면 한결같이 방 안이 텅 비어 있다.

자질구레한 살림살이나 장식이 일절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흰 벽지만 보인다. 덮고 자는 이불도 벽장에 들어가 있어서 보이지 않는다. 오직 찻상(茶床)하나만 있는 것을 보고 필자도 배운 바가 있다. "방 안에 이것저것 잡다하게 늘어놓고 살면 하수(下手)가 되는 것이구나!" 그러다 보니 어떤 집에 갔을 때 집주인이 방 안에다가 골동품과 같은 오래된 물건들을 잔뜩 쌓아놓은 장면을 보면 걱정스러운 마음이 생긴다. 오래된 골동품을 잠자는 방에다가 많이 놓고 살면 건강에 좋지 않다. 사는 사람이 그 물건에 기운을 뺏긴다. 수백 년 된 골동품이 특히 그렇다. 더군다나 무덤에서 출토된 도자기 같은 것을 뭣도 모르고 방 안에다가 들여다 놓고 신줏단지 모시듯이 모시고 사는 일은 지혜로운 태도가 아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8/20/2008082001787.html 조용헌 goat1356@hanmail.net 입력 : 2008.08.20 23:24 / 수정 : 2008.08.2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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