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개혁

2009. 12. 19. 13:27經濟

[경제야 놀자] 화폐 개혁

물가 인상 등 '경제 혼란' 줄 수도

지난 11월 30일 북한은 구화폐의 사용을 12월 7일부터 금지하는 화폐개혁을 전격적으로 단행하였다. 당초에는 신·구 화폐의 교환비율을 100대 1, 가구당 교환한도는 구화폐 기준 10만원으로 정하였으나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 등 부작용으로 한도를 완화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번 북한의 화폐개혁은 1992년 이후 17년만으로 인플레이션 억제, 불법자금 색출, 지하경제 자금의 양성화 및 계획경제체제 강화 등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화폐개혁이란?

화폐개혁은 주로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 형태로 이루어지는데 한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화폐의 액면을 동일한 비율로 낮추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1천분의 1 리디노미네이션이라고 하면 화폐 액면이 1천분의 1로 줄어들어 1천원이 1원이 되는 것은 물론, 화폐로 표시되는 모든 재화 및 서비스의 가격도 함께 1천분의 1로 줄어들게 되는 것을 말한다.

리디노미네이션은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화폐로 표시하는 금액이 점차 증가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계산, 지급, 장부 기재상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한다.

한편, 일부 개발도상국가에서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화폐가치의 하락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리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하기도 한다. 그 예로 짐바브웨 정부는 달걀 한 개 가격이 수백억원에 달할 정도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하여 2006년 8월 이후 2009년 2월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1천대 1, 100억대 1, 1조대 1의 비율로 짐바브웨 달러에 대한 리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하였다.

또한 일부 선진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자국통화의 대외적 위상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하기도 한다. 1960년 1월 프랑스는 100대 1의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하여 이전까지 1달러에 490프랑 수준이던 달러 대 프랑의 비율을 한 자리수로 조정하였다.

우리나라 화폐개혁의 역사

한국전쟁 중에 북한군은 남한경제를 교란시킬 목적으로 남한에서 통용되던 조선은행권(한국은행의 전신인 조선은행에서 발행한 화폐)을 불법으로 발행하여 유통시킨 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1950년 8월 28일 대통령 긴급명령을 공표하고 1953년 1월 16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조선은행권을 한국은행권과 1대 1로 교환토록 하고 조선은행권의 유통을 정지시켰다.

1953년 2월 15일, 한국전쟁 전쟁의 여파로 산업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물가가 급등하는 등 경제가 큰 혼란에 빠짐에 따라 이를 타개하기 위하여 화폐 단위를 원(圓)에서 환으로 변경(100원(圓)→1환)하는 긴급통화조치를 단행하였다.

그 뒤 1962년 6월 10일 박정희 정부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필요한 산업자금 조달과 인플레이션 제거를 목적으로 긴급통화조치를 단행하였다. 이 조치를 통해 '환' 표시 화폐를 '원' 표시로 변경(10환→1원)하고 '환' 표시 화폐의 유통과 거래를 금지하였다.

화폐개혁의 영향

일반적으로 리디노미네이션은 화폐의 액면 단위를 일률적으로 바꾸는 것일 뿐 심리적인 효과를 제외하면 이론적으로는 경제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만, 북한의 사례처럼 1인당 교환한도를 정하는 경우 재산권 침해나 실물투기가 발생하는 등 경제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또는 새로운 화폐 단위에 맞춰 가격을 조정할 때 소수점 이하를 절상함에 따라 물가에 다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1천분의 1 리디노미네이션의 경우 이전에 950원하던 물건가격을 화폐개혁의 혼란을 틈타 슬그머니 0.95원이 아닌 1원으로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권 발행에 따른 현금인출기 및 자판기 교체나 전산망 정비 등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도 일부 발생한다.

우리 경제는 '원' 단위 통화를 사용하기 시작한 1960년대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이에 따라 계산의 편의와 원화의 대외 위상 제고 등을 목적으로 한 리디노미네이션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설사 리디노미네이션을 실시한다 하더라도 이번 북한의 화폐개혁과 같은 후진국 방식이 아닌 선진국 사례와 유사한 방식일 것이다. 이 재 모 한국은행 부산본부 차장 http://news20.busan.com/news/newsController.jsp?newsId=20091218000226 |6면| 입력시간: 2009-12-19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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