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들의 길 건너는 모습 변천사

2010. 2. 9. 09:27才談

‘시대별 아가씨들의 길 건너는 모습’입니다.

1970년대 : 차량 소통이 많지 않아서인지 자동차가 다가오면 두려움을 느껴 한참을 기다렸다가 차량이 완전히 지나간 다음에 길을 건넜습니다. 그러다가도 어디선가 차량이 다가오면, 나 살려라 길을 건너기도 하고요.

1980년대 : 신호등이 많아졌습니다.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드에서는 별 문제가 없지만,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여전히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길을 건너기 전에 먼저 운전자의 눈치를 살폈습니다. 운전자가 양보해 먼저 길을 건너가라고 손짓이라도 해주면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길을 건너가곤 했습니다. 고맙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해서인지 얼굴이 발그레해지기도 했지요.

1990년대 : 신호를 지키는 사람이 왕이다, 횡단보도에서는 사람이 우선이다 하는 개념이 사회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파란불이 다 꺼져가는 횡단보드를 늦게 들어선 보행인조차 세월아 네월아 하며 아주 느긋하게 길을 건너갔습니다. 바빠진 운전자는 경적을 울려대고, 기분 나빠진 보행자는 운전자를 힐끔거리며 인상을 쓰고… 상황이 좀 뻔뻔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대 : 핸드폰 생활이 일상화 됐지요. 거기에 귀에 MP3 이어폰까지 꼈으니 주변 소음이 귀에 잘 들릴 리 없습니다. 경적을 울려도 그러거나 말거나입니다. 언제 어디서 차가 튀어나올지 모르는데도 불안하지 않나 봅니다. 길을 건너면서 차량들에 대해 지나칠 정도의 믿음을 보여줍니다. “누가 나를 건드려봐! 돈 버는 거니까!” 하는 듯 합니다. 운전자 입장에서 보면 황당한 일이 많아졌습니다. 심지어는 신호를 위반해 무단 횡단하면서도 완전히 느긋한 뻔뻔이들도 많아졌습니다.

2010년대 : 스마트폰 시대입니다. 귀로 들으면서 보행하던 것이 눈으로 보고 손으로 터치까지 하는 멀티 보행이 되었습니다. “이젠 어쩔 겨?” 완죤 이겁니다. 앞으로 횡단보드 보행 중 핸드폰손동작 금지법이 생길지 모릅니다. 스마트폰 문화를 잘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2/08/2010020801721.html 이선주(개인택시 운전기사) taxi63@netsgo.com 입력 : 2010.02.09 02:51 / 수정 : 2010.02.09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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