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풀어 본 투자전략

2009. 12. 21. 22:12經濟

2000선 돌파는 무리? … 20% 수익 주는 ELS 주목하라

‘호랑이의 해’ 당신의 선택은 … 사자성어로 풀어 본 투자전략 4

2010 재테크, 네 가지 전략 짜기

1.복지부동(伏地不動)

연말연시 특판 예금 노려라

바짝 엎드리는 게 상책이다. 잘못 움직였다간 잠자는 호랑이를 깨울 수도 있다. 섣불리 투자로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 아직 금융위기는 끝난 게 아니다. 잊을 만하면 불길한 조짐이 보인다. 두바이 최대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나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 하향이 그 예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허필석 대표는 “내년 초 남부 유럽권 국가나 동유럽, 베트남 등 대외 채무가 많고 재정이 취약한 국가들 가운데서 추가로 문제가 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내년에도 각국 정부가 재정을 쏟아 부어 경제를 끌고 나가긴 벅차 보인다. 미국 등 선진국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 이는 수출 중심의 국내 경제와 기업에 영향을 미친다. 반면 주식을 사줄 주체 세력은 분명치 않다. 외국인이 올해처럼 대거 ‘사자’에 나설지는 알 수 없다. 개인들은 관망세다. 펀드로 돈이 안 몰리니 기관 투자가들도 힘쓰기 어렵다. 코스피지수 1700~1800선에 들어온 펀드 자금이 7조원 가까이 된다. 이 돈은 원금 회복이 되면 되레 증시를 떠날 가능성이 있다.

안전자산에 집중해야 한다. 역시 예금이 답이다. 여기에도 복병은 있다. 내년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다. 물론 단번에 많이 올리기보다는 경기 회복 속도를 감안해 천천히, 조금씩 올릴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때는 예금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것이 교과서식 정답이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오른다고 시중금리가 곧바로 급등할 가능성은 작다. 이미 금리 인상 기대감이 시중금리에 반영돼 있다. 기준금리가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예금 금리가 껑충 뛸 일은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금리를 올릴 때까지 기다리느니 연말연시 특판 예금을 노리는 편이 낫다. 연말연시에는 자금 수요가 늘기 때문에 돈이 필요한 금융회사들이 특판 행사를 벌인다. 지난해 연말에도 은행·저축은행들은 고금리 예금을 팔았다. 올해 만기가 돌아온 이 돈을 다시 유치하기 위해 금리를 높이는 경우도 많다. W저축은행 강남역 지점은 1년 만기 정기예금은 연 5.4%, 정기적금은 연 6.5% 금리를 주는 상품을 판매한다.

2011년 경제도 낙관하기 어렵다면 아예 예금 만기를 길게 가져가는 것도 방법이다.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위험 분산 차원에서 6개월, 1년, 2년, 3년 등으로 만기를 달리해 예금을 여러 개 가입하도록 한다.

2.호시탐탐(虎視耽耽)

중국 수혜주, 쌀 때 나눠 사라

호랑이의 눈처럼 날카롭게 주시해야 한다. 그래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큰 부실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 지난해처럼 시장이 급락할 일은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크게 좋아질 것 같지도 않다. 시장을 밀어 올릴 만한 동력이 부족하다. 올해 기업들이 ‘깜짝 실적’을 쏟아낸 이유 중 하나는 원화 약세다. 애널리스트들이 실적 전망을 낮춰 잡았던 것도 이유다. 반면 내년에는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최근 애널리스트들이 내놓는 기업 실적 전망은 사뭇 부풀려진 느낌이다. SK증권에 따르면 강세장일 때의 애널리스트 전망치는 실제보다 항상 높았다.

시장은 지지부진하겠지만 개별 종목별로는 등락이 뚜렷할 것 같다. 난세에 영웅이 나는 법이다. 돈을 확실하게 벌 수 있는 기업들의 주가는 언제나 오른다. 경기도 별로라며 돈이 어디서 나올까. 가능성은 중국이다. 중국은 아직 정부 돈을 쏟아부어 경기를 부양할 능력이 있다. 중국 내수 확대로 수출이 늘어날 수 있는 기업을 골라야 한다. 녹색성장 관련 종목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 정부가 친환경 관련 산업에 투자를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가 이런 종목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 자신이 없다면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 대안은 주가연계증권(ELS)이다. ELS는 주식과 채권 사이쯤에 있다.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만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있다. 시장은 이미 ELS로 돌아섰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ELS 발행은 606건으로 올 들어 가장 많았다. 발행 규모도 전달보다 2242억 원 늘어난 1조3288억 원을 기록해 6개월 연속 발행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내년 코스피지수가 2000선까지 오른다고 해도 지금의 주가 수준을 감안하면 20% 상승에 그친다.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원금 비보장형 ELS를 선택하면 20% 안팎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 굳이 하락 위험을 안고 주식(혹은 주식형 펀드)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원금 손실 부담을 지기 싫다면 원금 보장형을 고르면 된다. 이런 ELS는 대체로 코스피200 등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며 예상 수익률은 연 10% 안팎이다.

3.호시우보(虎視牛步)

CMA에 넣고 기다렸다 사라

호랑이의 눈처럼 예리하되 소의 걸음처럼 신중해야 한다. ‘산타랠리’ ‘1월 효과’라는 말에 휩쓸리지 말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일찍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내년 3월이면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끝난다. ‘인플레 파이터’로 소문난 이 총재로선 자신의 임기 중 금리를 어느 정도 제자리에 돌려놓고 싶을 것이다. 물가 급등을 방치했다는 평은 그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금리 인상이 연초에 단행되면 인상 폭에 따라 일시적으로 충격이 올 수 있다. 금리가 오르면 증시로 몰리는 돈이 줄어 보통 증시에는 악재다.

투자의 세계에도 ‘머피의 법칙’이 들어맞는 경우가 많다. 사면 꼭지이고 사면 바닥이다. 연초에는 상여금이니 설날 보너스니 해서 지갑에 그나마 여유가 생긴다. 그렇다고 섣불리 투자에 나서서는 안 된다. 상승 흐름을 확인하고 들어가도 늦지 않다.

기회가 오길 기다리는 동안 돈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처럼 아무 때나 넣고 뺄 수 있는 금융상품에 넣어둔다. 혹은 만기 이전에 해약해도 원래 약속한 금리를 주는 계단식 정기예금(하나은행 ‘369예금’, 씨티은행 ‘스텝업예금’ 등)을 택하면 이자를 조금 더 챙길 수 있다.

상반기가 끝날 때쯤인 내년 6월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예상된다. 올해는 우리 증시가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서 유럽계 자금이 10조원 가까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들어온 미국계 자금 6조8000억원을 크게 앞선다. MSCI지수는 주로 미국계 자금들이 투자 판단의 근거로 삼는 지표다. 이때쯤 미국계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해볼 만하다.

시장이 본격 상승세로 접어들면 코스피200지수형 인덱스 펀드에 투자한다.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대형주 중심으로 구성된 지수니만큼 무난한 선택이다. 혹은 1년 수익률은 물론, 3년 등 장기수익률도 검증된 ‘트러스톤칭기스칸’, ‘신영마라톤’, ‘한국투자네비게이터’ 등 유명 펀드를 골라도 좋다. 돈은 한꺼번에 넣지 말고 2~3번에 나눠 넣어 적립식 투자의 효과를 누리도록 한다.

4.위호부익(爲虎傅翼)

중국·브라질 펀드 공략하라

호랑이가 날개를 달았다. 전 세계 경제가 위기를 맞은 올해에도 국내 대표 기업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삼성전자의 3분기까지 누적매출액은 97조500억원, 영업이익은 7조2200억 원에 달한다. 기업 실적이 늘어난 덕분에 주가가 올랐는데도 국내 증시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수준이다. 러시아를 빼고선 이머징마켓 가운데 크게 낮다. 그만큼 주가가 상대적으로 싸다는 의미다. 각국 증시를 하나의 종목으로 보는 외국계 증권사들이 국내 증시를 좋게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도’라는 종목보다 ‘한국’이라는 종목이 싸고 성장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골드먼삭스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대만에 이어 한국을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봤다.

짝수 해에 국내 증시가 유독 약세였다는 징크스도 의식할 필요 없다. 과거 짝수 해와는 사정이 다르다. 글로벌 경기가 꺾이는 게 아니라 바닥을 찍고 돌아서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증시를 크게 좌우하는 정보기술(IT) 경기도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월 효과’도 노려볼 만하다. 연초에는 글로벌 펀드들이 전 세계 투자 지역별 투자 비중을 새롭게 조절한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계산하고 미리 주식을 사들일 수 있다. 저평가된 국내 증시의 매력에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캐리 자금의 이탈이 걱정이기는 하지만 최근 분위기로 봐서 상반기 중엔 FRB가 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는 국민연금과 규모가 커지는 퇴직연금까지 감안하면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사들이는 ‘쌍끌이’ 장세까지 기대해볼 만하다.

이런 시나리오가 맞아만 준다면 투자금의 40% 정도를 국내 주식형 펀드에 넣고 나머지는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투자에 집중하는 게 좋다. 이익 성장이 기대되는 IT나 자동차 섹터펀드에 20% 투자한다. 중국 등 이머징 시장의 강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 9%의 고성장(국제통화기금 전망) 기조를 이어가는 중국과 내수시장까지 받쳐주는 원자재 부국 브라질 펀드에 각각 20%씩 나눠 투자하도록 한다. 강세장에서도 위험 관리는 필요하다.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면 일부 환매를 통해 수익을 실현한다.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3930843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2009.12.19 23:45 입력 / 2009.12.19 23: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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