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24. 20:26ㆍ經濟
가계부에 경제정보 스크랩… 펀드는 국내주식형ㆍ해외주식형 5대5 투자
부동산 잘 몰라… 요즘 열심히 공부 중이죠, CMA 활용해서 통장 4개로 쪼개면 좋아요
"제가 돈을 더 벌려고 재테크 책까지 냈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지만 대학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꾸준히 투자해 왔어요."
TV 예능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특유의 콧소리로 인기몰이 중인 탤런트 현영 씨. 발랄하고 코믹한 이미지가 언뜻 재테크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최근 재테크 전문서적을 내면서 각종 프로그램에서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을 뽐내고 있다.
언제부터 재테크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그녀의 재테크 관록은 대학 입학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시절 입학금을 제외하고는 학비와 생활비를 직접 벌어서 학교를 다녀야 했다고 고백했다.
"정수기 판매, 수박 장사, 아동용 비디오 판매, 꽃 장사, 에어로빅 강의 등 안 해본 게 없을 정도예요."
이렇게 고생해서 돈을 벌면 허투루 쓸 수가 없는 법. 자연스럽게 재테크에 눈을 뜨게 됐다고 한다. 한창 멋 부리고 친구들과 어울릴 스무 살 여대생이 돈을 벌고 재테크까지 했다니 스스로 좀 궁상맞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을까.
"언니, 오빠도 그렇게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그게 당연한 줄 알았어요. 형제 중 4년 만에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없죠. 그래도 부모님께 참 감사드려요. 재테크에 일찍 눈을 뜰 수 있었으니까요."
사실 직접 재테크 얘기를 들어보기 전엔 '바쁜 스케줄에 재테크 지식을 쌓는 것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마음을 꿰뚫기라도 했는지 물 만난 고기처럼 주간 KOSPI 시황을 줄줄이 읊었다.
그는 "어머, 제가 전문가도 아닌데 그걸 어떻게 알아요, 호호호"라면서도 "최근 증시가 하락 조정을 하면서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나아질 것 같다"고 거침없이 전망했다.
스스로 세운 투자 원칙도 피력했다. 그녀는 "단기로 수익을 내는 투자는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고 무엇보다 장기 투자를 중요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천하기는 쉽지 않지만 '모범답안'이다. 그녀는 장기 투자 원칙을 어떻게 세우게 됐을까. "한 중소기업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50% 정도 본 적이 있어요. 한 번 손실을 경험하자 철저히 대형 우량주 중심의 장기 투자로 방향을 잡게 됐죠."
계속된 주식투자 질문에 그녀는 "아직 재테크 경험도 없고 노하우도 없는 사회 초년생이라면 섣불리 주식투자에 나서기보다는 통장 쪼개기와 재테크 다이어리 작성부터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통장 쪼개기는 뭘까. 자기가 가진 통장을 쓰임새와 목적에 맞게 분류해 쓸데없는 지출을 막고 빨리 돈을 모을 수 있는 전략이다.
그녀는 4개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생활비를 넣어두는 지출통장, 저축통장은 적금ㆍ보험 등에 들어갈 돈을 잠시 맡겨두는 데 쓰는 통장이다. 또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서 비상금 통장을 만들고 마지막으로 내 집 마련, 시집가기 등 목돈마련용 목적통장으로 나눠 보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잠시 넣어 두는 통장이라도 높은 이자를 주는 CMA통장으로 만드는 것도 꼭 챙겨할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재테크 다이어리에 대해선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이 가계부 업그레이드 버전이에요. 신문을 보면서 펀드 수익률이나 환율 유가 등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관련 자료들을 스크랩해 놓는 거죠."
그는 특히 경제신문 읽기를 강조했다. "재테크 다이어리를 쓸 때 경제신문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경제신문을 통해 얻은 자료들이 오랜 기간 쌓이게 되면 경제 전반적인 흐름을 알 수 있게 되는데 장기 투자를 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소중한 가이드 노릇을 하죠."
현영 씨가 실제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녀는 부동산보다 주식형 펀드와 예ㆍ적금이 절대적으로 많은 상태였다. 국내 주식형과 해외 주식형 펀드는 5대5 비중으로 갖고 있다고 했다. 부동산 비중이 너무 낮지 않은가라는 생각에 혹시 '설정'은 아닌지 물어봤다.
"부동산 좋죠. 하지만 아직 제가 잘 모르는데 섣불리 투자하기 어렵잖아요. 일단 지금은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녀는 철저히 자신이 아는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귀띔한다.
똑순이란 느낌이 드는 답변을 듣고 있자니 남자친구인 가수 김종민 씨에게 재테크를 가르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궁금해졌다. "혼자 공부하면 재미없잖아요. 남자친구와 함께하고 있어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조금 더 캐묻자 "같은 책을 보면서 의견도 나누고 아직까지는 제가 많이 알려주는 위치예요"라고 털어놓는다.
대한민국 커플들에게 전해줄 만한 현영ㆍ김종민 커플만의 재테크 노하우는 뭘까.
"커플통장을 만들어서 그 통장에 서로 똑같이 돈을 넣은 다음 한 달 데이트 비용으로 써보세요. 그리고 커플 가계부도 써보시고요. 몰랐던 부분을 다시 생각해 보고, 서로 장단점을 배우고 또 고쳐서 더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거예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만큼이나 눈부신 고가 명품으로 치장한 연예인들 모습을 당연하게 여겨 왔던 독자들로선 현영 씨의 검소한 생활 자세가 믿기지 않을 것 같다.
"아직 젊은 분들이 흥청망청 쓰는 걸 보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젊을 때는 젊음 그 자체가 가장 예쁜 옷이거든요. 연예계에서도 박슬기, 붐, 김생민 씨 같이 재테크 잘하는 분들이 많아요."
월급이 뻔 한 직장인들에게 조언을 한마디 부탁하자 "꼭 술 마셔야 하나요. 두 번 마실 거 한 번으로 줄여가면서 투자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봐요. 거창한 자금이 있어야만 재테크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자기 형편에 맞게 하는 거죠." 현영 씨에게 재테크 한 수를 배웠다. http://news.mk.co.kr/newsRead.php?sc=40000008&cm=_오늘의%20화제&year=2008&no=388968&selFlag=&relatedcode=&wonNo=&sID 이재화 기자 2008.06.20 04:05:14 입력, 최종수정 2008.06.20 09:0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