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양(密陽)>

2009. 11. 28. 19:32文化

 

▲ 전도연

개봉일 : 2007년 05월 24일

원작 : 이청준 <벌레이야기>

각본 : 이창동

감독 : 이창동

촬영 : 조용규

주연 : 전도연, 송강호, 조영진, 김영재, 선정엽, 송미림, 김미향, 이윤희, 김종수, 김미경, 오만석

등급 : 15세 이상 관람 가

장르 : 드라마

상영시간 : 142 분

배급사 : 시네마서비스

제작국가 : 대한민국

홈페이지 : http://www.secretsunshine.co.kr

시놉시스(synopsis)

http://www.cinecine.co.kr/movie.asp?code=5577&back_url=/movie/coming_soon.asp?view_yymm=200705

밀양 입구의 국도. 아들과 함께 죽은 남편의 고향을 향해 가던 신애의 고장 난 차가 카센터의 종찬을 불렀다. 렉카차를 타고 밀양으로 들어가는 세 사람. 그러나 아직 그들은 모른다.

인생의 마지막 희망인 아들과 함께 밀양에 내려와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신애와 표현에는 한없이 서툴지만 그녀의 주변을 맴돌며 묵묵히 지켜보는 카센터 사장 종찬이 만나 사랑을 찾아간다.

남편이 죽었다. 아들도 죽었다!

“당신이라면 이래도 살겠어요?”

신애는 피아노 학원을 열었다. 이제 통장엔 아주 작은 돈이 남았을 뿐이지만, 그녀는 이웃들에게 ‘좋은 땅을 소개해 달라’며 자신만만하게 새 생활을 시작한다. 죽은 남편의 고향에 덩그러니 정착한 모자를 측은하게 보는 사람들에게 “저 하나도 불행하지 않아요.”라고 애써 말하며, 씩씩하게 군다. 그러던 중, 아들 준이를 잃었다. 숨바꼭질을 그렇게 좋아하던 아이는 그렇게 영영 나타나지 않았다.

동그라미처럼, 그가 맴돌기 시작하다

친구가 좋고, 다방 레지 아가씨의 치마 속이 궁금한 종찬은 서울서 밀양에 살러 왔다는 신애를 만난다. 살 집을 구해주고, 피아노 학원을 봐주고, 그녀를 따라 땅을 보러 다니며 그의 하루 일과는 시작된다. 이따금 돌발적인 신경질과 도도하고 고집스러운 듯한 그 여자는 관심 좀 꺼달라며, 그를 밀어낸다. 그래도… 자꾸 그 여자가 맘에 걸린다.

이런 사랑도… 있다!

그녀에겐 남은 것이 없는 모양이다. 울다, 울다… 그저 혼자 토하듯 울고 있다. 모든 걸 잊고 싶지만, 모든 원망을 놓아 버리고 싶지만, 할 수 없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싸우려, 그녀만의 일탈을 시작한다. 오늘도 종찬은 그런 그녀 주변을 빙글 뱅글 맴돌고 있다. 모든 사랑을 잃어버린 여자와 지 맘도 잘 모르는 속물 같은 남자.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과연, 그들은 함께 찾을 수 있을까? 사랑… 시작할 수 있을까?

제작노트

캐릭터&캐스트(character&cast)

신애(전도연) : 그녀 연기인생의 새 출발을 이야기하다

서른세 살. 남편을 잃은 그녀는 아들 준과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가고 있다. 이미 그녀는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피아니스트의 희망도 남편에 대한 꿈도… 이 작은 도시에서 그 만큼 작은 피아노 학원을 연 후, 그녀는 새 시작을 기약한다. 그러나 관객은 이내 곧 연약한 애벌레처럼 웅크린 그녀의 등에서 새어 나오는 울음소리를 듣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던지는 질문에 부딪히게 된다. “당신이라면 이래도 살겠어요?”

종찬(송강호) : 그 만의 사랑방식을 이야기하다

밀양 외곽 5km. 그는 신애(전도연)를 처음 만난다. 고장으로 서버린 그녀의 차가 카센터 사장인 그를 불렀던 것. 그리고 이 낯선 여자는 자신의 목소리처럼 잊히지 않는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다. 그는 밀양과 닮아 있다. 특별할 것이 없는 그 만큼의 욕심과 그 만큼의 속물성과 또 그 만큼의 순진함이 배어 있는 남자.

마을잔치나 동네 상갓집에 가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그 누구처럼 그는 신애의 삶에 스며든다. 그는 언제나 그녀의 곁에 서 있다. 한 번쯤은 그녀가 자신의 눈을 바라봐주길 기다리며…

이창동 감독 ‘밀양’, 김기덕 감독 ‘숨’ 올해 칸(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영화제 초청

이창동 감독의 ‘밀양’과 김기덕 감독의 ‘숨’이 제 60회 칸 영화제(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칸 영화제(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조직위원회(http://www.festival-cannes.org)는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 두 작품을 포함한 경쟁부문 22편을 발표했다. ‘밀양’은 송강호와 전도연이 주연한 이 감독의 네 번째 작품이며 ‘숨’은 중국스타 장첸을 기용한 김기덕 감독의 열네 번째 영화. 두 감독이 칸의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 달 16일 개막하는 올해 칸의 개막작은 왕가위 감독의 ‘마이 블루베리 나잇’(My Blueberry Nights). 주드 로, 나탈리 포트만 등 할리우드 스타를 캐스팅해 왕가위가 영어로 찍은 첫 프로젝트다. 또 구스 반 산트의 ‘패러노이드 파크’(Paranoid Park), 코엔 형제의 ‘노인에게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 에밀 쿠스트리차의 ‘내게 이걸 약속해줘요’(Promise Me This) 등 거장의 작품들이 대거 포함됐다. 어수웅 기자 발행일 : 2007.04.20 / 문화 A24 면

이창동 감독 4년 만의 복귀자이자 올해 칸 영화제(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 ‘밀양’

• 현실에, 신앙에 모두 배신당한 여인…, 삶이란 이해 가능한 대상인가?

야외용 돗자리 대충 깔고 누운 신애(전도연)의 얼굴 위로 경남 밀양의 햇빛이 수직으로 내리꽂힌다. 이 은밀한 햇빛(密陽)과 신애 사이에서 숨을 헐떡거리는 사내는, 점잖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약국 집 주인. 교통사고로 남편을 보낸 데 이어 얼마 전에 자식까지 잃은 여자가, 사랑의 감정이라고는 어림 반 푼어치도 갖고 있지 않은 남자 밑에서 다리를 벌리다니. 더구나 그 약사는 신심 깊다고 이름난 교회 장로인데. 이게 도대체 어찌된 까닭인가.

‘밀양’(5월 24일 개봉)은 결국 “삶이란 이해 가능한 대상인가”를 질문하는 영화다. 이창동 감독 4년 만의 복귀 작이자 올해 칸 영화제(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관심을 모은 이 작품의 외피는 송강호·전도연 두 스타 배우의 멜로드라마. 하지만 그 속에서 도돌이표처럼 반복하는 물음은,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본질적 의문이다. 인간은 과연 진실을, 타인을, 그리고 신을 이해할 수 있는 존재인가. 끝없는 노력과 욕망에도 불구하고 최종적 해답은 결국 주어지지 않는 것인가. 각각의 대답은 관객이 직접 찾아야 할 몫이겠지만, 이창동 영화에 해피엔딩은 비집고 들어설 틈이 없는 듯하다.

영화는 신애가 가는 곳이면 늘 감초처럼 따라다니는 넉살 좋은 카센터 사장 종찬(송강호)의 시선을 쫓는다. 신애의 유혹에 못 이겨 순간적으로 그녀를 보듬었던 약사(마지막에는 신앙을 이유로 섹스를 포기한다)와 달리, 초지일관 신애를 따라다닌 순정의 노총각이다. 둘의 캐릭터는 극과 극. 죽은 남편 고향이라는 이유 하나로 생면부지의 밀양을 찾아온 신애가 영혼에 굳은살까지 박인 상처 많은 여자라면, 종찬은 정반대다. 배달 나온 다방 여종업원 치마 속 훔쳐보는 게 특기고, 면박과 구박에도 전혀 굴하지 않고 이곳·저곳에 얼굴을 들이미는 염치 좋은 사내.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속물이고, 그래서 더욱 정이 가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특별한 미학적 허세 없이 이야기 전달에 충실하던 이 멜로드라마가 전환점을 겪는 계기는 신애 아들의 유괴. 엄마에게 삶의 존재 이유였던 이 어린 소년은 자신이 다니던 웅변학원 원장에게 납치를 당하고 결국 목숨까지 잃는다. 감독이 좀더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발언을 드러내는 것도 이 대목부터다. 예상외로 신앙에 귀의하는 신애, 살인마를 용서하겠다는 어려운 결심, 그리고 마침내 교도소를 찾았을 때의 충격. 그 천인공노할 유괴범은 너무나 해맑은 얼굴로 “나도 이곳에서 하나님을 만나 이미 용서를 받았다”고 간증했던 것이다. ‘밀양’은 현실과 신앙 모두에게서 배반당하고 분열을 겪는 신애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석규(‘초록 물고기’) 설경구(‘박하 사탕’) 문소리(‘오아시스’)에게서 각각의 최고 연기를 이끌어냈던 이창동 감독은, 이번에는 송강호와 전도연이라는 당대의 명배우를 통해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캐릭터를 축조해냈다. 가끔은 통역이 필요할 만큼 밀양 사투리를 걸쭉하게 구사하며 투박한 사내를 살아낸 송강호와, 순진함과 요염함, 분열과 공포를 한 얼굴에 담아낸 전도연은 지금까지 이들이 쌓은 명성이 허명이 아님을 다시 한 번 입증한다.

이 두 명의 스타를 제외하면 ‘밀양’의 거의 모든 배우는 낯선 얼굴들이다. 울산과 대구 등 지역 연극무대 출신과 오디션을 통해 새로 뽑은 연기자다. 우리 주변 필부필부(匹夫匹婦)로 보이는 이 조연들의 열연은 새삼 관객을 각성시킨다. 삶에 관한 고통스런 질문은 관객인 우리 역시 피해갈 수 없다고. 영화 마지막 신애의 친정 남동생이 이 자그마한 소도시를 찾았을 때, 그는 깍쟁이 같은 서울말로 묻는다. 밀양은 어떤 곳이냐고. 종찬은 “뭐 딴 데하고 똑같지요. 사람 사는 데 다 똑같지”라고 퉁명스런 사투리로 받는다. 스크린 위로 빽빽할 만큼 쏟아지는 햇빛(密陽)을 보고 있자니, 현기증이 인다. 삶은 얼마나 불가해한 것인가. 어수웅 기자 jan10@chosun.com 발행일 : 2007.05.02 / 문화 A22 면

이창동 감독의 네 번째 영화 '밀양', 절대적 절망 앞에 한 조각 비밀스런 햇빛…

처음부터 수상했다. 이창동, 이 지독한 리얼리스트가 멜로를 한다는 사실이. 두근두근 몽클한 감정의 조각을 꿰맞추기엔, 이 작가의 물기 없는 언어는 너무 뻑뻑하지 않은가. 그래서 사건현장의 형사처럼 의구심을 품고 시사회장에 들어섰다. 전도연과 송강호가 나란히 포즈를 취한 포스터를 부비트랩 피하듯 조심스레 돌아서.

의심은 오래지 않아 확신으로 바뀌었다. 이창동 감독의 네 번째 작품 <밀양>(24일 개봉)은 구원의 가능성에 대한 영화다. 의뭉스레 ‘멜로’라는 카피를 달고 있지만, 감독은 그가 오랫동안 말하고 싶었던 종교와 구원에 관한 얘기를 작심하고 쏟아 놓는다. ‘상실감마저 꺾어버리는 절대적 절망이 닥쳤을 때,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영화는 남편을 잃은 신애(전도연)가 어린 아들과 함께 남편의 고향 밀양으로 향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감독은 구질구질한 내러티브 대신 동네 아줌마들을 닮아 가려는 신애의 노력을 통해 그가 겪은 슬픔의 무게와 삶의 의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아들의 죽음과 함께 그를 지탱하는 모든 것이 한꺼번에 무너진다. 신애가 기독교 신앙을 지팡이 삼아 버티는 건, 그래서 영적이라기보다 물리적이다.

그러나 신애는 자신이 용서하기도 전에, 아들을 죽인 남자의 입에서 ‘하나님의 용서’를 듣고 만다. 그 순간의 배신감은 물리적 신앙의 지팡이를 분질러 놓기에 충분하다. 그를 일으킨 건 하나님이 아니라, 하나님이란 밧줄을 붙잡은 신애 자신이었으니까. 용서를 할 권한조차 빼앗아 버린 하나님은 또 하나의 ‘절망’일 뿐이다.

구원의 가능성은 마지막에 가서야 슬며시 그 얼굴을 내민다. 절망도 믿음도 배신감도 지나간 뒤 스스로 머리를 다듬는 신애 곁으로 햇볕 한 조각이 따스하게 내리비친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비밀스러운 햇볕(密陽)’이.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결국 모든 희망과 구원의 출발은 자기 존재의 소중함, 내 귓전에 나의 심장박동이 들린다는 놀라운 사실이 아닐까.” 선불교의 살불살조(殺佛殺祖)를 떠올리게 하는, 이창동식 주체주의 또는 인간주의다.

이창동은 <밀양>이 종교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꺼렸지만, 이 영화는 인간의 구원 가능성을 기독교라는 소재를 지렛대 삼아 진지하게 성찰한다. 이런 진중한 주제를 이창동 특유의 리얼리즘으로 그렸다는 사실만으로도 <밀양>은 충분히 빛을 발한다. 삶의 짠내와 비린내를 핍진하게 담아내는 이창동 어법은, 관념 속에서 변색되기 쉬울 법한 이 영화의 주제에 처절한 사실주의의 옷을 입힌다.

그러나 지나치게 기독교를 ‘소재화’하는 감독의 시도가 이 영화에 탁한 분위기를 씌워 놓은 것도 사실이다. ‘리얼리즘’적 시각에서 바라본 것이라고 하기엔, 기독교에 대한 이 감독의 시선은 결코 편치가 않다. 그 불편함이 이 영화 속의 유일한 과잉이다. 이창동 특유의 절제력이 기독교에서 유독 무너지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어쨌든 <밀양>은 오랜만에 진지하고 깊이 있는 사색을 요구하는 영화다. 랑그와 빠롤 사이의 장난질만 난무하는 21세기 소설만 읽다가, 1980년대의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이나 김성동의 <만다라> 같은 옛 소설을 다시 펴는 감동을 준다. 폭발하는 듯하면서도 결코 넘치지 않는, 대한민국 두 최고배우의 연기를 보는 기쁨도 있다.

사족 하나. 이 지독한 인간주의 영화가 프랑스 칸영화제(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서 어떤 평을 받을지 궁금하다. 학교에서 십자가와 히잡의 착용도 금지하는, 지구상에서 세속주의(secularism)를 가장 신봉하는 나라 평론가들이 모이는 만큼 <밀양>에 열광할 것 같은 예감이 들기는 한데… 유상호 기자 shy@hk.co.kr 입력시간 : 2007/05/02 19:07:58 수정시간 : 2007/05/02 19:18:36

美언론 "'밀양' 전도연 신이 내린 캐스팅"…, 배역 소화 극찬

국내 평단도 '여우주연상감' 주목, 16일 '칸(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개막 앞두고 관심 고조

"영화 '밀양'의 전도연은 하늘이 선택한 듯한, 완벽한 캐스팅이다!"

제60회 칸 국제영화제(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공식 경쟁부문 진출작인 '밀양'의 전도연이 해외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미국의 유력 언론인 LA 위클리는 최근 장문의 영화 리뷰를 통해 작품의 완성도와 배우들의 열연에 대해 '특별 언급'했다. 스콧 폰다스 기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리뷰를 통해 "전도연은 기복이 심한 감정의 흐름 속에도 중심을 잃지 않는 대범함을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전도연을 '발견'했다"고 표현한 폰다스 기자는 "(전도연은) 연기라고 부르기 힘들 만큼 정형화되지 않은 연기를 자연스럽게 펼쳤다. 겉으로는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고 속을 알기 힘든 여인이지만 내면에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힘과 미덕을 가진 신애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고 평했다.

전도연의 열연은 지난주 첫 시사회 이후 국내 평단 또한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관계자들은 신애란 인물이 해외영화제에서 선호하는 다층적 캐릭터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 벌써부터 전도연의 여우주연상 수상을 점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

한편 폰다스 기자는 송강호에 대해선 '정점에 선 배우로서 자신의 역할을 즐기듯 연기를 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작품에 대해서도 칭찬 일색이었다. "한 작품이 어떻게 이런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낼 수 있는지 믿기 어려울 만큼, 이창동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은 희극과 비극, 빛과 어둠이라는 서로 너무나도 다른 두 영역을 거의 인지할 수 없을 만큼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주 국내 시사회 등을 통해 '밀양'을 접한 해외 유명 영화제 프로그래머들도 박수갈채를 보냈다"며 "16일 칸 국제영화제 개막을 앞두고 국내외에서 '밀양'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스포츠조선 전상희 기자 입력시간 : 2007.05.06 10:59

[씨네리뷰] 전도연 혼신 다했지만 ‘밀양’에 집중할 수 없는 몇 가지 이유

영화 ‘밀양’(감독 이창동 / 제작 파인하우스필름)의 전도연을 두고 “신이 내린 캐스팅”이라 호평한 해외 언론들의 말이 맞기는 하다.

전도연은 혼을 다해 연기했지만 ‘밀양’이 관객에게 ‘집중도 있는 영화’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영화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요소가 몇 가지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전도연과 송강호의 멜로연기를 기대하고 극장에 들어간 관객들은 신애와 종찬의 ‘연애 같지 않은’(?) 연애에 실망할 수 있다. ‘밀양’의 사전 정보인 ‘신애와 종찬의 러브스토리’를 기대한다면 오산이다. 가슴 시린 러브스토리를 기대한 관객들은 영화의 초반을 넘어설 때쯤 갑자기 ‘밀양’에서 유괴를 소재로 한 영화 ‘그놈 목소리’의 분위기를 느낀다. 남편을 잃은 신애(전도연)는 아들과 함께 남편의 고향인 밀양에 내려가 피아노 학원을 차리며 행복하게 살아가려고 애쓴다. 카센터 사장인 종찬(송강호)은 신애를 마음에 두고 그녀 주위를 맴돈다. 신애의 삶의 희망이던 아들은 믿었던 이웃에 의해 유괴, 살해된다. 그 후 이웃에 있는 약사에 의해 기독교에 귀의한 신애는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용서하기 위해 교도소를 찾지만 자신이 아닌 신으로부터 용서를 받았다는 살인범의 말에 신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방황을 시작한다. 신을 원망하게 된 신애는 자신의 귀의를 도와준 약사의 남편인 교회 집사를 유혹하려 하고 교회 부흥회에서 설교 중인 목사를 방해한다.

또 하나의 관람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는 삶이 고통스러워 힘들어 하는 신애에 비해 그녀의 주변만 뱅뱅 돌면서 시종 장난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종찬에게 있다. 그 장난스러운 태도는 종찬의 신애를 향한 마음이 진실한 사랑으로 와 닿지 않게 만든다. 애초 종찬의 캐릭터 설정이 코믹 멜로를 지향하는 것이라지만 눈물을 흘리게 하는 멜로영화에 익숙해져 있는 관객들은 좀처럼 그에게 감정을 이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

영화는 신애와 종찬의 러브스토리 보다는 신애의 ‘종교에 대한 귀의’와 신에게 느낀 배신감에 초점이 맞춰져 멜로영화인지 종교영화인지 혼동을 야기한다. 15세 관람가. 5월 23일 개봉한다. 뉴스엔 홍정원 기자 man@newsen.com 2007년 5월 23일(수) 8:51

http://www.secretsunshine.co.kr

http://sports.chosun.com/news/news.htm?name=/news/entertainment/200705/20070506/75f77103.htm

http://play.uccc.co.kr/player.swf?pcode=xtt7&num=52524&s=1

'밀양', 칸 영화제(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여우주연상 수상

- [특집] 제 60회 칸 영화제

- [화보]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 전도연

한국 영화계에 3년 만에 세계 3대 영화제(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Venezia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erli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수상작, 20년 만에 3대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작이란 영예를 안긴 이창동 감독의 ’밀양’은 ’인간의 삶이란 과연 어떠한가?’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 감독이 1988년 이청준 씨의 단편 ’벌레 이야기’를 읽은 후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질문이 한 편의 장편영화로 만들어졌다. 그가 4년 만에 감독 복귀작으로 내놓은 ’밀양’은 인간과 삶을 향한 그의 끝없는 질문이 한층 밀도 있게 그려져 있다.

여주인공 신애(전도연 분)는 극단의 상황에 맞닥뜨린다. 그리고 종찬(송강호)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그를 묵묵히 지켜본다.

신애가 부딪힌 상황은 평범한 인간의 삶에서 가장 힘든 장면들이다. 남편이 죽은 뒤 세상의 전부인 아들과 남편의 고향 밀양에 찾아온다. 그 곳에서 신애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마저 유괴당해 죽는 모진 고통을 당한다. 아들의 죽음은 어찌 보면 신애의 자만과 허영 탓. 낯선 사람들과 융화하기 위해, 혹은 그들과 다르다고 말하기 위해 부렸던 허세가 결국 아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

신애가 밀양으로 온 첫날 만난 카센터 사장 종찬은 신애 곁을 맴돈다. 그 흔한 “사랑한다”는 말조차 하지 못한 채. 스러져가는 신애가 어느 날 갑자기 신에 의지해 교회를 찾을 때도 종찬은 그와 함께 한다. 신애가 신에게 구원을 받았다고 자신하며 아들의 살해범을 만난 순간, 신애는 자신이 생각했던 신의 구원이 얼마나 부질없었던 것인지 깨닫는다. 신에게 이미 용서를 받았다는 살해범으로 인해 신애는 인간과 신에게 절망하고 만다. 그는 일탈된 행동을 보이며, 결국 정신까지 놓고 만다.

’밀양’은 그럼에도 신애가 살아갈 수밖에 없으며, 그것이 또한 삶이라고 말한다. 고통도, 구원도, 용서도, 분노도 생이 지속되는 한 내내 안고 가야 할 삶의 편린일 뿐이다.

’비밀스러운 햇빛’, 혹은 ’빽빽한 햇볕’이라 해석할 수 있는 ’밀양’은 대한민국 보통의 소도시이기도 하다. 누구나 그런 상황을 맞을 수 있고, 대부분 그런 상황을 맞는다 해도 그저 그렇게 살아갈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밀양’에서 햇살은 아주 중요한 메타포로 작용한다. 첫 장면 신애와 아들이 누워 바라보는 하늘에서 내리쬐는 눈부신 햇살, 신애가 신에게 절망한 채 신에게 도전하는 순간 신애를 향해 정면으로 내려앉는 햇살, 그리고 마지막 장면 신애 집 마당에 비추는 한 조각 햇살까지.

’과연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라는 해묵은 과제를 두고두고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연합뉴스 입력시간 : 2007.05.28 03:12

http://spn.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5/28/2007052800118.html

http://spn.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5/29/2007052900012.html

http://spn.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5/29/2007052900015.html

"전도연, 상실감과 절망 비범하게 표현", 해외 언론, 전도연 호연에 앞 다투어 찬사

세계인의 시선이 ‘2007 칸의 보석’ 전도연에게 쏠렸다.

세계 4대 통신사 중 하나인 영국 로이터가 “전도연은 이번 칸 국제영화제(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의 경쟁 부문을 비롯해 안젤리나 졸리가 출연한 영화 <마이티 하트> 등 비경쟁부문에 통틀어 가장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다”고 극찬할 정도다.

통신사를 비롯해 전 세계 유력 언론사는 전도연의 호연에 앞 다투어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일약 ‘월드스타’로 도약한 전도연에 대한 세계 영화계의 평가를 속속들이 모아봤다.

▲ “강한 여배우로 인해 발군의 빛을 발한 칸 국제영화제, 대담무쌍한(fearless) 여배우가 올해 칸 영화제를 매료시켰다.” (뉴욕 타임즈)

▲ “전도연은 감성적이고 섬세한 여자의 모습은 점진적이고 미묘하게(subtlety) 보여줬다.” (BBC)

▲ “<밀양>은 전도연의 섬세한 연기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영화다. 전도연은 한국의 다른 여배우들이 소화해내기 힘든 광신자 역할을 100% 소화하며 영화를 이끌었다.” (미국 버라이어티지)

▲ “34세의 여배우, 용감한 연기로 갈채를 받다.” (AFP 통신)

▲ “<밀양>은 문학적 섬세함으로 묵상에 잠기게 하는 영화다. 전도연이 상실과 절망을 비범하게 표현했다.” (미국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지)

▲ “전도연은 영화 <밀양>을 통해 잊혀지지 않는 연기를 선보여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시카고트리뷴지)

▲ “한국의 여배우가 프랑스의 밤을 지새우게 했다.” (뉴스 인터액티브)

▲ “전도연이 열정과 고통을 멋지게 소화하며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타임매거진)

▲ “상실과 슬픔이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제였다.” (독일 DK통신)

▲ “전도연이 한국여성의 절망과 슬픔을 섬세하고 잔잔하게 그려냈다.”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지) 스포츠한국 문미영기자 mymoon@sportshankook.co.kr

▲ 칸영화제(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여우주연상을 받아들고 미소 짓고 있는 한국 여우 전도연

▲ 전도연 칸영화제(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여우주연상 시상무대의 한국배우 송강호 전도연 이창동감독

“칸의 여왕 전도연을 위해” 명품 줄섰다

‘칸의 여인’ 전도연을 돋보이게 한 고급스러운 은빛 드레스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랄프로렌의 작품이다. 일찌감치 명품 배우를 알아본 랄프 로렌 측은 이례적으로 ‘한국의 여배우 전도연이 칸국제영화제에서 입을 드레스니 다른 여배우들에게 협찬하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각국 지사에 전달했을 정도로 초특급대우를 했다. 2사이즈를 입는 전도연의 몸에 맞게 세심하게 수선하는 정성도 보였다.

드레스는 반짝이는 은색에 고급스러운 황금빛이 감돌아 작은 체구의 전도연을 세계가 주목하는 여인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는 이 드레스는 20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작품’이다. 칸 시상식을 준비하던 전도연이 디자인북에서 직접 골라 이달 초 미국 랄프 로렌 본사에 요청해 항공편으로 들여왔다.

특히 전도연의 장점인 아름다운 어깨선을 강조한 홀터넥 스타일로 옷자락이 겹치는 왼쪽허리 랩부분은 크리스털 브로치로 멋있게 마무리했다. 전도연은 평소에도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랄프 로렌 의상 마니아로 지난 대종상 시상식에서도 랄프 로렌 드레스를 입었을 정도다. ‘칸의 여인’을 제대로 알아본 랄프 로렌은 수상소식을 접한 뒤 여우주연상 시상식에서 이 드레스를 입어준 전도연에 대한 감사표시로 드레스를 선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로피를 받은 전도연의 왼쪽 손목은 세계에 단 하나뿐인 불가리의 빈티지 팔찌가 장식했다. 1950년대에 제품으로 4줄의 붉은 루비가 손목을 감싸며 중앙에는 다이아몬드가 풍성하게 박혀 있어 화려함을 더했다. 불가리 측은 로마 본사에서 칸의 전도연에게 직접 제품을 전달할 만큼 성의를 보였다. 반짝반짝 빛나는 전도연은 블랙 스와로브스키 백 ‘킴’으로 패션의 마무리를 지었다.

‘카멜레온 같은 여배우’라고 현지 언론의 찬사를 받은 전도연은 칸의 분위기에 맞춰 변신하기 위해 총 14벌의 드레스를 챙겼다. 2벌의 랄프 로렌 드레스 외에도 크리스티앙 디오르, 루이뷔통, 베라왕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드레스를 준비했다.

앞서 지난 24일 영화 ‘밀양’ 공식 상영 뒤 열린 기자회견 레드카펫에서는 불가리 하이주얼리 목걸이를 걸고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프리실라 드레스를 입었다. 지중해의 햇살과 붉은 레드카펫 사이에서 단아한 에메랄드 그린빛이 ‘칸의 여인’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국내에 단 두 벌만 들어와 있는 제품으로 협찬사인 디오르 측은 전도연에게 드레스를 선물했다. 황금 소재의 불가리 목걸이에는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가 장식돼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레드카펫에서는 크리스티앙 디오르 목걸이를 착용해 살짝 변화를 주는 센스를 보였다. 1억원 상당의 목걸이는 유려하게 굽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프랑스에서만 판매되는 제품으로 디오르 측이 파리에서 칸까지 특별 공수한 제품이다. 이날 그녀의 손에 들려 있던 클러치백은 스와로브스키 ‘베티 컬렉션’ 제품이다. 다양한 크기의 보석으로 율동적인 장식을 보인 이 백은 한국인 여배우로는 전도연에게 처음으로 협찬됐다. 이날 전반적으로 차분한 패션에는 지미 추의 화려한 샌들이 도발적인 방점을 찍었다.

▲ 월드스타 전도연 입국

'제60회 칸 영화제(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배우 전도연이 2007년 5월 29일(화)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연합뉴스)

'칸 여왕' 전도연 50억+α 주가급등 황금칩!, CF모델 러브콜 쇄도… 할리우드 진출설 등 '몸값 폭등'

배우 전도연이 칸 국제영화제(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수상으로 몸값 수직 상승을 경험할 전망이다.

전도연이 28일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여배우로 강수연 이후 20년 만에 세계 3대 영화제(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Venezia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erli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트로피를 거머쥐면서 한국 연예계의 '큰손'이 됐다. 전도연의 수상 소식이 전해진 이날 소속사 iHQ의 주가는 8.87% 급등해 '전도연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전도연이 시상식에서 입었던 2,000만원짜리 랄프 로렌 드레스와 영화제 기간 동안 착용한 크리츠찬 디오르, 스와로브스키 등 명품 브랜드에는 관련 제품에 대한 문의가 밀려들었다. 이들 브랜드는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뜻하지 않은 홍보 효과를 누리며 입이 함지박만해졌다. 실제로 사이버스타 증권거래소인 엔스닥의 경우 이날 '전도연주(株)'의 정기 배당을 실시하면서 칸 수상의 여파를 간접적으로 증명했다. 엔스닥은 "배우 전도연이 <밀양>으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함에 따라 정기 배당을 실시합니다."는 공지를 이날 오전 띄웠다.

CF 업계에서 벌써부터 전도연에게 뜨거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전도연은 지난 1990년 존슨앤존슨으로 데뷔했지만 최근 CF를 자주 하지 않는 배우로 유명하다. 하지만 칸국제영화제(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수상으로 월드스타 대열에 들어선 데다 결혼으로 행복한 신혼을 보내고 있어 명품 의류 화장품, 럭셔리 가전제품 등의 CF 업계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전도연이 지난 3월까지 모델로 나섰던 나드리화장품측은 이번 수상 결과를 듣고 무릎을 치고 있다. 나드리측은 "지난 3월로 2년 계약이 만료됐다. 지금까지 모델이라면 더욱 큰 효과를 봤을 텐데 아쉽다. 그래도 결혼과 칸 수상으로 겹경사를 맞아 행복해 보여 보기 좋다"고 말했다.

전도연이 지난해 나드리와 계약하면서 받은 계약금은 1년 전속에 5억 원이었다. 전도연은 이번 칸 수상으로 2배 가량 몸값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 CF 업계 관계자는 "현재 특급스타 몸값이 8~10억원선임을 감안한다면 전도연의 몸값은 이에 비해 다소 낮았다. 하지만 이번 수상으로 명실공히 특급 모델로 거듭날 전망이다"고 말했다.

전도연의 몸값 수직 상승과 함께 그녀에 대한 러브콜도 과열 조짐이다. 그가 소속사와 계약이 1년여 남아 있는 상황이지만 전도연을 탐내는 일부 기획사들의 입도선매 움직임을 이미 시작했다. FA 시장에서의 몸값 또한 10억 원대를 웃돌 전망이다. 그 덕분에 전도연은 CF와 전속료 등으로만 한해 50억원대를 벌어들일 블루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도연의 할리우드 진출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점쳐지고 있어 그의 행보에 따라 천문학적인 수익도 예상된다. 현재 장동건 전지현 비 등이 내년에 할리우드에서 개봉될 영화에 출연을 결정했다. 전도연 역시 할리우드에서 세계인들에게 인사를 건넬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스포츠한국 이재원기자 jjstar@sportshankook.co.kr

칸(Cannes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여우주연상 수상 후 귀국 기자회견

전도연 "한국영화계에서 아직 할 일 많아"

이창동 감독 “전도연은 보답 받을 만한 배우”

연합뉴스 입력시간 : 2007.05.30 19:25 / 수정시간 : 2007.05.30 21:55

http://spn.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5/30/2007053001092.html

[분수대] 영화제

이번 주 문화계 최고 뉴스는 영화배우 전도연씨의 칸영화제 여우주연상('밀양') 수상이다. 1987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강수연씨가 '씨받이'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전도연씨와 '밀양'팀은 애국주의적 열광 속에 금의환향했다.

영화계는 수상을 더욱 각별하게 받아들인다. 연출에 이어 연기까지 세계 영화계에 인정받았다는 자부심에, 충무로의 탈출구가 되길 바라는 기대감이 더해졌다. 실제 '밀양' 제작사 측은 수상 이후 저조했던 초반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밝혔다. '전도연 효과'다.

칸영화제는 베니스, 베를린과 함께 3대 영화제의 맏형이다. 3대 영화제는 주최국이 각각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로 예술영화 강국들이다. 할리우드와는 다른 영화들의 경연장이라는 뜻이다. 상업극장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다양하고 수준 높은 영화들을 선보인다. 흥행이 아닌 미학으로 평가받는다. 과감한 실험, 급진적인 정치 비판, 가난한 예술혼이 펼쳐지고 격려 받는다. 진정한 영화인들의 축제다.

그러나 영화제가 오직 순수한 예술의 장이라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영화제는 영화예술 외에 또 다른 얼굴을 보여 준다. 정치와 돈이다. 영화제는 우선, 영화계 내부 치열한 정치의 장이다. 기간 중 영화 상영 못잖게 중요하게 열리는 '파티'들은 영화제가 네트워크 쌓기의 장임을 보여 준다. 세계 영화계의 '정치'와 '친소'는 때때로 수상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영화제의 또 다른 얼굴은 '돈'이다. 칸영화제가 3대 영화제 중 맏형이 된 데는 영화제 기간 중 함께 열리는 칸 마켓 덕이 크다. 돈이 오가는 대형 마켓이 영화제의 덩치를 키웠다는 것이다. 거기에 할리우드 스타들에 대한 칸의 구애는 유명하다. 예술성 위주의 경쟁 부문과 달리 비경쟁 부문을 통해 할리우드 스타들을 초청한다.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가 터지고 세계적 기업의 광고가 붙는다. 스타들은 아카데미상의 전통인 레드 카펫도 밟는다. 화려한 드레스, 천문학적 가격의 액세서리들이 관심사가 된다.

그뿐 아니다. 영화제 대목이면 도시 전체의 물가가 치솟는다. 엄청난 비즈니스다. 한때 니스에 가려 보잘것없던 해변 도시가 세계 문화 권력의 중심, 부자 도시로 재탄생한 경위다. '영화제 마케팅' '문화도시 마케팅'의 전범이 된 배경이기도 하다. 한편으론 배고픈 영화예술의 바다에 풍덩 빠지고, 한편으론 정치와 장사의 주판알을 열심히 튕기는 것. 그것이 영화제의 두 얼굴이다. 양성희 중앙일보 문화스포츠 부문 차장 shyang@joongang.co.kr 2007.06.01 20:25 입력 / 2007.06.01 23: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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