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대금

카드대금 10년 치나 못 받아 분통

▲ 취재가 시작된 이후 카드사와 밴 사측은 오류를 인정하고 10년간 미지급 된 금액을 전액 입금했다.

카드대금 10년 치나 못 받아‥ 가맹점 분류 오류?

신용카드 가맹점에 대한 카드사들의 대금 미지급 사태가 잇달아 드러나는 가운데, 이번에는 무려 10년 동안 대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서울 중랑구 망우동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박 모씨는 지난 10여 년 동안 S카드사로부터 대금이 입금되지 않은 사실을 한 달 전에야 비로소 알게 됐다.

문제는 해당 카드사가 박 씨의 병원을 ‘실물접수 가맹점’으로 등록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실물접수 가맹점으로 등록되면 가맹점주가 전표를 소지하고 직접 은행 또는 카드사에 청구를 해야 대금이 입금된다. 통신판매 등을 하는 일부 업종에만 적용하는 이례적인 등록 방식이다. S카드사측에 따르면 ‘실물접수 가맹점’은 전체의 1% 정도 수준이다.

10여 년 전 병원이 신용카드 결제대행을 하는 밴(VAN : value added network) 사업자와 계약 당시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당시 계약서 등도 남아 있지 않아 정확한 사유는 파악하기 어렵다.

밴(VAN)사 통해 단말기 교체 후 내용 파악

10여 년 동안 누락된 매출액은 940여만 원이다. 병원 측에서는 큰 비중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같은 오류를 인지하지 못했다.

박씨가 오류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카드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나서다. 3달 전 밴사에서 단말기를 교체한 이후 이 같은 오류가 시정됐다. ‘실물접수 가맹점’이 아닌 일반 가맹점으로 분류돼 정상적으로 대금이 들어오면서 그 이전의 장기미매입처리에 대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S카드사측은 지난해 11월 17일 이 같은 사실을 가맹점측에 통보했다.

카드사 측은 “정산팀에서 정기적으로 장기미매입 처리에 대한 오류 사유를 파악한다.”며 “이번 사례와 같은 ‘실물접수 가맹점’ 경우 이거나, 단말기 교체를 하면서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 등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박 씨가 10년 동안 못 받은 940여만 원(수수료 차감 전 금액)에 대한 지급을 요구했지만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매입 처리되지 않은 건은 카드 고객으로부터 돈이 아예 빠져나가지 않은 것이므로 카드사가 손실을 무조건 떠안기는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박 씨의 요구에 S카드사는 최근 3개월분에 대해서는 강제매입 처리를 해줬다. 3개월에서 6개월 사이는 10만원 미만 건에 한해 전표를 가져오면 처리해 주기로 했다. 그리고 3~6개월 기간 동안의 10만 원 이상 건과 6개월 이전 건에 대해서는 카드를 사용한 모든 고객과 결제 여부 사실을 일일이 대조해야 한다는 것이 S카드사의 처리 기준이다.

박씨는 “지급 요구 당시 뚜렷한 얘기가 없어 소송까지 생각하고 변호사와 상담해봤지만 모든 금액을 다 받기는 힘들 것이라는 견해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 한 내 탓도 있지만, 대형 카드사가 어떻게 10년 동안이나 이러한 오류를 발견하지 못 할 수 있느냐”며 의아해 했다. 또 “주변에 물어봐도 일일이 확인해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며 “나와 같은 피해 사례가 충분히 더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제보를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대형카드사 믿고 자세히 계산 안하면 낭패"

보통 자영업자나 소형가맹점들은 대형카드사를 전적으로 신뢰하기 때문에 하루 또는 한달 매출을 일일이 대조하기가 힘들다. 박 씨의 경우뿐 아니라 취재진이 만난 가맹점이나 제보자들은 이렇다 할 방법이 없어 취재진이 분기별 '부가세 신고내역 대조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씨의 경우도 취재가 시작된 이후 카드사와 밴 사측은 오류를 인정하고 지난달 30일 미지급 된 금액 전액을 부리나케 입금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1/04/2010010401002.html?Dep0=chosunmain&Dep1=news&Dep2=headline1&Dep3=h1_09 김기만·김양섭·이기주·박희붕·최보윤·이지은 조선닷컴 비즈니스앤TV 기자, 서무원 PD 기자 입력 : 2010.01.04 14:33 / 수정 : 2010.01.0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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