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記(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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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중매(雪中梅)
2024년 2월 22일 목요일 비 흐리고 야한 빗방울 통도사 홍매화는 벌써 피었다고 하는데, 다른 매화보다 일찍 핀다는 우리집 설중매는 감감 무소식이다. 그런 설중매가 2월 18일 우수 전날 피었다. 이날부터 오늘 아침까지 봄을 재촉하는 비가 대지를 촉촉이 적시고 오늘까지 비가 왔다시니 갔다시니 한다. 밀양의 비는 우수 전 날부터 우수까지 봄비답지 않게 제법 많이 내렸고, 서울을 비롯한 강원도, 전라도 지역은 때아닌 폭설이 내려 대설경보가 발령되었다고 한다. 오늘 아내와 함께 밀양장에 갔다 와서 농염하게 핀 설중매를 담아 보았다. 그런데 날씨가 흐리다보니 화사한 설중매가 좀 어둡게 보인다. 매화는 피는 시기와 색깔에 따라 나눈다. ○피는 시기에 따라 설중매(雪中梅): 눈이 내릴 때 핀다. 한매(寒梅): ..
2024.02.22 -
설날 랩소디
아직 기저귀도 벗지 못한 28개월 차 손자가 제 할미를 웃게 만든다. あじのもと(味の素), MSG를 전혀 가미하지 않은 이번 설에 있었던 에피소드이다. 첫째 에피소드 집에서 키우는 청계가 이제 제법 성장해서 고맙게도 계란을 조금씩 더 낳으면서 인사를 차려야 할 때(아들, 딸, 사돈댁, 자주 가는 병원, 지인 등)는 아주 요긴하게 쓰인다. 아내가 딸에게 여러 가지 반찬을 챙겨주는 것을 보고 손자가 딱 정색을 하면서 “우리 계란도 있어요?” “계란? 묵고 싶어?” “우리 집에 가져갈라고요.” “와? 전에 고모집에서 준지 얼마 안됐는데 벌써 다 묵었나?” “응, 내가 다 먹었어.” “너거 줄 꺼는 냉장고 안에 있다.” “어디? 함 보자.” 그래 설에 쓰고 몇 개 남지 않은 계란을 내어서 보여주니 계란을 이것저..
2024.02.11 -
대학에 대한 생각
2024년 1월 25일 목요일 맑고 아주 추움 한때 코로나로 인한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지원 예산을 추경에 담을지 여부를 검토한단적이 있었다. 추경은 세금이다. 대학 문 앞에도 못 가본 사람도 내는 국민의 세금을 왜 대학 돕는데 쓰려고 하나? 대학은 만인의 갑이며, 외상등록도 아닌 무조건 현금등록 받으면서 적립금도 많다고 알려진 아주 넉넉한 곳이다. 대학, 너는 누구냐? 교수가 되는 것은 꽉찬 만원버스나 지하철에서 자리 잡는 것과 꼭 같더이다. ㅅㅣㄹㄹㅕㄱ? 교수가 되는 것은 꽉 찬 만원버스나 지하철에서 자리잡는 것과 꼭 같더이다. 자리가 없어서 종점까지 서서 가다가 자리가 있어도 그냥 내리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다행하게도 중간에 자리 잡기도 하고, 승차하자 말자 바로 자리를 잡기도 하는 것과 같다...
2024.01.25 -
목련
2019년 3월 21일(목) 목련(숭고한 정신, 우애) 작년 봄에 심은 목련이 올해 세 송이가 피었다. 언젠가는 박목월 시인의 〈4월의 노래〉를 읊조릴 정도의 나무가 되겠지. 〈4월의 노래, 박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 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다시 목련 김광균(1914~1993)〉 사월이 오면 목련은 왜 옛 마당을 찾아와 피는 것일까 어머니 가신 지 스물네 해 무던히 오랜 세월이 흘러갔지만 나뭇가지에 물이 오르고 잔디잎이 눈을 뜰 때면 어머님은 내 옆에 돌아와 서셔서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 보신다. 하루아침엔 날이 흐리고 하늘에서 서러운 비가 내리더니 목련은 한..
2024.01.25 -
메주틀의 추억
2017년 12월 14일이다. 아내가 집에서 메주콩 여섯 말을 삶아서 메주를 만드는데 고생을 하고 있기에 메주를 만들기 위한 메주틀을 만들어서 사용하면 좋겠다 싶어서 예고에서 목공예를 담당하는 사위에게 12월 11일 설계도 사진을 첨부하여 다음과 같이 카톡을 통해서 부탁하였다. 메주틀 제작 내부 가로 25cm, 내부 세로 20cm, 내부 높이 15cm 두껑 가로 24.7cm, 세로 19.7cm 바닥 가로 35cm 이상, 세로 30cm 이상 1. 삶은 콩을 으깨어 위와 같은 상자에 넣어서 메주를 만드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으깬 삶은 콩을 손잡이를 만들어 붙인 뚜껑을 덮고 위에서 눌러 압축한다. 2. 압축되어 만들어진 메주를 쉽게 꺼내기 위해 메주틀 외부의 양쪽에 만들어 붙인 손잡이를 잡고 들면 성형된 메주..
2024.01.24 -
현 야당에 대한 단상
2023년 1월 25일 목요일 맑고 아주 추움 국민들은 공정과 평등을 제일의 목표를 삼는다는 민주당 정부에 대하여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어 당시 범여권에 개헌선에 근접하는 의석을 주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교만과 오만방자의 기회로 삼았다. 먼저 2020년 21대 국회의원선거(4·15 총선)에서 전국구후보의 문제가 노정되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기득권 보호라는 의구심을 들게 하였다. 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그들의 전세가 불리하니까 의원총회에서 대통령 임기 4년에 중임제 등을 들고 나와 국민을 현혹하다가 대통령 선거에서 패하고 나니 그일은 어디로 갔는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다음으로 가장 공정하다는 사법시험을 폐지하는데 큰 공을 세운 인물은 자신의 자식은 법학전문대학원에 보내어 변호사를 ..
2024.01.13 -
농무
2024년 1월 11일 목요일 오전 안개 그리고 오후에는 맑음 이른 새벽부터 서리가 내려 마당도, 소나무 위에도 온통 서리가 하양게 내렸다. 안개는 단장천으로부터 올라왔는지 율전마을이 온통 안개에 덥혀 있다. 우리 동네 아랫마을은 물론이고, 위쪽의 가까운 집마저 온통 뿌옇다. 하늘의 태양도 안개에 쌓여 있다. 보통은 해가 뜨면 안개는 서서히 개기 시작하지만 오늘은 정오가 가까워져서야 비로소 안개가 말끔히 걷히고, 태양이 밝게 빛난다.
2024.01.11 -
장롱정리
2023년 12월 28일 목요일 맑음, 북극한파가 사라지고 낮애는 기온이 많이 오른다. 오늘 마음을 내어 옷방과 장롱 속에 들어 있는 정리하였다. 옷을 장롱 속에 그냥 둔들 훗날 아이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을 터이니, 어차피 정리해야할 옷들이다. 개량 한복 두어 벌, 방한복 두 벌 정도를 제외하고 이제 나에게는 별 소용이 없는 옷들이다. 세상만사가 이렇지 않을까 싶다. 모두 구매할 때는 정성들여 고른 옷들이다. 과거 현직에 있을 때 입고 다닌 옷들도 있고, 퇴직 후에 구매한 옷들도 있다. 춘추로 입는 옷들도 있지만 겨울 방한복이 주를 이루고 양복도 몇 벌 된다. 필요한 곳에 택배로 보내려고 해도 택배로는 감당이 불감당이다.
2023.12.28 -
꼭 한 번이라도 봤으면
눈이 잘 오지 않는 부산, 1975년 1월은 눈이 잦았고, 22일 수요일은 폭설이 쏟아져 온 천지를 하얗게 덮었었다. 가까운 연산동과 망미동을 경계하는 배산은 물론이고, 앞으로는 금련산, 뒤로는 멀리 백양산, 금정산도 온통 눈이었다. 1974년 12월인가, 다음해 1월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방학 중 어느 날 시내 남포동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다가 저녁 무렵 연산동 집으로 귀가하니 얼굴도 현대적이고, 옷도 세련되게 차려입고, 멋진 부츠를 신고, 키도 나만하며 그것도 경상도 억양이 전혀 섞이지 않은 아주 깔끔하고 세련된 서울말을 능숙하게 구사하는 한 아가씨가 친구와 함께 와서 내놓은 전셋방을 보고, 어머니와 전세 계약을 마치고 막 돌아가려던 참에 나와 딱 맞닥뜨렸다. 나는 대번 첫눈에 이 아가씨에게 ..
2023.12.12 -
내가 그를 갋아서 무슨 실익이 있을까?
2023년 12월 11일 월요일 하루 종일 겨울비 장수시대 노후를 여유롭게 맞이하려면 교만과 질투 같은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권위의식이나 체면치레에 치중하다 보면 타인 간의 부조화로 엉뚱한 장면에서 화를 자초하는 모습도 보인다. 누구라도 자유롭기 쉽지 않은 미련과 시기심은 남을 피곤하게도 하지만 결국 스스로 멍들게 하는 불행의 씨앗이 되고 만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은 상호의존 관계가 매우 깊기에 독서, 운동, 베풂으로 정신건강을 풍요롭게 하려는 마음가짐은 신체 건강의 밑거름이다. https://v.daum.net/v/20240101080037281
2023.12.11 -
바른 인성
2023년 12월 11일 월요일 겨울비 화는 탐욕이나 오만, 집착에서 오는 것이며, 정신력이 강한 사람은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쉽게 겉으로 드러내거나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참는 자가 이기는 것이고, 정신력이 강한 사람은 자기 자신과 싸워서 이기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바른 인성’이다.
2023.12.11 -
아들과 손자
지난 추석 이후 두 달여 만에 온 아들과 손자 아들을 키울 때는 지금 보는 손자처럼 그렇게 귀여운지 미처 몰랐다. 잘 키워서 자식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지나치게 간섭하고, 윽박지르고, 다그친 지난날이 너무도 후회된다. 지금 아들과 딸과 이렇게 태평양만큼이나 거리감을 느끼면서 반감이 들게 한 것이 모두 나의 자업자득인 것만 같다. 박봉의 교직생활을 하면서 덜 먹고, 덜 쓰고, 덜 입으면서 그래도 자식들에게만은 남부럽지 않게 나대로는 부모보다 더 최선의 정성을 다해 물질적으로 편하게 뒷받침하면서 강하게 키우면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때는 그것이 나의 진심이었다. 나는 항상 지난날 자녀들이 성장할 때를 생각하면 참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든다. 지금 내가 그것을 고스란히 되돌려 받고 있다..
2023.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