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1. 18:58ㆍ日記
2023년 8월 31일 목요일
아내는 부산에 사는 딸의 부탁으로 개학이 되지 않아 집에 혼자 남겨진 초등학교 3학년짜리 외손녀의 점심을 챙겨주러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딸네 집으로 다녀왔다.
○ episode 1
초등학교가 아직 개학을 하지 않았으니 딸이 제 엄마 보고 자기 집에 와서 월요일부터 화요일까지 4일간 초등학교 3학년짜리 외손녀의 점심을 좀 챙겨달라는 부탁을 하더란다.
그래서 내가
“당신은 중학교부터 부모 떠나 자취하면서 공부하고, 시집와서는 엄한 시집살이 한다고 고생하였고, 지금은 나 때문에 고생하는데 자녀 셋으로부터 각자 차이는 있지만 용돈은 가끔 받았지만 그래도 한 번도 자녀들로부터 여행은커녕 그 흔한 디너쇼도 초대받지 못했는데 이젠 딸의 부탁으로 외손녀 점심까지 챙겨주게 되어서 고생한다.”
고 위로했다.
딸네 집에 가서 이 말을 하니 딸은그 말하는 의도도 모르고, ‘고생시킨 사람은 아빠다.’라고 말하더란다. 이럴 때는 ‘엄마 미안해.’ 하면서 제 엄마를 위로해주어야 되는 것 아닌가?
○ episode 2
화요일은 아들이 엄마 보러 온다고 10월이 두 돌인 손자와 같이 왔단다.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중 딸이 제 오빠를 보고
“이번 휴가에 어디 좀 갔다 왔어요?”
하고 물으니 아들은 자기네들끼리 갔다 와서 좀 미안한지
“그냥. 뭐.”
하고 얼버무리니까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손자가 제 딴에는 딱 정색을 하더니
“아빠랑, 엄마랑, 승우랑 쓔~우~웅 갔~다.”
하며 하늘을 향해 두 손으로 상승•하강 곡선을 그리더란다.
그제야 아들은 제주도를 갔다 왔다고 말하더란다. 뭐 숨길 일도 아닌데 괜히 부모 앞에서 말하기가 좀 그랬던 모양이다.
덕분에 아비는 제 아들 덕분에 제주도 휴가가 뽀록나버렸다는 그런 이야기인데, 이 세상에 비밀은 없는 모양이다.
○ episode 3
어른들이 둘러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제 4촌들이 제 어미와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있던 손자가 불쑥
“엄마는 밥 먹고 집에 갔다.”고 하더란다. 아마 며느리가 외식을 하고, 몸이 안 좋았는지 집으로 간 모양이다.
무슨 뜻에서 손자가 그렇게 말했는지 잘 모르겠다.
○ episode 4
"니, 어디 사노?"
"부산시 해운대구 더샵센텀파크1차아파트 ○○○동 ○○○호"
"니 친구는 이름이 머고?"
"○○○"
"가는 어디 사노?
"더샵센텀파크2차아파트"
○ episode 5
딸네 집에서 이불귀에 실밥이 풀어져 나풀거리고 있기에 실과 바늘을 가지고 꿰메고 있으니 바느질하는 모습을 못 보아선지 외손녀 둘이가 신기하다고 막 따라하면서 초등학교 3학년짜리가 할미더러
“요즘 이거 궤메는 사람이 어딨겠노? 그냥 버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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