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11. 09:40ㆍ交通
에어컨 강하게 틀면 연료 더 들까?
때 이른 더위로 운행 중 에어컨을 작동하는 시간이 점점 늘고 있다. 에어컨은 여름철 자동차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핵심장치인데도 올바른 사용법을 모르는 운전자들이 적지 않다. 특히 초고유가시대를 맞은 이번 여름엔 기름값 걱정으로 에어컨을 마음껏 틀기가 더욱 조심스럽다. 그러나 연료소모를 줄인다는 마음에 에어컨을 약하게만 켜는 운전자는 `어리석은 자린고비`다. 또 에어컨 바람이 시원치 않으면 무조건 냉매부터 보충하거나 교환하는 것도 대표적인 낭비사례다. 올바른 에어컨 사용법과 관리요령을 알아본다.
▲ 에어컨을 강하게 틀면 연료가 더 든다?
에어컨을 켜면 에어컨 컴프레서와 송풍 팬이 작동된다. 에어컨 컴프레서는 엔진동력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연료소모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컴프레서는 실내로 찬바람을 불어주는 송풍 팬의 단수에 관계없이 일정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송풍 팬 단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송풍 팬은 풍량 단수에 따라 배터리의 부하에 변화를 줄 뿐이다. 에어컨의 단수가 연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겨울에 히터를 작동시키는, 무시해도 괜찮은 수준이다. 정 기름을 아끼려면 아예 에어컨을 틀지 말아야 한다. 에어컨을 켜고서도 기름값이 무서워 송풍 단수를 높이지 않는 건 바보 같은 행동이다.
▲ 여름철마다 냉매교환? `NO`, 냉매는 영구적
에어컨 냉매가스는 화학적으로 수명이 없는 물질이다. 가스가 새지 않는다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큰 충격이나 마모로 에어컨관련 부품 이음새 등이 파손되지 않는 한 냉매가스가 새는 경우도 없다. 차를 오래 타다 보면 조금씩 누출되지만 이는 매우 적은 양이다. 따라서 매년 에어컨 냉매를 보충해야 한다는 건 낭설이다. 여름 때마다 고객의 에어컨을 점검해주면서 멀쩡한 냉매를 보충하라고 권하는 정비업소가 있다면 그 곳은 더 이상 찾지 않는 게 좋다.
냉매를 매년 보충해야 할 정도라면 에어컨관련 장치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냉매가스가 빠지는 주 이유는 에어컨 파이프 사이를 연결하는 이음새(O-링)가 마모되거나 변형돼서다. 냉매는 양이 부족해도 에어컨이 시원치 않으나 너무 많아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냉매의 양은 엔진룸의 에어컨 파이프에 연결된 투명 창에 나타나는 기포로 판단할 수 있다. 그늘진 곳에서 엔진과 에어컨을 작동시킨 후 엔진이 1,200rpm 정도로 회전할 때 투명 창에 1~3방울의 기포가 흐르면 정상이다. 이 보다 기포 수가 많으면 냉매가 부족한 것이다.
냉매가 모자라면 그 원인을 찾아 수리한 뒤 재충전해야 한다. 단번에 20% 이상 빠졌을 때는 반드시 관련부품 정비가 필요하다. 한 번 샌 상태에서 그냥 충전하면 또 샌다. 냉매가 미세하게 새는데도 그 원인을 못 찾고 방치할 경우 큰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 일부 차종은 원터치 식 호스 등을 썼기 때문에 매년 냉매가스를 보충해야 했다.
▲ 냉매 점검은 30도 날씨에 해야 정확
냉매 가스 량이 너무 많아도 압축이 제대로 되지 않으며 엔진과 압축기에 부담을 준다. 또 에어컨 작동 때 "끼-익"하는 기계음도 가끔 발생하며 도리어 덜 시원하다. 더도 덜도 말고 제원표에 의한 `정확한 양`을 주입해야 한다. 냉매 량 점검은 흐린 날보다 30도 정도 되는 더운 날씨에 해야 냉매의 순환이 원활해 정확한 점검이 가능하다.
▲ 간단하게 에어컨의 성능을 10% 높인다
엔진오일 교환이나 세차 때 정비사에게 에어컨 컨덴서(응축기) 외부에 붙어 있는 벌레, 이물질, 먼지 등을 압축공기나 고압세차기로 청소해달라고 부탁하면 10% 정도의 냉각효율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켄덴서는 라디에이터 앞에 설치돼 차 속도와 냉각 팬에 의해 기체상태의 냉매를 고압의 액체 상태로 만드는 장치로, 이물질이 붙어 있으면 공기가 잘 통하지 못해 냉각효율이 떨어진다.
▲ 에어컨 스위치를 항상 켜놓지 말라
에어컨 스위치를 켜둔 상태에서 차 시동을 걸 경우 에어컨 압축기를 함께 작동시키는 과정에서 부하가 발생되고 시동모터, 배터리에도 무리를 준다. 반대로 에어컨을 끌 때는 목적지 도착 2~3분 전이 좋다. 에어컨 증발기에는 기온 차이로 항시 수분이 누적돼 먼지와 엉겨 곰팡이 냄새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건조가 필요하다.
▲ 에어컨 필터를 점검하라
에어컨 필터(항균, 실내)는 지난 90년대 말 고급차에 채택되기 시작해 현재 생산되는 대부분의 차에 장착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차에 필터가 있는 지조차 모르는 운전자들도 적지 않다. 국내 여건 상 봄에는 황사, 여름에는 에어컨, 겨울에는 히터를 사용하기 전 등 최소한 1년에 세 번 정도는 필터 점검이 필요하다. 필터가 오염된 상태로 에어컨을 사용하면 작동 때 곰팡이 냄새가 나며 냉각효율도 10% 정도 떨어진다.
▲ 주행 중 갑자기 찬바람이 안 나올 때
고속도로에서 에어컨을 켠 채 장시간 달리다보면 갑자기 찬바람이 안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는 에어컨 안에 있는 증발기가 얼어붙어서다. 이때는 에어컨을 끄고 풍량 조절 스위치를 3~4단으로 한 후 5~10분가량 주행하고 나서 에어컨을 다시 켜면 된다. 에어컨 벨트도 살핀다. 에어컨을 켰을 때 "끼-익" 하고 벨트가 미끄러지는 소리가 들리면 장력조정이 제대로 안 돼 있거나 벨트 수명이 다했다는 신호다.
▲ 에어컨 수명연장 및 관리요령
주행 중 에어컨을 켜는 건 좋지 않다. 차가 달리고 있는 상태에서 에어컨을 작동시키면 압축기(컴프레서)에 순간적인 과부하가 걸려 손상되거나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압축기가 고장 나면 큰 수리비가 든다. 에어컨은 신호대기 등 차가 멈춰 있는 상태에서 켜거나 끈다.
더위가 지나면 에어컨에 무관심해지는 운전자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사용하지 않을 때의 관리가 에어컨 수명을 좌우한다.
에어컨을 쓰지 않는 계절에도 가끔씩 작동시켜 냉매가스를 순환시키면 냉매 누설과 관련부품의 녹을 방지할 수 있다. 겨울철에도 월 1~2회 정도 5~10분간 작동시키는 게 수명을 연장시키는 길이다. 오토 에어컨의 경우 대기온도 섭씨 2도 이하에선 작동하지 않으므로 히터를 틀어 실내온도를 높인 뒤 에어컨을 켠다. 겨울이 지나고 다시 에어컨을 쓸 때는 냉매 량과 벨트의 이완상태 등을 점검한다. 차가 멈춘 상태에선 엔진이 오버 히트할 우려가 있으므로 장시간 에어컨 작동을 삼가는 게 좋다.
▲ 에어컨 냄새 제거
약 1년 만에 에어컨을 켜면 통풍구에서 악취가 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내부 바람통로에 곰팡이가 생겨서다. 우선 공기흡입 스위치를 외기유입 상태로 맞추고 에어컨을 최대로 튼다. 다음 앞 유리 와이퍼 밑의 망처럼 생긴 구멍에 곰팡이 제거제를 약 1분간 분사한다. 또 에어컨 내 증발기에서 물이 정상적으로 흘러나오는 지도 체크한다. 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곰팡이가 생겨 에어컨에서 냄새가 날 수 있다. 에어컨을 사용한 후 주차하면 차 밑에 물이 떨어진 흔적이 있다. 이는 에어컨의 증발기에 맺혀 있던 물방울이 배출구를 통해 흘러나온 것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 유리습기 제거
에어컨은 냉방뿐 아니라 유리에 끼는 습기나 서리를 제거해 시야를 확보해주는 기능도 한다. 여름철 비가 올 때 앞 유리 내부에 습기가 끼면 로터리 방식의 경우 풍향선택 스위치를 앞 유리 쪽으로 맞추고 외기유입 버튼을 누른다. 그 다음 온도 및 풍량 조절 스위치를 청색과 적색이 겹치는 곳에 놓고 에어컨을 강하게 작동시키면 금세 습기가 사라진다. 오토 에어컨은 온도를 섭씨 17도 정도로 맞추면 습기가 빨리 없어진다.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연합(자동차시민연합)과 함께 ‘자동차 에어컨 관리 10계명’을 알아보자. 자동차시민연합은 지난 12일부터 6월11일까지 전국 200개 지정 정비업소에서 에어컨 무료 점검행사도 열고 있다. 정비업소는 홈페이지(www.carten.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에어컨 사용료 1시간에 1,000원
소형 승용차를 대상으로 에어컨 작동 시 연료소비 효율을 측정해 본 결과 4단으로 작동시키면 껐을 때보다 연료가 18.7% 더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컨 작동에 따른 연비는 껐을 때 13.50㎞/ℓ, 1단 12.08㎞/ℓ, 2단 12.07㎞/ℓ, 3단 11.44㎞/ℓ, 4단 10.98㎞/ℓ이었다.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1ℓ 휘발유 가격을 1,600원으로 기준할 때 에어컨 1시간 사용료는 1,000원 정도”라고 말했다.
◇ 도착 3분 전에 끄라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 시동을 걸 경우 에어컨 압축기를 함께 작동시키는 과정에서 부하가 생겨 모터와 배터리 고장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에어컨을 끌 때는 목적지 도착 2~3분 전에 미리 끄는 게 좋다. 에어컨을 사용하면 에어컨 증발기에 외부와의 기온 차 때문에 물방울이 생긴다. 에어컨을 미리 꺼 도착 전에 물방울을 증발시키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물방울이 먼지와 엉겨 곰팡이 냄새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아울러 에어컨을 꺼도 한동안 시원한 상태가 유지돼 조금이라도 연료를 아끼는 효과도 있다.
◇ 에어컨 작동은 반대로
에어컨을 켤 때는 1, 2단이 아닌 3, 4단부터 시작하는 것이 냉각효율 면에서 좋다. 냉각시간을 줄여 일단 더위를 가시게 하면 1, 2단으로 낮춰도 시원함이 유지된다. 차 속도가 적절히 유지될 때는 1시간 주행마다 10분 이상 창문을 열어서 바깥의 시원한 바람으로 환기를 시키면 공해저감, 연료절감, 엔진과열방지 효과가 있다.
◇ 내기순환 모드로 사용하라
요즘 출고되는 대부분의 차량은 실내습도를 낮추고 유리에 성에가 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에어컨 최초 작동 시 외기유입 모드로 작동되도록 설계돼 있다. 그러나 시내 주행 시에는 상당한 매연이 들어오기 때문에 내기순환 모드로 작동하는 게 좋다. 내기순환 모드는 외기유입모드보다 실내 온도를 낮추는 데에도 더 효과적이다.
◇ 에어컨 냉매는 적당해야 시원하다
에어컨 냉매의 양이 부족하면 냉각 효과가 떨어지지만 너무 많아도 응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엔진과 압축기에 부담만 주고 냉각 효과가 반감된다. 또한 에어컨 작동 시 ‘끼~익’ 하는 기계음이 발생하기도 한다. 제원표에 나와 있는 적당한 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 간단한 에어컨 자가 진단법
에어컨을 2~3단으로 작동시킨 뒤 주먹을 쥐고 손톱 부분을 송풍구에 대고 약 30초 정도 지난 뒤 기분이 나쁠 정도로 시리다면 에어컨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 에어컨 응축기 청소도 필수
엔진오일을 교환하거나 세차할 때 에어컨 컨덴서(응축기)에 붙어있는 이물질을 없애면 10% 정도 냉각효율이 좋아진다. 응축기에 이물질이 붙어있으면 공기가 잘 안 통해 냉각 기능이 떨어진다.
◇ 에어컨 필터 점검하라
올해와 같이 황사가 심할 때에는 차내 필터가 오염된 경우가 많다. 이 상태에서 에어컨을 작동시키면 곰팡이 냄새가 나고 효율도 떨어진다. 에어컨 작동 시 이상한 냄새가 나면 우선 필터를 점검한다.
◇ 에어컨 냉매 불량품 주의
최근 일부 정비업소에서는 정품의 20%만 받고 에어컨 가스를 유통시키고 있다. 가격은 싸지만 고장과 화재의 위험이 있을 수 있어 가급적 정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적절한 에어컨 사용은 환경보호에도 기여
에어컨을 사용하면 오존 등 오염물질이 배출된다. 소형차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에어컨을 4단으로 작동시키면 껐을 때보다 오염물질이 1㎞당 0.322g 더 발생하고 1, 2, 3, 4단별 작동 시(1,500소형차 기준) 1단계마다 평균 0.08g(11.8%)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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