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와 '무더위'

2009. 12. 2. 15:07常識

최근 들어 낮 최고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초여름 날씨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일사량 증가로 낮에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땡볕더위'나 '불볕더위'라는 용어도 자주 사용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27일 "땡볕더위나 불볕더위는 공식적인 기상용어가 아니지만 건조하면서 햇볕이 강하게 내리쬘 때 '땡볕더위'나 '불볕더위'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땡볕의 경우 '따가운 햇볕', 불볕은 이보다 좀 더 강한 의미인 '불같이 뜨거운 햇볕'이란 뜻으로 어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초여름 더위는 중국의 대륙기단에서 비롯되며 그 특성은 건조하면서 뜨거운 햇볕에 의한 더위로 요약할 수 있다.

반면 장마가 끝난 뒤 찾아오는 더위는 습기를 잔뜩 머금고 있어 '무더위'나 '찜통더위'라고 한다. 무더위는 '물+더위'가 줄어서 된 말로 습기를 잔뜩 머금은 더위라는 뜻이다. 공기 중에 포함된 습기 때문에 당연히 불쾌지수도 높다. 이는 장마가 끝난 뒤 북태평양기단(해양기단)이 올라오면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끈끈하고 후텁지근한 더위를 '땡볕더위'나 '불볕더위'로 쓰는 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며 반대로 건조한 초여름 더위를 '무더위'나 '찜통더위'로 표현하는 것도 부정확한 것이다. 결국 '초여름 더위'와 '장마 후 더위'의 차이는 바로 습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 기자 chun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