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記(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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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또 보고 싶은 사람
2023년 7월 22일 토요일 지난주에 내 생일로 아이들이 모두 모여서 놀다 갔는데, 오늘 아침 일찍 아들로부터 전화가 왔다. 손자가 오늘 여기 시골로 오고 싶다고 해서 전화했단다. 아침부터 시골로 가자고 조른단다. “오늘 집에서 아빠하고 재미있게 놀자.”고 해도 안 되고, 망미동 토곡 외가에 가자고 해도 싫단다. 우리는 백번 환영이다. 어쩔 수 없어서 아들이 시골 제 엄마하고 영상통화를 하는데, 옆에서 손자가 “시골 할머니” 하면서 “아빠 차타고 가자.”고 또 조른단다. 우리는 백번 환영이다. 어쩌나? 오늘이 밀양장이라 장도 못 봤는데. 오기를 기다려 다시 아들 차를 타고, 밀양장으로 같이 향했다. 다시 집으로 와서 상을 차렸는데, 먹성이 참 대단하다. 밥을 먹으면서 물을 먹고 물병을 상위에 세게 놓기..
2023.07.22 -
모처럼
2023년 7월 15일 토요일, 흐리고 맑았다가 저녁에 비로 모처럼 낮에 장맛비가 내리지 않은 생일이다. 6월 하순부터 시작한 장마가 약 한 달간 끊임없이 이어지는 중 7월에는 폭우로 돌변하여 장대비가 내린다. 전국적으로 수해로 물난리가 나서 하루 종일 뉴스가 이어진다. 오늘 7월 15일은 자녀들이 오기로 했지만 하루 종일 비가 예보되어 천상 실내에서 생활하기로 했다. 그러나 새벽녘에 비가 잠시 왔을 뿐, 낮에는 흐렸다 개었다 하여 밖에서 놀기에는 딱 안성맞춤이다. 아이들이 놀다가 다 집으로 가고 나니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하늘이 잠시 참아준 것 같았다. 내가 용띠라서 그런지 몰라도 학창시절이나 교직에 있을 때도 소풍이다, 무슨 행사다 하면 꼭 비가 내렸다. 현직 시절에 내가 교무부장으로서 진행..
2023.07.16 -
오늘, 참 힘들었지만 보람 있는 날
2023년 7월 12일 수요일 장마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어제 오전에는 화산(華山) 선생님 찾아뵙고, 잔디 깎을 연료를 사왔으나 오후에 장대같이 세찬 장맛비가 때문에 오늘로 미루었다. 비 그치고 오후에 읍내 김내과에 가서 감기몸살 주사 한 대 맞고 왔다. 이 장마철에도 구서원 쪽 리더스골프장에는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오늘은 밀양장이다. 묘승혜는 오전에 읍내 장에 다녀왔다. 예보와 달리 새벽에만 잠깐 비가 왔지만 오전에는 잠시 흐렸다가 오후에는 해도 잠깐씩 얼굴을 드러낸다. 호기다 싶어 장에서 사온 고추 탄저병 약치고, 이어서 장맛비를 맞고 많이 자란 잔디도 깎았다. 땅이 젖어 흙먼지는 나지 않지만 잔디깎이 바퀴가 잘 굴러가지 않기도 한다. 엊그제께 산 풀장을 조립하였다. 풀장 조립은 너무나 복잡하고, 난..
2023.07.12 -
당호(堂號)
화산(華山) 선생님께서 당호(堂號)를 새로 지어주셨다.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다. 나에게 각별하게 마음을 써주신다.
2023.07.10 -
백련
백련은 보현보살의 화신이라고 하는데 며칠 전부터 봉오리를 맺고 있더니 오늘 활짝 피었다. 정송강(鄭松江)의 ‘관동별곡’에서 여정의 끝인 울진 망양정에서 달을 백련에 비유하고 있는 것이 다채롭다. 천근을 못내 보와 망양정에 올랐더니, 바다 밖은 하늘이니 하늘 밖은 무엇인가. 가뜩 노한 고래 누구라서 놀랬건대, 불거니 뿜거니 어지러이 구는가. 은산을 꺾어 내어 육합에 내리는 듯, 오월 장천에 백설은 무슨 일인가. 져근덧 밤이 들어 풍랑이 멈추거늘, 부상 지척의 명월을 기다리니, 서광 천장이 뵈는 듯 숨는구나.
2023.07.04 -
며느리밑씻개 풀
2023년 7월 3일 월요일 담장 옆에 며느리밑씻개 풀이 꽃을 피우려 하고 있다. 마디풀과에 속하며 며누리밑씻개, 가시덩굴여뀌라고도 하고, 북한에서는 ‘사광이아재비’라고도 부른다. 어느 날 한창 밭을 매던 시어머니가 밭고랑에 앉아 뒤를 보게 되었던 모양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밭일을 하다 갑자기 뒤가 마려우면 말끔히 해결하기도 드문 경우가 많다. 밭고랑에 소복이 난 풀을 한줌 뜯거나 넓적한 잎을 포개 닦기도 하는데 아마 이 시어머니도 밭고랑 풀을 한줌 뜯어 해결을 하려고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뒤를 닦으려고 하니 뭔가 따끔한 것이 맨살을 긁어대었다. 놀란 시어머니는 “이왕이면 며느리 똥 눌 때나 걸려들 일이지 왜 하필이면 이 때야” 했단다. 같은 처지의 고부간에 갈등이 생길 이유가 뭘까? 아마도 올챙이 ..
2023.07.03 -
오늘은
2023년 7월 1일 토요일 벌써 상반기가 구름처럼 흔적도 없이, 물처럼 아스라이 속절없이 저 멀리 사라져버리고 하반기를 시작하는 첫날이다. 바깥 하늘은 장마철에 모처럼 해가 나있고, 하늘에는 한가로운 구름이 걸리어 있는 오후이다. 현직에 있을 때 학생들에게 가르친 두보(杜甫), 두자미(杜子美)의 강촌(江村)이 생각나는 분위기이다. 강촌(江村)은 두공부가 49세 때 사천성(四川省) 성도(成都) 서쪽 완화계(浣花溪) 백화담(百花潭) 북쪽에 초당(草堂)을 짓고 가족들과 함께 모여 살고 있을 때 지은 칠언율시(七言律詩)이다. 시선 이태백(李太白)과 동시대를 살았던 두자미의 삶은 '안록산(安祿山)의 난' 이후 이때가 가장 안정되고, 여유로웠던 시절이다. 강촌(江村, 760) 청강일곡포촌류(淸江一曲抱村流, 맑은 ..
2023.07.01 -
꽃이 아름답지만
2023년 6월 24일 토요일 오늘 아들과 손자가 집에 다니러 왔다. 할미는 손자 먹일 것이라고 준비를 좀 한 모양이다. 언제 컸는지 훌쩍 자라서 이젠 혼자서도 밥을 곧장 잘 떠먹고 있다. 이렇게 키우기까지 어미가 무척 고생한 것 같아 고맙고도 대견하다. 수박도 잘 먹고, 아귀 국도 잘 먹고, 고등어 구이도 잘먹고, 고구마 전 부침개를 특히 잘 먹고 무엇보다가리는 것 없이 먹성도 좋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갈 때는 피곤한지 눈에 잠이 가득하다. 꽃도 손자를 반기는 듯 6월의 태양을 받고 영롱하게 빛이 난다.
2023.06.24 -
하지
2023년 6월 21일 수요일 비 오늘은 하지인데 어제 저녁부터 날씨가 흐리더니 오늘 이슬비가 조금 내린다. 침대로 쓸 평상을 칠 잘해서 들여서 깨끗이 닦아서 사용할 참이다. 비가 와서 텃 밧밭에 풀 뽑고, 고추 곁가지 정리하고 고추 클립으로 단단히 고정시키고 벌레약 쳤다. 얼마나 지켜질지는 모르겠지만 금년에는 때 맞추어 영양제와 해충 방제약을 살포할 예정이다.
2023.06.21 -
햇볕이 뜨거운 날
2023년 6월 20일 화요일 햇볕은 찌는 듯이 뜨겁고, 오후에는 비가 예보되어 있는 날이다. 마누라는 아들의 과학고 동기들의 학부모 모임에 참가하느라고 구형 코란도를 몰고 부산 거제리의 '외식일번가'에 갔다. 그 학부모 모임은 참 오래 되었다. 과학고의 내신문제로 집단 자퇴를 한 것이 1997년이고, 그때 결성된 것이니 26년이 지났다. 그때 자퇴 후 동래구청 인근의 관악학원에 잠시 다니다가, 신학기가 다가옴에 내가 주선하여 동래대신학원 이형봉 원장의 도움으로 수업료, 교재대, 기숙사비 등을 면제 받는 특별대우를 받으면서 공부하여 24명 중 22명이 서울대, 1명이 연세대, 1명이 경찰대에 진학하였다. 이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의 각 분야에서 중책을 다하고 있다. 그때 내 나이는 40대 후반이었고,..
2023.06.20 -
오늘의 꽃
2023년 6월 14일 수요일
2023.06.14 -
50년 전
50년 전 프레시맨 시절에 호기심과 충만한 의욕으로 하계노력봉사에 참가하였다. 장소는 밀양 남명리의 얼음골이다. 아마도 천연기념물 제224호로 지정되고(1970년) 시간이 오래되지 않아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았고, 진입로라든가 주변이 잘 정비되지 않아 통로를 정비하고, 주변을 정리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때만 해도 거기로 가기 위해서는 개울을 건너서 산모롱이를 돌아서 한참을 가야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의 숙소는 거기 딱 한 개밖에 없는 가게 비슷하면서도 아닌 듯한 곳에서 한 1주일 동안 함께 기거했다. 낮에는 돌작업, 통로 정비, 밤에는 토론 등으로 휴식간에는 얼음장보다 더 차가운 물에 발 담그고 보냈던 것 같다. 그리고 천연기념물 표시 돌비석이 흙속에 파묻혀 있는 것을 내가 발견하여 함께 세워 놓..
2023.06.14