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2. 14:23ㆍ常識
위, 변조 방지 위해 인물초상 이외에 달리 대안 없어
2009년 발행될 고액권의 도안선정 작업에 본격화하면서 각계각층에서 특정 위인을 인물초상으로 채택해야 한다며 다양한 목소리가 제기되면서 이해 집단 간 마찰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소모적 논란을 막기 위해 인물초상이 아니라 차라리 자연물이나 천연기념물, 다이내믹 코리아를 상징하는 디자인 등을 채택하자는 대안도 나오고 있다.
인물초상 이외의 대안으로는 독도와 백두산, 훈민정음, 태극문양, 2002년 월드컵 당시 시청 앞 거리응원 모습 등을 담자는 주장이 한국은행 홈페이지 게시판이나 신문의 독자투고 등에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최근 모 대학교수는 일간지에 기명칼럼을 싣고 `달러화에 필적하는 세계적 통화인 유로화'가 전통 건축물을 도안으로 채택하고 있는 점을 예로 들면서 고액권의 인물초상 채택에 반대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도안선정위원회 구성과 운영의 책임을 맡은 한국은행은 "인물도안 이외에 다른 대안은 채택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은 실무자들은 "위, 변조 방지를 위해서는 인물도안 채택이 불가피하며 특히 고액권일수록 반드시 인물초상을 대표 소재로 활용해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 인물 도안은 위, 변조 식별에 훨씬 용이
한은이 인물초상을 고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위, 변조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자연소재나 건축물 등에 비해 인물초상은 위, 변조 여부를 가려내기가 훨씬 쉽기 때문이다. 예컨대 독도를 고액권 소재로 채택할 경우 독도의 생김새를 정확히 머릿속에 각인하고 있는 일반인이 많지 않기 때문에 위폐범이 비슷하게 그려낸다고 하더라도 구별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인물 도안은 약간만 달리 그려져도 인물 자체가 풍기는 이미지가 확 달라지기 때문에 위, 변조도 여부가 쉽게 드러난다.
21일 한은 관계자는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사람이 과로나 음주 등으로 간밤에 잠을 좀 설치고 나면 다음날 아침 얼굴이 수척해 보이듯이 인물초상은 약간만 달리 그리더라도 풍기는 인상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어서 전 세계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이 인물초상을 지폐 도안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고액권일수록 인물도안 꼭 넣어야
위폐범의 주된 공격대상은 고액권이다. 대표적 위폐인 슈퍼노트는 미화 100달러가 대부분이다. 위폐범 입장에서는 경제적 이득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고액권을 공략대상으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 세계 발권당국은 위, 변조 방지를 위해 인물 도안은 고도의 정밀한 기술을 동원해 제작한다.
인물초상의 옷깃이나 수염, 눈동자 등에 돋보기나 현미경에 의하지 않고는 식별이 어려운 미세문자를 숨겨 넣거나 특수 기호를 끼워 넣곤 한다. 이러한 작업을 직접 손으로 해낼 수 있는 인력은 조폐공사 내에 극소수에 불과하다.
컴퓨터를 통해 지폐의 인쇄 판형에 이미지를 그려내는 첨단장비도 제작되고 있으나 이 장비의 가격은 대당 수십억 원을 호가하며 이 장비의 구매와 판매는 모두 기록에 남기 때문에 위폐범이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는 위폐범들이 과거 조폐당국에서 일했던 전문가들을 동원해 진폐와 거의 흡사한 위폐를 대량으로 찍어내 유통시키고 있다.
위폐식별 전문가들은 지폐의 뒷면 도안에 그려진 인공조형물이나 문자, 기호 등을 통해서는 위폐와 진폐를 구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며 인물도안의 미세한 차이에서 위폐 여부를 확인해낼 수 있다고 한다.
◇ 해외의 사례
지폐에 인물 도안을 채택하지 않는 대표적인 경우는 유로화다. 유로를 사용하는 12개 국가의 이해관계 때문에 특정국가 출신의 위인을 인물 도안으로 채택하는데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해 궁여지책으로 건축물을 소재로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건축물도 현존하는 건축물이 아니라 시대 흐름 별로 건축양식을 대표하는 건축물을 상상해서 그려낸 것이기 때문에 위폐범의 손쉬운 공략대상이 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에는 동물을 대표소재로 쓰고 있다. 과거 정치적 상황이 워낙 혼란스러웠던 탓에 지폐소재로 마땅한 인물소재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화폐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건축물을 대표소재로 채택한 유로화의 경우 위, 변조 방지 측면에서 대표적 실패 사례로 인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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