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21. 10:48ㆍ健康
참을 수 없는 소변, 허벅지를 긁으라?
오래 참을수록 좋은 것은? 사랑이다. 하지만 절대 오래 참으면 안 되는 것은? 바로 ‘소변’, 오래 참음과 오래참지 않음의 성질은 이렇게도 이질적이지만 사랑과 소변은 어느 면에서 닮기도 닮았다. 고백해야 시원한 것이 사랑인 것처럼 소변도 일을 봐야 시원하다는 것! 특히 소변은 마려울 때 즉각 해결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학창시절 조회시간에 끝없이 길어지는 교장선생님의 연설로 인해 화장실을 못가고 안절부절 거린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법 하다. 참다보면 신경도 곤두서기 마련. 교장선생님 연설 끝나기가 무섭게 화장실로 달려가는 모양새는 친구들로 하여금 웃음거리가 되기도 한다.
사실, 소변이 마려우면 즉시 일을 보는 것이 상책이다. 하지만 소변을 참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불가피 한 상황에서나 화장실이 없어 소변을 참아야만 하는 경우엔 요의감을 완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이 참 유용하게 쓰일 텐데 말이다.
◇ 참기 어려운 소변, 허벅지를 긁으라? 소변을 참기 어려운 이유는 방광에 있다.
중앙대의료원 용산병원 신장내과 유석희 교수는 “방광은 소변이 없을 때는 쪼그라져 있다가 조금씩 채워지면서 부풀어 오르는데 보통은 방광이 100~150cc까지 팽창됐을 때 소변이 마려운 것을 1차적으로 느끼게 된다.”며 “이를 더 참고 견디면 300∼400cc 까지 채워져 급해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소변은 콩팥에서 요관, 방광을 거쳐 요로로 배출된다. 보통 때에는 골반근육과 요도조임근이 요도를 누르고 있지만 방광이 소변으로 꽉 차서 뇌가 소변이 마렵다는 것을 느끼면 골반근육이 순간적으로 수축해서 방광을 짜고, 요도조임근이 이완되면서 소변이 나오게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생물학적 원리에 의해 배출되는 소변을 참는 방법이 따로 있을까? 호주 여성건강재단 물리요법 전문가 제니타 웹은 소변을 참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적이 있다. 여성은 남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변을 참는 것이 힘든데, 이러한 생리적 현상을 착안해 여성들에게 참기 어려운 소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
그에 따르면 소변이 급할 상황에서 화장실을 갈 수 없거나 찾을 수 없는 경우, 허벅다리 뒤편을 세게 긁으면 된다. 이로써 다리 뒤편을 몇 차례 세게 문지르거나 긁어 방광에서 뇌로 올라가는 ‘소변이 급하게 마렵다’는 메시지를 차단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잠시 잠깐 급한 요의감만 완화시켜 화장실 갈 때 까지 이를 완화시켜 준다는 설명. 이 방법은 호주의 많은 여성들에게 큰 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문의들은 허벅지 뒤쪽을 세게 긁어서 소변을 참는 방법에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을 제기 한다. 실제 소변을 참고 허벅지를 세게 긁어보아도 별다른 호전을 느끼지 못함을 느낄 수 있다.
◇ 소변, ‘오래 참음’은 절대 禁止
소변을 오래 참으면 방광염이나 남성의 경우 전립선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이러한 방법이 잠시 참는데 효과를 주더라도 참는 것 자체가 해가 되므로 과연 얼마나 신빙성이 있겠냐는 지적이다.
한편으로는 소변을 잘 참아내기 위해 팔뚝에 있는 혈자리 ‘공최혈’을 누르면 도움이 된다고도 알려져 있다. ‘공최혈’은 손목의 주름에서 팔꿈치의 주름까지 10등분하면, 손목에서 7번째 정도에 있는 경혈. 하지만 강남경희한방병원 김용석 교수는 “이는 좋은 방법이 아니라며 누르는 손에 힘이 들어가면 오히려 소변을 자극하게 되는 현상을 가져오게 된다.”고 밝혔다.
평소 방광의 두께는 1.5㎝ 정도로 두꺼운데 만일 소변을 참아 300cc이상 부풀게 되면 방광벽은 3㎜까지 얇아진다. 동국대 일산병원 비뇨기과 박형근 교수는 “소변을 과도하게 참게 되면 방광이 터지지는 않지만 방광벽의 근육이 혹처럼 군데군데 늘어나는 ‘방광게실’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요도괄약근이 과활동성이 돼 소변을 보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는 ‘힌만 신드롬(Hinman syndrome)’에 걸릴 수도 있다. 박형근 교수는 “특히 어릴 때 배뇨와 관련해 참기를 강요당하거나, 오줌싸개로 심하게 꾸지람을 받은 어린이들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아이들이 소변을 참는 것은 나중에 관련 요도감염이나 비뇨기질환 등에 걸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것.
전문의들은 이와 관련,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소변은 마려울 때 즉시 용변을 봐주는 것이 가장 좋다.”며 “불가피한 상황이 있다면 잠시 참을 수 있겠지만 요의를 더 감소시키거나 완화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정은지 기자 jej@mdtoday.co.kr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2007년 5월 23일(수) 오후 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