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

2009. 11. 26. 17:30敎育

 아이 생각 · 정서 보여주는 지표

요즘 엄마들의 촉각은 새로운 분야에 쏠리고 있다. 공부와 학습법에 보다 본질적으로 접근하는 '집중력'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왜 엄마들은 집중력에 유독 관심을 보일까? 집중력은 아이들의 생각과 정서가 어떤 단계로 형성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일종의 지표와 같다. 효율 100%의 집중력은 머리와 마음이 모두 편안해야 제대로 발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은 게임과 애니메이션 등의 현란한 영상에 무시로 노출돼 주어진 과제를 쉽사리 해결하지 못하기 쉽고 단순한 것만을 찾는다. 공부에도 집중력 결핍이 장애가 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니 비싼 과외나 학원으로 아이를 내몰기 전에 '집중력'에 한번 집중해 보자. 한국집중력센터 이명경 소장의 도움으로 집중력에 대해 가졌던 오해도 풀고, 엄마가 함께 하는 집중력 향상법도 배워보자.

사진제공=한국집중력센터

집중력에 대한 오해와 진실

오해1

어릴 때 집중을 잘했던 아이가 커서도 집중을 잘한다.

집중력은 수동적 집중력과 능동적 집중력으로 구분된다. 수동적 집중력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집중력이다. 인간은 자기 주변 세계를 탐구하고 적응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상황에서는 높은 집중력을 보이고, 익숙하고 편안한 상황에서는 낮은 집중력을 보인다. 어린 아이일수록 새로 접하는 것들이 많고,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적기 때문에 하나의 새로운 놀잇감이나 교구를 만나면 오랜 시간 집중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놀잇감이나 교구를 충분히 만져보고 익숙해진 후에는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수동적 집중력은 아이가 자랄수록 낮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능동적 집중력이 메워야 한다. 능동적 집중력이란 더 이상 새롭거나 신기하지 않은 익숙한 것에서 예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원리나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이다. 특히 공부처럼 어렵고 반복되는 과제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집중력을 끌어내야만 한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시간이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오해2

컴퓨터 게임에 집중을 잘하는 아이는 공부에도 집중을 잘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런 아이들의 집중력은 낮다. 컴퓨터 게임을 할 때의 집중력과 공부할 때의 집중력은 완전히 다르다. 컴퓨터 게임은 화려한 그래픽과 현란한 소리로 아이들을 자극해 필요 이상의 흥분 상태로 만든다. 그 상태에서의 집중력은 수동적 집중력이다. 컴퓨터 게임에 익숙한 아이들은 차분히 앉아서 생각을 정리하고 적극적으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더 집중하지 못한다. 아이는 집중할 수 있는데 꾀를 피우며 일부러 집중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집중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이런 아이에게 야단만 치는 것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 대신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집중하는 방법을 가르쳐 줘야 한다.

오해3

집중력이 아주 낮은 아이들은 모두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아이다.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는 지금 현재의 산만한 정도만을 기준으로 진단되지 않는다. 장애로 진단되기 위해서는 학교 입학 전 유아기부터 장소를 가리지 않고 거의 대부분의 상황에서 같은 나이대의 다른 아이들보다 확실히 더 많이 부주의하고 충동적이었다는 것이 확인돼야 한다. 또 아이가 정서적으로 불편할 만한 상황에 놓여 있지 않았다는 것과 인지적인 문제가 없다는 것도 입증돼야 한다. 아이가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다. 부부 불화로 인한 가족 내 긴장감, 지나친 조기 교육으로 인한 학업 스트레스, 부모의 엄격하고 평가적인 태도, 동생의 탄생으로 인한 가족 내 소외감, 부모의 비일관적인 양육태도, 양육자의 우울 혹은 무기력으로 인한 정서적 방임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아이들의 대부분은 정서적 안정감과 자신감을 높여주는 것을 통해 집중력을 높여줄 수 있다.

오해4

집중력은 타고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집중력은 타고나는 것이기 때문에 노력해도 높일 수가 없다고 오해한다. 집중력, 그 중에서도 특히 능동적 집중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과정에서 발달하는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모두 능동적 집중력이 높다. 공부 자체가 재미있고 즐거워서 자연스럽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어렵고 힘들지만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스스로를 달래고 조절하면서 적극적으로 집중력을 끌어내는 것이다. 이런 능동적 집중력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어떤 부모와 교사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교육하였는지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누구나 어릴 때부터 제공된 교육기회와 경험, 심리적·물리적 환경상의 문제점을 찾아 변화시켜 주는 것과 동시에 집중하는 방법을 가르치면 능동적 집중력을 발달시킬 수 있다.

오해5

집중력은 공부에만 영향을 미친다.

집중력이 공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런데 집중력은 공부뿐만 아니라 친구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적다. 집중력이 높은 아이는 친구들과 놀이를 하거나 대화할 때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잘 파악한다. 놀이나 대화 상황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친구의 말이나 행동의 의도를 재빨리 파악하고, 자기 마음대로 충동적으로 행동하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행동을 한다. 반면 집중력이 낮은 아이는 놀이의 규칙과 순서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며, 다른 사람의 말에 성급하게 끼어들기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 당하거나 무시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들을 방치하게 되면 성적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감도 떨어질 수 있다. 김경희 기자 edu@busanilbo.com

엄마와 함께 실천하는 집중력 향상법

1. 시간 감각을 키워주자.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특정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예상 시간을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숙제를 하거나 학습지를 풀 때도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예상하면 그에 맞추어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또 아이가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을 때 갑자기 끼어들어 중단시키는 것보다는 그것을 계속할 수 있는 시간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아이에게 "5분 후에 밥 먹을 거니까 텔레비전은 그때까지만 보자. 5분 후에는 텔레비전 끌 거야" 하고 알려주는 식이다.

2. 자기 모습을 모니터링 하도록 하자.

집중력이 아무리 높은 사람도 딴 생각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집중력이 높은 사람은 딴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을 얼른 발견하고 다시 하던 활동에 몰두할 수 있는 반면, 집중력이 낮은 사람은 딴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다른 사람이 지적해야만 알아차리는 경향이 있다. 자기를 모니터링 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지적하고 야단치기보다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니? 집중해서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러니?" 등의 대화를 통해 아이 스스로 자신을 관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3. 소음 없는 시간을 만들어 주자.

어린 아이들의 청각 자극에 대한 민감도는 성인의 민감도와 다르다. 태아가 성인과 같은 청각 민감도를 갖는 데까지는 약 1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전까지 아이들은 덜 중요한 소리를 무시하고 더 중요한 소리에만 반응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그만큼 주변 소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서는 하루에 적어도 30분에서 1시간 정도는 소음 없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컴퓨터, 휴대폰 등을 다 끄고 조용한 상태에서 차분히 책을 읽거나 공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때는 엄마도 설거지나 청소 소음을 만들지 말고 조용한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4. 정해진 곳에서 정해진 활동을 하도록 하자.

아이가 어릴수록 여기저기 옮겨가며 공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부는 항상 정해진 장소 즉, 공부방 책상에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부모가 아이의 공부를 도와줘야 하는 경우에 마루에 상을 펴거나 식탁에서 하는 것보다는 부모가 아이의 책상 옆으로 가서 보조 의자를 놓고 도와주는 것이 좋다. 또 공부 중인 아이에게 간식을 먹여야 하는 상황에서도 책상으로 먹을 것을 가져다 주지 말고, 식탁으로 와서 음식을 먹고 난 후에 다시 책상으로 돌아가서 공부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책상에서는 공부만 한다는 것이 습관으로 자리 잡아야만 책상 앞에서 딴 생각을 덜하게 된다. http://www.busanilbo.com/news2000/html/2008/0527/0K0020080527.1033151601.html 한국집중력센터 이명경 소장 입력시간: 2008. 05.27. 15:16

'敎育'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나리자의 비웃음  (0) 2009.11.26
수재 집안  (0) 2009.11.26
美國 최고학생  (0) 2009.11.26
명품 언어  (0) 2009.11.26
리더(leader)는?  (0) 2009.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